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정우→감독 하정우, 흥행 부진 만회 찬스 [N이슈]

감독 겸 배우 하정우가 4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점에서 열린 영화 ‘로비’(감독 하정우)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로비'는 연구밖에 모르던 스타트업 대표 창욱(하정우 분)이 4조 원의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인생 첫 로비 골프를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2025.3.4/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감독 겸 배우 하정우가 4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점에서 열린 영화 ‘로비’(감독 하정우)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로비'는 연구밖에 모르던 스타트업 대표 창욱(하정우 분)이 4조 원의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인생 첫 로비 골프를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2025.3.4/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배우 하정우가 오랜만에 감독으로 돌아왔다. 하정우의 세 번째 장편 영화 연출작 '로비'는 '롤러코스터'(2013)의 뒤를 잇는 '말맛'이 살아있는 코미디 영화를 표방하는 작품이다. 감독으로서의 공백의 시간, "블랙 코미디가 내게 맞더라"며 자신의 연출 스타일에 대해 정립했다는 하정우는 연출 신작을 통해 또 한 번 '흥행'에 도전한다.

'로비'는 연구밖에 모르던 스타트업 대표 창욱(하정우)이 4조 원의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인생 첫 로비 골프를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롤러코스터'(2013)와 '허삼관'(2015)에 이은 배우 하정우의 세 번째 연출작으로 하정우를 비롯해 김의성, 강해림, 이동휘, 박병은, 강말금, 최시원, 차주영, 박해수, 곽선영 등 대세 배우들이 출연했다.

골프장을 배경으로 한 소동극이라는 점에서 '로비'는 실제로 '롤러코스터'와 비슷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하정우의 '롤러코스터'는 개봉 당시 27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대중적으로 흥행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이 영화는 제작비가 5억 원대인 저예산 영화였던 덕에 순제작비를 개봉 4일 만에 회수하는 데 성공하며 나쁘지 않은 성과를 냈다. 그뿐 아니라 1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마니아층 관객의 열렬한 지지 속에 자주 회자하는 독특한 코미디 영화로 남았다.

'로비' 스틸 컷

'로비'는 제작비가 70억 원대로 '롤러코스터'보다는 조금 더 규모가 큰 영화다. 캐스팅 라인업은 배우로서의 신뢰감이 높은 하정우의 인맥이 총동원된 듯 화려하다. 김의성부터 이동휘, 박병은, 강말금, 최시원, 박해수, 곽선영까지 지금 영화계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연기파 배우'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거기에 '더 글로리'와 '원경'을 통해 스타로 떠오른 차주영, 신예 배우 강해림이 합세해 더욱 풍성한 라인업을 형성했다. 라인업만으로도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갖기에는 충분하다.

경기 침체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닥친 극장의 위기까지 겹친 상황 탓에 '배우 하정우'의 최근작들은 사실상 흥행에 줄줄이 실패했다. 팬데믹 때 개봉한 공포 영화 '클로젯'(2020)부터 시작해 '터널'의 김성훈 감독과 재회한 '비공식작전'(2023)과 강제규 감독의 '1947 보스톤'(2023), '백두산'과 '1987' 조감독 출신 김성한 감독과 함께 한 '하이재킹'(2024)이 모두 100만 명 대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최근작인 '브로큰' 역시 아쉬운 평가와 함께 누적 약 19만 명을 동원했다. 그 사이에 넷프릭스에서 성공을 거둔 시리즈물 '수리남'(2022)이 있어 흥행에 대한 아쉬움을 달랬지만, 여전히 그가 출연한 극장 영화는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나온 '로비'는 분위기를 상쇄시켜 볼 수 있는 작품이다. 화려한 배우진과 감독 하정우가 연출자로서 한 차례 선보인 바 있는 블랙 코미디라는 장기를 풀어놓은 영화인 점에서는 전망이 나쁘지 않다. 다만, 현재 극장가의 상황이 마블 영화도 개봉 4주 차까지 200만 관객을 넘기기 어려운 극한의 '흥행 기근' 상태인 점에서는 안심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 20~30대 젊은 관객들에게 '극장에서 볼만한 영화'로 각인될 수만 있다면 흥행은 가능하다. 지난해의 경우만 봐도 '범죄도시4'나 '파일럿' '핸섬가이즈' 등 코미디적 요소가 있는 작품들의 타율이 낮지 않았기에 기대감을 실어볼 만하다.

eujene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