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 김남길 "손예진과 열애?" 주변에서 더 걱정하더라"(인터뷰)
- 안하나 기자
(서울=뉴스1스포츠) 안하나 기자 = 배우 김남길에게 유쾌하고 발랄한 모습이 있을 줄 그 누가 알았을까? 그동안 김남길은 작품 속에서 카리스마 넘치고, 때로는 가슴 아픈 사연을 담고 있는 캐릭터들을 맡아 묵직한 연기를 그려냈다.
그랬던 그가 이번 영화 ‘해적:바다로 간 산적’(이하 해적)에서 진중함을 벗고 산적단 두목 장사정 역을 맡아 가벼워졌다. 마치 제 옷을 입은 것처럼 극 속에서 제대로 망가졌다.
최근 인터뷰를 위해 만난 자리에서도 김남길은 영화 속 장사정 모습 그대로였다. 그는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로 말을 이어나갔다.
“공익근무를 하고 있을 때 ‘해적’ 시나리오를 받았어요. 당시 시나리오를 읽는데 막힘없이 술술 읽혀지더라고요. 해적인데 배 멀미를 하고 생선을 싫어하고, 웃음을 유발하는 에피소드들이 속속 벌어지는 거죠. 재밌었어요. 제대 후 사회에 복귀하면 이 영화는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었죠. 또 제안받은 장사정 역할이 제 실제 모습과 가장 유사했기에 더 끌렸던 것 같아요.”
김남길이 자신의 모습과 닮았다고 밝힌 장사정은 이성계가 위화도 회군을 결정하자 날선 모습으로 반기를 드는 인물이다. 하지만 고려 무사의 신분을 벗고 산적이 됐을 때는 누구보다 어리바리하고 유머러스하다. 김남길 이미지를 생각하면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많은 분들이 영화를 보고 ‘어? 김남길에게도 저런면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어요. 제가 그동안 맡은 작품들 속 캐릭터가 무겁고 냉철했으니 가능하다고 봐요. 하지만 주변사람들은 이번 장사정 역할이 제 옷을 입은 듯 잘 맞는다고 말해주더라고요. 저도 오히려 이번 작품에서는 편하게 연기했던 것 같아요. 실제 방정맞고 웃음 많은 성격이 똑같거든요.”(웃음)
실제로 김남길은 장사정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진중한 김남길의 모습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다만 좋아하는 여자 여월(손예진 분) 앞에서는 수줍은 듯 한 발 뒤로 물러나는 모습을 보이거나, 적극적인 행동을 하는 등 밀당(밀고 당기기)의 모습을 보인다. 밀당이 자연스러워 실제에서도 여자에게 이러 행동을 하는지 궁금해질 정도다.
“전혀 그렇지 않아요. 영화 속에서 손예진씨와 자연스럽게 밀당을 하는 것은 친해서 그래요. KBS2 드라마 ‘상어’ 이후 바로 ‘해적’으로 연달아 호흡을 맞추니 안 친해질 수가 없었죠. 영화 후반부에는 손예진씨와 알콩달콩한 장면, 민망한 장면이 몇 번 나와요. 저희는 전혀 어색함 없이 그때그때 상황을 즐겼던 것 같아요.”
김남길의 말처럼 두 사람이 너무 친해지고 편해져버린 탓인지 ‘해적’을 촬영할 당시 열애설에 휩싸였다. 촬영 중반이기에 이런 스캔들이 어색할 법도 하지만 그는 오히려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고 털어놨다.
“손예진씨와 열애설이 터졌다고 해서 불편했던 것은 아무 것도 없었어요. 저희 둘은 편하게 생각하고 넘겼죠. 오히려 ‘왜 우리 둘이 열애설이 터졌지?’라고 의문을 가졌어요. 정작 당사자들은 편했는데 주변에서 더 걱정을 하셨죠. 지금도 손예진씨와는 편하게 잘 지내고 있답니다.”
“산적단으로 구성된 멤버들만 봐도 호흡이 예상되지 않나요? 유해진, 김원해, 조달환, 박철민 등 모두들 유쾌한 배우들이었기에 촬영장에서는 웃음이 끊이질 않을 만큼 최강 호흡을 자랑했죠. 다들 코믹 연기의 달인들이다 보니 애드리브도 넘쳐 났고요. 촬영하다 힘이 들거나 피곤한 적이 많았어요. 그럴 때 마다 서로를 위하고 챙기면서 버텼던 것 같아요.”
김남길은 최강 호흡을 자랑한 만큼 마지막 촬영은 더욱 아쉬웠다고 말했다.
“함께 5~6개월 동안 울고 웃고, 힘든 배 위에서 촬영하다 보니 정이 많이 들었죠. 마지막 컷 소리가 들렸을 때는 서로 ‘고생했다’고 말하면서도 헤어진다는 생각에 아쉬운 마음은 지울 수 없었어요. 하지만 그 아쉬움이 지금은 인연으로 바뀌어 연락 하면서 잘 지내고 있답니다.”
‘해적’은 올 여름에 개봉하는 영화 ‘군도’, ‘명량’, ‘해무’와 함께 4대 대작으로 꼽혔다. 유일하게 12세 관람가라는 이점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았다. 그러나 김남길은 오히려 이러한 관심이 괜찮다고 쿨한 반응을 보였다.
“모든 영화들이 대중들에게 관심을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해요. 막상 관심을 받는다고 해서 대박이 나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관심을 받지 않는다고 해서 잘 안 되는 것도 아니잖아요. 오히려 마음을 편안하게 가졌어요. 그저 관객들이 ‘해적’을 보고 난 뒤 웃고 가셨으면 하는 바람뿐이죠.”
현재 ‘해적’은 모든 이들의 예상을 뒤엎고 손익분기점을 넘어 600만 관객까지 돌파했다. 이는 12세 관람가, 탄탄한 시나리오, 배우들의 열연 3박자가 맞아 떨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주연배우 김남길은 이러한 모든 것에 감사하며 끝으로 관객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해적은 무거운 영화가 아니랍니다. 편안한 웃음을 선사하는 작품이죠. 무더운 여름 극장에 오셔서 많은 생각하지 말고, 잘 웃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출연하는 배우로서 관객들이 많이 웃고 집으로 돌아간다면 보람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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