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공책]'사도', 역사상 가장 슬픈 사극의 탄생(리뷰)
- 유수경 기자
(서울=뉴스1스타) 유수경 기자
천만 감독과 천만 배우들의 만남. 무거운 기대감을 업고 출발한 영화 '사도'가 지난 3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그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사도'는 1천만 관객을 돌파한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의 작품이다. 배우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송강호는 '변호인'으로, 유아인은 '베테랑'으로 천만 배우가 됐다. '도둑들'과 '암살'에서 활약한 김해숙도 있다.
물론 관객수가 다는 아니나, 강력한 티켓파워를 지닌 이들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사도'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사도'를 보면 이러한 타이틀이 거저 얻은 것이 아니란 걸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감독과 배우들은 극적인 시너지 효과를 내며 역사상 가장 슬픈 사극을 만들어냈다.
'소원'으로 관객들의 눈물을 쏙 빼놓은 이준익 감독은 '사도'에서도 부성애로 눈물샘을 자극한다. 우리네 역사를 들여다보며 울 만한 일이 몇 번이나 있었던가. 게다가 사도세자의 이야기는 지금껏 수없이 '재탕'돼온 소재다. 별로 감동이 없을 것 같던 이야기로 눈물을 쏙 뽑다니, 배신감마저 들 정도다.
이 영화는 사도세자가 뒤주 안에 갇혀 죽어가는 8일 간의 이야기를 큰 틀로 삼고 있다. 첫째 날부터 하루하루 지나갈 때마다 과거의 장면을 보여주는 식의 구성이다. 그러나 과거가 시간 흐름에 따라 보여지기에 어수선하지 않고 정갈하다. 3대에 걸친 56년의 이야기를 두시간 안에 응집시킨 셈이다.
이준익 감독의 말처럼 '사도'는 사도의 이야기이면서 영조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둘의 상황과 감정을 세밀하게 묘사한다. 역사를 보여주는 것보다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파생되는 심리변화에 중점을 뒀다. 가족간의 갈등 속에서 자신의 소중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의 내면을 들여다본다.
감독 특유의 따뜻한 시선은 '사도'에서도 묻어난다. 전체적으로 무겁고 우울한 톤을 유지하지만 그만큼 장엄하며 깊은 울림이 있다. 관객들의 시선을 잡기 위해 기교를 부리거나 파격적인 시도를 하지 않았다.
연기도 마찬가지다. 아버지로서의 삶과 임금으로서의 삶, 그 사이에서 오는 갈등과 고통을 완벽하게 그려낸 송강호는 지나치게 절제하거나 인위적이지 않은 연기로 자연스럽게 관객을 몰입하게 만든다.
유아인은 가슴 속에 있는 울화를 견디지 못하는 사도세자 역을 신들린 듯 연기했다. 매 상황마다 눈물, 웃음, 눈빛 하나까지 전부 다른 온도를 내는 유아인의 영리하면서도 본능적인 연기는 '사도'에서도 빛을 발했다.
두 사람 외에도 혜경궁 홍씨 역의 문근영과 인원왕후를 연기한 김해숙, 사도세자의 생모 영빈 역의 전혜진은 설득력 있는 연기로 스크린을 압도한다.
또 하나 눈에 띄는 배우는 세손 역의 이효제 군이다. '극비수사'에서 김윤석의 의젓한 아들로 등장한 그는 '사도'에서 천재적 연기력을 뽐내며 감동을 선사한다. 할아버지 송강호, 아버지 유아인과 많은 장면 함께 연기했지만 기죽지 않고 차분하게 캐릭터를 소화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 아이가 자라 훗날 소지섭이 된다. 눈매가 닮았다. (소지섭은 '사도'에 특별출연했다.)
한편 '사도'는 오는 1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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