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유리·진서연·경수진, 작은 영화서 빛나는 여배우들 [N이슈]

'침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백수아파트' 스틸 컷
'침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백수아파트' 스틸 컷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영화 '미키 17'(감독 봉준호) 외에는 대작을 찾아볼 수 없는 극장가에서 여배우들의 활약이 도드라진다. 특히 영화 '침범'(감독 김여정 이정찬)과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감독 김혜영), '백수 아파트'(감독 이루다) 등 작은 영화들에서 특별한 존재감과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배우들의 활약을 주목할만 하다.

오는 12일 개봉하는 영화 '침범'은 곽선영과 권유리, 이설까지 세 여배우가 펼치는 연기의 향연이 특별한 작품이다. '침범'은 기이한 행동을 하는 딸 소현으로 인해 일상이 붕괴되고 있는 영은(곽선영 분)과 그로부터 20년 뒤 과거의 기억을 잃은 민(권유리 분)이 해영(이설 분)과 마주하며 벌어지는 균열을 그린 심리 파괴 스릴러다. 두 개의 막으로 나뉘어진 이 영화는 소녀시대 출신 권유리가 기존의 이미지를 깨는 변신으로 눈길을 끈다.

권유리는 극 중 어린 시절의 기억을 잃고 특수 청소 업체에서 일하는 민을 연기했다. 민은 거친 인생을 살아온 것으로 짐작되는 인물. 권유리는 얼굴에 주근깨를 찍는 것 외에는 메이크업도 하지 않고, 7㎏을 찌운 상태로 캐릭터를 소화했다. 또한 그는 이번 캐릭터를 통해 영화 속에서 임신한 상태로 담배를 피우고 극중 해영 역을 맡은 이설과 함께 영화 후반부 몸싸움을 하는 등 이전에 선보여온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파격을 보여줬다.

권유리 외에도 '침범'에서는 매력이 다양한 여배우의 앙상블이 돋보인다. 사이코패스 성향을 보이는 딸에 대해 공포와 사랑이라는 모순적인 감정을 느끼는 엄마 영은을 연기한 곽선영과 그의 딸 소현을 연기한 기소유, 해맑은 성품 안에 독기를 숨긴 혜영을 연기한 이설과 권유리의 연기는 관객의 몰입을 이끈다.

연기파 배우 진서연과 아역 배우 출신 이레의 코믹한 케미스트리가 돋보이는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도 대작 상업 영화에서는 보기 어려운 두 명의 여자 주인공을 중심에 세운 작품이다.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는 무대 위에서 가장 행복한 무한 긍정 소녀 인영(이레 분)과 어쩌다 한집살이하게 된 외로운 완벽주의자 예술단 마녀감독 설아(진서연 분),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지난달 26일 개봉했다.

진서연은 예술단의 차가운 마녀 감독 설아로, 이레는 그의 예술단에서 춤을 추는 밝고 긍정적인 고등학생 소녀 인영으로 분했다. '멜로가 체질'을 공동 연출한 김혜영 감독의 장편 영화 데뷔작인 이 영화는 밝고 활기찬 인영의 캐릭터와 차가운 설아가 '혐관'으로 시작해 '대안 가족'이 돼가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려낸다. 두 배우는 기존에 자신들이 가진 이미지를 극대화해 코믹한 성장 드라마를 흥미롭게 이끌어 나간다. 이제는 아역 배우라고 말하기 어려운 이레의 성장과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무게 중심을 잡은 진서연의 노련함이 돋보이는 영화다.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와 같은 날 개봉한 영화 '백수아파트' 역시 여배우의 활약이 도드라진 영화다. '백수아파트'는 동네를 휘젓고 다니며 정의를 구현하고자 하는 백수 거울이 새벽 4시마다 아파트에 울려 퍼지는 층간 소음의 정체를 찾기 위해 이웃들을 조사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미스터리 코믹 추적극이다.

이 영화에서는 경수진이 층간 소음의 발원지를 찾기 위해 나서는 '오지라퍼' 백수 주인공 거울을 연기한다. 거울은 경석(고규필 분)과 지원(김주령 분), 샛별(최유정 분)과 얽히며 아파트의 층간 소음 미스터리를 파헤치는데, 경수진은 자칫 비호감처럼 비칠 수 있는 오지랖 캐릭터를 과하지 않는 수준에서 유쾌하고 매력적으로 표현해 호평을 이끌어냈다.

eujene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