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닥속닥 전하는 힘 믿었다" 김민하 '하나코리아' 향한 진심(종합) [N인터뷰]

배우 김민하 / 트리플픽쳐스
배우 김민하 / 트리플픽쳐스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김민하가 '하나 코리아'를 준비하는 내내 가장 크게 품었던 것은 진정성과 책임감이었다. 실제 탈북민들의 삶을 바탕으로 한 작품인 만큼 그들의 이야기를 소중히 다뤄야 한다는 마음으로 편지와 인터뷰를 거듭 읽었고, 혜선의 간절함과 처절함을 이해하며 인물을 완성했다고 전했다.

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하나 코리아'(감독 프레드릭 쇨베르) 주연 김민하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하나 코리아'는 낯선 삶 속에서도 끝내 앞으로 나아가려는 탈북 여성 '혜선'(김민하 분)의 여정을 담은 실화 모티브 아트버스터이자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플래시 포워드 부문 관객상 수상작이다. 덴마크 영화감독 프레드릭 쇨베르가 한국·덴마크 제작진과 함께 5년여의 시간을 들여 30여 명의 탈북민을 만나 진행한 인터뷰를 바탕으로 각본을 썼고 영화를 연출했다. 또한 봉준호 감독의 통역사로 활약했던 최성재 작가가 공동 각본으로 참여했다.

김민하는 극 중 홀로 낯선 세상 앞에 선 탈북 여성 혜선 역을 맡았다. 혜선은 아픈 엄마를 북한에 남겨둔 채 홀로 한국에 온 인물로, 모든 것이 낯선 환경 속에서도 간호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공부를 이어가고, 동시에 엄마의 약값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며 하루하루를 버텨낸다. 과거의 상처와 죄책감, 외로움과 그리움으로 흔들리면서도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간다.

배우 김민하 / 트리플픽쳐스

이날 인터뷰에서 김민하는 작품에 임했던 마음가짐에 대해 밝혔다. 그는 "내레이션이 많고 실화 모티브이다 보니까 픽션이라기보다 실제 주변 사람들의 일기장을 읽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며 "어떻게 하면 그 삶을 소중히 다룰 수 있을까 고민했고, 실제 인물도 언젠가는 이 작품을 보실 것 같다는 생각에 더 소중한 마음으로 다가가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속닥속닥 작은 말로 전달하는 힘을 더 키워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인물이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도 연기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김민하는 "내레이션은 실제 인물이 어머니께 보낸 편지를 많이 참고했다고 들었다"며 "단어 하나하나를 꾹꾹 눌러 담으려고 했고, 연기할 때도 그 편지 내용을 계속 되새기면서 다른 장면들도 이어나갔다"고 말했다.

배우 김민하 / 트리플픽쳐스

북한 사투리를 소화하기 위한 준비 과정도 전했다. 그는 "사투리 코치 선생님이 실제 양강도 출신이셨다"며 "프리 프로덕션 때부터 촬영이 끝날 때까지 3~4개월 정도 계속 코치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선생님들의 이야기도 많이 듣고 다큐멘터리도 찾아봤다"며 "실제로 햄버거나 스파게티를 처음 드셔보셨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북한에서 왔다는 사실을 감추려고 많이 노력하셨다는 점도 참고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또 "직접 겪어보지 못한 일이기 때문에 어려운 부분은 있었지만 그런 이야기들을 최대한 체화하려고 노력했다"며 "탈북 과정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더라, 바다를 헤엄쳐 죽을 각오를 하고 오신 분들도 계셨다"고 말했다.

김민하는 "그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으니까 단순히 '북한에서 오셨다'는 의미가 아니었다"며 "혜선을 연기할 때 얼마나 간절하고 처절해야 하는지 피부로 와닿았다, 눈앞에서 가족이 죽는 모습을 봐야 하고 혼자 탈북에 성공했더라도 죄책감을 많이 가지신다는 점도 크게 다가왔다"고 털어놨다.

사투리를 익히는 자신만의 방식도 공개했다. 그는 "배우를 하기 전 음악을 했어서 그런지 음악을 굉장히 좋아한다"며 "사투리도 악보 보듯 공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단순히 말이라고 생각하면 너무 어려운데 악보라고 생각하면 조금 더 제 말투가 되더라"며 "대사를 하는 것보다 제 말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런 방식으로 학습하는 과정이 재미있었다"고 설명했다.

배우 김민하 / 트리플픽쳐스

덴마크 출신 프레드릭 쇨베르 감독과의 작업도 돌아봤다. 김민하는 "외국인의 시선으로 탈북민 이야기를 한다는 점이 흥미로웠고, 원래 다큐멘터리 감독이셨기 때문에 얼마나 현실적으로 그려내실지도 기대됐다"고 말했다.

다만 "영화를 만드는 과정 자체는 어느 나라나 똑같다는 걸 다시 느꼈다"며 "'파친코'를 하면서도 느꼈지만 언어와 문화는 달라도 이야기를 전달하려는 목표는 같았다, 의견을 조율하고 대사에 대해 이야기하는 과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감독님 스타일상 정적으로 느리게 가는 장면이 많았고, 와이드숏과 원테이크, 혜선의 얼굴을 오래 담는 장면도 많았다"며 "이야기를 디테일하게 전달하려 한다는 점이 특별하게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배우 김민하 / 트리플픽쳐스

작품 선택 기준도 밝혔다. 김민하는 "아직은 작품을 선택할 때 규모나 돈, 명예가 기준은 아닌 것 같다"며 "이야기가 가진 힘이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너무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였고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하는 이야기였다"며 "이런 영화가 더 많아야 큰 영화도 있다고 생각한다, 속닥속닥 전달하는 힘이 큰 영화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스토리에 매료됐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관객들에게 "'나만 혼자가 아니구나'라는 걸 느끼셨으면 좋겠다"며 "우리 모두 하루하루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고, 적응하고 또 새로운 곳을 만나며 살아간다"고 말했다. 이어 "관객분들도 '나도 다르지 않구나' '나도 하루하루를 견디며 정말 대단한 삶을 살고 있구나'라는 위로를 얻으셨으면 좋겠다"며 "소소한 삶을 누리는 것도, 오늘 하루를 무사히 끝내는 것도 충분히 대단한 일이라는 걸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한편 '하나 코리아'는 오는 8일 개봉한다.

aluemch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