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송강호 "시나리오 거절했었지만…"
"이야기 잊히지 않아 출연 결심"
- 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유기림 기자 = "시나리오를 한 번 거절했었다. 그럼에도 잊히지 않는 이야기가 나를 사로잡았다. 시나리오만 보고 출연을 결정했다."
배우 송강호가 19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변호인' 제작보고회에서 출연 계기를 밝혔다.
송강호는 '변호인'에서 주인공인 변호사 송우석 역을 맡았다. 송우석은 1981년 제5공화국 초기 부산에서 일어난 부림사건에서 변호를 맡았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서 모티브를 따온 인물이다. 용공(容共) 조작사건 변론을 맡았던 노 전 대통령은 그 일을 계기로 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송강호는 "이 영화는 '잘 알고 계시는 그 분'을 모티브로 했다"면서 "그 분 인생의 한 단면을 자신있게, 누를 끼치지 않고 표현할 수 있을까 겁이 좀 났다. 그 때문에 한 번 거절했지만 잊히지 않는 시나리오, 이야기가 나를 사로잡았다"고 털어놨다.
연출과 각본을 맡은 양우석 감독은 송강호의 출연 결정 후 주인공 이름을 송강호의 성과 자신의 이름 끝글자를 따 '송우석'으로 지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송강호는 '변호인' 출연으로 정치적 부담감을 안게 됐는지 묻는 질문에 "큰 부담이 없었다"고 답했다.
그는 "1980년대를 관통하며 살았던 그 분(노 전 대통령)의 태도와 치열한 열정은 수십년이 지나도 저희들에게 큰 의무로 다가오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며 "이 영화는 정치적 잣대로 평가받으려 출발하지 않았다. 대중영화라는 출발점에서 그 시대에 우리 주변의 사람들을 통해 현재의 사람들에게 많은 느낌을 주려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기억나는 대사로 헌법 조항을 꼽았다. 송강호는 "(연기를 하며) 헌법 조항이 아름다운 언어였음을 느꼈다"며 "특별히 어떤 대사라기보다는 헌법 속에 있는 우리가 정하고 공유하는 이상적인 삶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었던 단어들이 기억에 남는다"고 떠올렸다.
송강호는 극 중 단골 국밥집 아들 진우(임시완 분)의 재판 변호를 맡아 다섯 번의 공판을 펼친다.
'변호인' 촬영현장에서 송강호는 '랩퍼'가 됐다면서 "부산 사투리가 일단 빠르고 법정 용어인데다 대사량이 많았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 전에는 연기 연습을 안 했는데 처음 연습했다. 촬영 4~5일 전에 세트장에 들어가서 주변 격려를 받으며 혼자 연습을 많이 했다"고 변호사 역을 맡은 고충을 밝혔다.
그의 쉬지 않는 노력 덕분에 이날 공개된 제작 현장 영상에서 양 감독은 송강호를 두고 "불세출의 배우를 넘어서서 참 위대한 예인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함께 연기한 김영애 역시 "마지막 공판 촬영 때 롱테이크를 몇 번에 걸쳐 찍었다. 그때 송강호의 연기를 구경했는데 정말 감동적이고 대단했다. 스태프들과 배우가 전부 촬영이 끝나고 박수를 쳤다"고 거들었다.
"배우 모두가 눈부신 연기를 펼쳐 연기만으로도 영화적 재미와 감동을 충분히 받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양 감독의 말대로 송강호를 비롯한 출연진의 호연이 기대되는 '변호인'은 12월19일 개봉한다.
gir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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