봉준호 '미키17', 美 1위에 글로벌 수입 1310억인데 손실 우려 계속 나오는 이유

[N이슈] 해외 매체 "3600억 원 벌어야 손익분기점 맞춰"

봉준호 감독과 로버트 패틴슨ⓒ AFP=뉴스1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개봉 2주차를 맞이한 봉준호 감독의 8번째 장편 영화 '미키 17'의 흥행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17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지난 7일 개봉한 '미키 17'은 10일간 박스오피스 1위를 이어왔다. 지난 16일까지 북미에서 벌어들인 누적 흥행 수입은 3328만 7032달러(약 482억 2958만 원)이다. 북미를 포함한 월드와이드 흥행 수익은 9048만 7032달러(약 1310억 7046만 원)다.

순위로만 본다면 2주차 주말에도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다. 이는 한국인 감독이 연출한 영화가 낸 최고의 성적이기도 하다. 봉준호 감독의 전작 '기생충'은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등 4개 부문에서 수상했고 박스오피스에서도 의미있는 성적을 냈지만 박스오피스 1위를 하지는 못했다. 앞서 '미키 17'은 지난 14일 3위로 순위가 한 차례 하락한 바 있으나, 15일과 16일에 다시 정상을 되찾았다.

그럼에도 미국 현지에서 '미키 17'의 개봉 초반 흥행 성적은 예상보다 못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16일 미국 연예 전문 매체 버라이어티는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 같은 시퀄이나 '패딩턴: 페루에 가다!'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블랙독'이나 '미키 17' 같은 오리지널 영화들은 고전 중이다, 박스오피스는 언제 반등하나'라는 제목으로 2025년 초 개봉한 영화들의 저조한 성적에 대해 보도했다.

버라이어티는 "할리우드 개봉작 중에서는 '미키 17'이 이번 주말 해외 70개국에서 156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면서도 "워너 브러더스가 제작한 이 영화는 제작비가 1억 1800만 달러(약 1709억 7020만 원)에 달하기 때문에 극장 수입만으로 수익을 내기에는 지나치게 비싼 작품이 돼버렸다"고 짚었다.

미국의 뉴스 플랫폼 퍽(Puck)에 따르면 '미키 17'의 흥행 실패로 인해 워너브러더스가 입을 손실액을 약 1억 달러(약 1447억 9000만원) 정도로 추산된다. 미국 영화 전문 매체 콜라이더는 일반적으로 '미키 17'과 같은 규모의 영화는 마케팅 비용 등 추가 비용을 감안할 때 제작비의 두 배를 벌어야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는 '미키 17'이 2억 5000만 달러(약 3616억원)를 벌어들여야 한다는 의미고 현재로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미키 17'은 오는 25일부터 미국에서는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스트리밍 되는데, 이를 두고도 현지에서는 '좋지 않은 징조'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콜라이더는 '미키 17'의 다소 이른 디지털 공개 시점이 보여주는 부정적인 의미를 설명하며 "이 영화의 북미 수익은 4000만 달러(약 578억 7200만 원) 이하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며, 이는 봉준호 감독의 전작 '기생충'보다 1000만 달러(약 144억 6800만 원) 이상 적은 수치"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eujene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