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감독 "데뷔 25년, 韓 영화 귀퉁이에서 노력했다…감회 새로워" [N현장]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 정유진 기자
(전주=뉴스1) 정유진 기자 = 이창동 감독이 데뷔 25주년을 맞이하는 소회를 밝혔다.
이창동 감독은 29일 오전 전주 완산구 고사동 전주중부비전센터에서 진행된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이창동: 보이지 않는 것의 진실'의 기자회견에서 "벌써 25년이 됐다, 그동안 많은 영화를 만들었다 할 수 없지만 내가 '초록 물고기'로 처음 데뷔할 때 1997년이 수치상으로 한국영화산업의 최저치는 아니었다, 그 이전에 93년이 수치상으로 최저였다고 하더라, 그런데 영화인들이 실감하기에는 97년 정도가 바닥이었던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바닥은 오른다는 말이다, 97년에 구정 대목에 '초록물고기'가 개봉했다, '초록 물고기' 개봉 때였다, 한 주 전에 개봉했던 작품이 일주일이 지난 주말이었는데 누군가 극장 앞에 다녀와서 그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 얘기하지 않겠다"며 "그 영화에 관객이 두 명 들어와서 극장에서 관객한테 환불을 해주고 상영하지 않았다고 하더라, 가슴 아픈 이야기였다, 그때는 개봉할 때 영화인들이 다 모였다, 다 모여서 축하해주던 미풍양속이 있었는데 그때 소식을 듣던 영화인들의 표정이 잊히지 않는다"고 과거 일을 밝혔다.
이창동 감독은 "남의 일이 아니라 모두의 일이었다, 그런데 이후에 25년 뒤에 한국영화가 엄청나게 발전했다, '초록 물고기'도 벤쿠버 영화제에 초청받아서 처음으로 해외영화제에 갔었는데 아무도 한국 영화제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며 "지금은 부산국제영화제가 그 역할을 하지만 그 때는 벤쿠버 영화제가 유일하게 아시아 영화를 소개하는 창구 역할을 하는 영화제였다, 중국과 일본, 홍콩, 대만, 이란, 중동 쪽 나라 그런 영화들은 관심이 있는데 한국 영화는 마치 태국이나 필리핀 영화 베트남 영화들처럼 관심이 없었다"고 데뷔 초기 느낀 한국 영화의 위상에 대해 회상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해외영화제에서 한국영화 특별전을 짜지 못하면 영화제가 능력이 없는 것처럼 됐다, 위상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실감한다, 이런 한국 영화 활력 이루는데 한쪽 귀퉁이에서 같이 노력한 점에서 감회가 새롭다"고 덧붙였다.
'이창동: 보이지 않는 것의 진실'은 한국을 대표하는 거장 이창동 감독의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특별전이다. 프랑스에서 제작된 이창동에 관한 신작 다큐멘터리를 비롯해, 이창동 감독의 신작 단편 '심장소리' 및 이 감독의 영화 전편까지 총 8편이 상영된다.
한편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는 4월28일부터 5월7일까지 10일간 전주 일대 5개 극장 19개 관에서 진행된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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