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포커스③]황정민부터 정웅인까지, 베테랑이 만든 '베테랑'
- 장아름 기자
(서울=뉴스1스타) 장아름 기자 = 영화 '베테랑'(감독 류승완)이 지난 25일 마침내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베테랑'은 간결한 이야기, 쾌감을 주는 연출과 명쾌한 메시지로 관객들의 표심을 사로잡았다. 무엇보다 '베테랑'은 이 같은 영화적 요소들을 능숙하게 뒷받침해주는 베테랑 배우들의 이 같은 흥행 성과를 낼 수 있었다.
'베테랑'으로 연타석 1000만 배우가 된 황정민과 '7번째 1000만 영화'라는 국내 영화계 전무후무한 기록을 쓴 오달수 등 베테랑 주연배우부터 '베테랑'을 통해 재발견된 유아인, 가능성을 보여준 장윤주, 강렬한 존재감을 남긴 유해진과 천호진까지 연기 구멍 없는 이들 배우의 호연이 1000만 돌파라는 흥행 신화를 쓸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 황정민X오달수, 말이 필요 없는 韓 영화 최고 콤비
'베테랑' 1000만 신화의 일등 공신은 단연 황정민과 오달수 콤비다. 영화 '국제시장'에서 시작된 '콤비 케미스트리'가 '베테랑'으로 그대로 이어져 인상 깊은 코믹 호흡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각각 서도철과 오팀장 역으로 분해 매번 티격태격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 서로를 위한 조력자가 되는 캐릭터를 선보였다.
멀티캐스팅일지라도 스토리의 원리상 중심 인물이 서사의 전달력을 강화해야 한다. 중심 인물을 통해 주제가 전달되고 스토리라인을 따라 관객이 감정을 이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베테랑'에서 베테랑 배우들 답게 영화의 큰 틀을 구축하고 자신의 캐릭터를 완성하고 디테일까지 책임지는 것으로 류승완 감독의 의도를 표현해냈다.
# 유아인의 재발견
유아인은 '베테랑'이 재발견한 배우로 꼽힌다. 그간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호평받아왔던 배우였지만 '베테랑'에서 선보인 첫 악역을 통해 진가를 새삼 인정받게 됐다. 안하무인 재벌3세 조태오로 분해 마약 밀거래, 폭행, 음주, 살인 미수, 공무집행 방해 등 갖은 악행을 일삼으면서도 반성의 기미 없는 뻔뻔한 모습으로 분노를 안긴다.
자칫 일차원적 악역으로 비쳐질 수 있는 캐릭터를 자신만의 색깔을 입혀 입체적으로 연기한 점 역시 높이 평가 받는 부분이다. 위압적인 말투와 서늘한 표정, 불안한 눈빛 등으로 자신만의 서스펜스 영역을 구축해 관객들의 텐션을 쥐었다 편다. 최상무(유해진 분)와 형성하는 긴장감도 단순한 스토리라인을 상쇄하는 기능으로 작용했다.
# 팔방미인 장윤주의 개성 연기
본업 모델부터 MC, DJ, 가수까지 못 하는 게 없는 장윤주에게도 '베테랑'은 큰 의미로 남을 것 같다. 그는 광역수사대 미스봉 역을 맡아 개성 넘치는 연기로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첫 스크린 출연작이지만 장윤주만의 색깔로 미스봉 캐릭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향후 그가 도전할 개성 넘치는 캐릭터에 거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 존재감 甲 배우들, 유해진과 천호진 그리고 배성우와 정웅인
광역수사대에서 활약하는 배우들이 단연 돋보이지만, 곳곳에는 웃음과 페이소스를 책임지는 존재감 갑 배우들의 열연이 있었다. 유해진은 조태오를 보필하는 최상무 역을 맡아 2인자의 비애를 그려냈다. 대기업 고위직이지만 정작 권력은 없는, 사리 분간 안 되는 수동적 인물을 연기하며 호평받았다.
천호진과 배성우의 활약도 관객들에게 회자되는 부분이다. 천호진은 광역수사대 총경 역을 맡아 서도철, 오팀장과 대립하다가도 이들의 지원군이 되는 인물로 영광의 상처를 두고 서도철, 오팀장과 티격태격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안겼다. 중고차 절도매매범 역 배성우는 오프닝에서부터 코믹 연기로 시종일관 웃음 폭탄을 터뜨린다.
정웅인은 기존에 보여줬던 악역에서 벗어나 재벌가 절대 권력의 희생양이 된 배기사 역을 맡아 소시민의 비극적 서사를 그려냈다. 초반 일자리를 잃고 좌절을 할 때나 1인 시위를 할 때, 전소장(정만식 분)에게 폭행을 당할 때 등 극 곳곳에 몰입을 높이는 역할로 활약하며 확실한 연기 변신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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