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복병된 韓 애니 '퇴마록' 매력 뭐길래 [N초점]
- 고승아 기자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 '퇴마록'이 흥행 복병으로 떠올랐다. 개봉 이후 5일 연속 동시기 개봉작 박스오피스 1위, 예매율 역주행으로 전체 2위에 올라서는 파란을 일으킨 것이다. 마블 영화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를 제치고 봉준호 감독 신작 '미키 17'에 바로 뒤이은 성적이다. 원작 팬은 물론 신규 관객까지 사로잡은 '퇴마록'의 매력은 무엇일까.
지난달 21일 개봉한 '퇴마록'(감독 김동철)은 파문당한 신부 박윤규, 무공을 위해 밀교를 찾은 현암, 사건의 중심에 있는 예언의 아이 준후가 합세에 거대한 악에 맞서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애니메이션. 소설 '퇴마록' 시리즈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영화로, 원작자인 이우혁 작가가 크리에이터로 참여했다.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퇴마록'은 2월 28일까지 누적 관객수 20만 명을 돌파했다.
원작은 1993년 발간된 소설로, 누적 판매 부수 1000만 부를 달성하며 'K-오컬트 바이블'로 자리매김한 바 있다. 이를 30여년 만에 애니메이션 영화화하는 만큼, 이우혁 작가가 크리에이터로서 영화의 기획과 캐릭터 가이드, 설정 등 영화의 전반에 참여, 세계관을 완벽하게 구현해 완성도를 높인 점이 가장 주목할 만하다. 이우혁 작가는 직접 "이 작품은 '퇴마록'이 맞다"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여기에 애니메이션 제작사 로커스는 '3D 카툰 렌더링' 기술을 활용, 디테일한 설정으로 4명의 퇴마사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교리에 어긋나는 구마 활동으로 파문당한 신부 '박윤규'는 원작과는 다르게 수염과 커다란 풍채로 카리스마를 더했다. 또한 상처 입은 파이터 '이현암'은 무술로 단련된 탄탄한 몸과 불도저 같은 모습으로 통쾌함을, 해동밀교에 숨겨진 예언의 아이 '장준후'는 어린아이이지만 반전되는 모습을 보여주며 극에 감정선을 살리고, 현승희는 트렌디한 단발머리와 짙은 화장으로 등장해 미스테리함을 안긴다. 이 캐릭터들이 소화하는 전통 무예와 현대적인 액션을 통해 화려한 액션 시퀀스까지 완성하며 이목을 사로잡는다.
비주얼 역시 주목받고 있다. 한국적 요소를 담아 동양미를 살린 배경 작화를 선보이며 시각적 차별화에 성공했다. 전통 건축물의 섬세한 묘사, 산수화를 연상케 하는 자연 풍경은 물론, 기괴한 악령의 모습까지 관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안기며 극장에서 봐야 하는 이유를 더한 것이다. 이렇게 완성된 '퇴마록'은 SCREENX와 4DX 등 특화관에서도 상영, 영화적 체험을 선사하고 있다.
이렇게 원작자가 참여하고, 기술력이 더해진 '퇴마록'은 한국 특유의 오컬트 장르를 애니메이션으로도 매력적으로 풀어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며 호평을 받고 있다. 한국 고유의 무속신앙, 불교, 가톨릭, 밀교에 퇴마 의식까지 등장하지만 산만하지 않게 표현해 신비로움을 안겼고, 여기에 현대 사회의 모습도 절묘하게 어우러지면서 현실감을 높였다. 또한 악령의 등장과 점프스퀘어 등의 요소로 공포물의 묘미를 더한 점도 장르적 재미를 살린다.
이에 그동안 '검은 사제들', '사바하', '파묘' 등 실사 영화를 통해 형성된 한국형 오컬트 장르의 팬층이 자연스레 애니메이션 '퇴마록'으로도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개봉 전부터 관심을 가지던 원작 팬들과 함께 개봉 후 관람한 관객들이 호평을 쏟아내며 흥행 복병으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더불어 개봉과 함께 전자책 서비스 밀리의 서재에서 단독 공개된 원작 소설이 2030 여성 독자를 중심으로 주간 베스트 1위에 오르는 등 또다시 새로운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쿠키 영상을 통해 다음 이야기를 예고한 만큼, 흥행을 이끌며 후속편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배급사 쇼박스 측은 "한국형 오컬트의 시초라 할 만큼 방대한 세계관과 매력적인 캐릭터로 구성된 원작 '퇴마록'을 영상화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 포인트"라며 "작화와 캐릭터 구성에서부터 매력적인 원작의 세계관을 담아냈고, 장면 장면을 완성하기 위해 사운드와 디자인에도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이 점을 관객들이 긍정적으로 봐준 듯하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내로라하는 최정상급 성우들의 참여까지 더해져 원작의 팬들과 지금의 오컬트 팬들까지 만족할 수 있는 '한국형 오컬트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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