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혜성과 충돌한다고?…'돈룩업' 디카프리오x로렌스 대환장 코미디 [N리뷰]

'돈 룩 업' 스틸 / 넷플릭스 ⓒ 뉴스1
'돈 룩 업' 스틸 / 넷플릭스 ⓒ 뉴스1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미시간 주립대 천문학과 교수 랜들 민디 박사(리어나도 디캐프리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는 대학원생 케이트 디비아스키(제니퍼 로렌스 분)와 혜성의 궤적이 심상치 않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한다. 이들은 6개월 후 지구가 혜성과 충돌하고 결국에는 지구가 파괴될 것이라는 예측에 도달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두 사람은 대통령 올린(메릴 스트립 분)의 정부에 이를 경고하지만, 아무도 이를 믿지도 신경쓰지도 않는다. 올린의 스캔들을 덮기 위한 방편으로 우여곡절 끝에 핵장착 무기로 혜성의 궤도를 변경할 수 있는 기회를 잡지만, 이 역시 무산되고 만다.

설상가상으로 혜성을 광물로 이용, 자본을 욕심내는 세력의 등장으로 혜성과의 충돌을 막을 수 있는 기회는 사라지고, 민디 박사와 케이트는 정부와 사회의 거듭되는 어이없는 상황에 환장, 분노한다. 과연 둘은 혜성과의 충돌을 막고 지구를 살릴 수 있을까.

오는 24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는 '돈 룩 업'은 지구를 멸망시킬 혜성이 다가오는 것을 발견한 두 천문학자가 이 사실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대규모 언론 투어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다. '빅쇼트'로 제88회 아카데미 각색상을 받고 '바이스'로 호평받은 애덤 맥케이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돈 룩 업'은 민디 박사와 케이트가 지구가 혜성과 충돌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정부와 언론에 이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인류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과정을 빠르게 전개한다. 두 사람은 인류를 구하고자 절박하게 행동하지만, 정부는 관심이 없고 사회는 이들을 우스꽝스러운 뉴스로 소비할 뿐이다.

혜성과 충돌에서 지구를 구하려는 인류애를 그린 재난 SF영화로 '아마겟돈'이나 '딥임팩트'가 연상되기 마련이지만, 애덤 맥케이 감독은 두 사람을 영웅으로 그리지 않고 이들 주변에서 벌어지는 짠내 나는 웃픈 상황과 풍자에 집중한다. 둘의 주장에 학벌을 운운하며 비웃거나 의심하는 이들, 당장 눈앞의 이익과 탐욕, 정치적 욕망과 금전적 계산에만 젖은 속물스러운 정재계 인물들 등 지구의 멸망이라는 대재앙을 코앞에 두고도 정작 중요한 것을 깨닫지 못하는 어리석은 인간군상을 통해 현실을 적나라하게 비판한다. 심각한 문제를 다루면서도 이를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는 애덤 맥케이 감독의 장기가 빛난다.

애덤 맥케이 감독은 2년 전 '2050 거주불능 지구'라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위기를 강조하는 책을 읽고 이 영화의 영감을 얻었다. 그는 환경 위기의 심각성이 지속적으로 강조돼 왔지만 많은 이들이 여전히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지 않는 모습에서 시나리오를 쓸 필요성을 느꼈다고 했다. 이에 그는 인간들이 직면한 거대한 위협을 코미디 방식으로 풀어내고자 했고, 팬데믹과 환경 문제가 화두가 된 지금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영화 '돈 룩 업'을 만날 수 있게 됐다. 지구 위기론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지만 무관심한 인류에 던지는 메시지는 매우 의미심장하다.

'돈 룩 업' 스틸/넷플릭스 ⓒ 뉴스1

무엇보다 '돈 룩 업'은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하는 만큼 '연기 맛집'의 명성도 자랑한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는 종신 재직 중인 교수로, 학계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천문학자로 현실감 넘치는 소시민 캐릭터와 인간적인 매력을 보여준다. 제니퍼 로렌스 또한 자신만의 개성으로 천문학과 대학원생을 연기, 캐릭터의 매력과 유머, 그리고 디캐프리오와의 호흡까지 모두 완벽한 활약을 보여준다.

연기 변신이 가장 인상적인 배우는 단연 올린 대통령 역의 매릴 스트립이다. 매릴 스트립은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지위와 권력,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얄미운 대통령으로 찰떡 같은 싱크로율을 보여준다. 혜성 충돌 이슈조차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하고, 철저히 입지와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대통령 캐릭터로 가장 강한 풍자 요소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외에도 케이트 블란쳇, 티모시 샬라메, 아리아나 그란데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이뤄진 캐릭터들의 존재감이 영화를 꽉 채운다.

영화는 미국 항공 우주국(NASA)의 '근지구 천체 광역 적외선 탐사 위성' 미션의 핵심 조사관인 에이미 마인저 박사의 자문을 받았다. 그는 애덤 맥케이 감독에게 소행성과 혜성의 발견 과정에 대한 과학 지식을 알려주며 영화에 현실성을 더하고자 했다. 특히 에이미 마인저 박사는 실제 혜성 궤도 설계 작업에 많은 부분 참여했고, 네오와이즈 혜성을 모델 삼아 영화 속 혜성의 일부를 설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10일 일부 극장 개봉, 24일 넷플릭스 공개.

aluemch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