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 감독 "흥행 예상 못해…편성 받기도 어려웠다" [N인터뷰]②

ENA '허수아비' 박준우 감독, 이지현 작가 / 스튜디오 안자일렌 제공
ENA '허수아비' 박준우 감독, 이지현 작가 / 스튜디오 안자일렌 제공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허수아비' 박준우 감독이 흥행은 예상도 못했다면서, 오히려 너무 어두운 이야기 탓에 편성을 받는 것도 힘들었다고 말했다.

ENA 월화드라마 '허수아비'의 이지현 작가, 박준우 감독은 27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26일 막을 내린 '허수아비'는 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을 수사하던 형사가 자신이 혐오하던 인물과 뜻밖의 공조 관계를 맺으면서 펼쳐지는 범죄 수사 스릴러 드라마다. 총 12부작으로, 1회 2.9%(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로 시작해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최종회는 8.1%를 기록, 자체 최고 시청률을 나타냈다. 이는 ENA 채널 드라마 역대 시청률 2위에 해당한다.

최종회에서 강태주(박해수 분)는 30년의 세월이 흘러 2019년 현재까지 끝나지 않은 사건들, 그리고 살아남은 사람들을 위한 싸움을 계속해 나아갔다. 허수아비로 정체를 숨긴 연쇄살인범을 쫓던 이들 모두가 허수아비와 다를 바 없었다며, 자신은 더 이상 허수아비로 살지 않겠다는 그의 다짐에는 마음껏 누리지 못한 '평범한 일상'과 끝까지 지키지 못한 '소중한 이들'을 향한 그리움이 담겨있어 먹먹한 여운을 선사했다.

박준우 감독은 SBS 시사 교양 프로그램 연출로 시작해 드라마 '닥터탐정' '모범택시' '크래시' '메리킬즈피플' 에 이어 '허수아비'를 선보였다. 이지현 작가와는 '모범택시'에 이어 '허수아비'에서 호흡을 맞췄다.

<【N인터뷰】①에 이어>

ENA '허수아비' 박준우 감독, 이지현 작가 / 스튜디오 안자일렌 제공

-자체 최고 시청률과 호평 속에 종영했다.

▶(박준우) 이렇게 잘 될 줄은 몰랐다. 5년 전부터 기획했다. 그 뒤로 작가님, 감독님과 편성을 받으려고 시도를 많이 했는데 내용이 너무 무겁고 어두워서 고사를 많이 하더라. 작가님과 어떻게 하면 편성을 받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초반에 스릴러 장르 색채를 가미했던 것 같다.

-호평을 받은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박준우) 부모님 세대도 좋아해주신 것 같고 젊은 세대에게는 자신들이 경험하지 못한 시대상의 생경함이 있어서 흥행할 수 있는 포인트였던 것 같다. 또 초반부에는 장르적 요소를 보여드리려고 한 것이 (흥행) 요인이 아닌가 싶다 . 최근 정통 수사물이 드물었던 것도 우연히 맞아 떨어진 것 같다.

-어떻게 결말을 낼지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박준우) 사이다 결말을 원하는 의견도 있었다. 윤성여 선생님 사건은 재심이 됐지만 현정 양 사건(극중 윤혜진 사건)은 사건화가 되지 못했다. 시신도 없고 관련 경찰이 다 부정했고 공소시효도 지났다. 현실에서 사이다 응징이 되지 않아서, 드라마에서도 그럴 수 없다고 했다.

-배우들은 차시영과 강태주가 초기에는 한 인물이었다고 했는데.

▶(이지현) 한 인물이라기보다 이 아이의 시신을 묻는 사람이 태주여야 하나, 아니어야 하나 그런 고민을 했다.

▶(박준우) 그 말도 맞고, 주인공이 더 흑화해서 이 사건을 다 망쳤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태주가 주도적으로 악행을 하면 어떨까 했는데 그러면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 같다. 대본 초고는 주인공의 그런 모습에 대한 반응이 좋지 않았다. 주인공 답게 만들자는 생각으로 고쳤다. 그렇게 하면서 캐스팅이나 편성이 쉬워졌던 것 같다.

ENA '허수아비' 포스터

-태주가 사건을 해결하지 못한 채 끝이 난다.

▶태주는 석만 사건을 본인이 바로잡으려고 하면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현장에서도 박해수 씨가 '왜 태주가 이렇게 하지 못하나'라고 하는데 '태주가 지금 잘못을 하지 않으면 뼈아프게 반성하고 바로 잡을 동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답했던 기억이 난다.

-서지원은 어떤 역할인가. 마지막화에 강태주와 어떤 감정을 주고 받는 것인지.

▶(박준우) 로맨스는 전혀 없었는데 둘이 마지막에 안는다. 현장에서 두 배우에게 좋아했던 것처럼 감정을 더해달라고 했다. 박해수 씨가 곽선영 씨를 안더라.

▶(이지현) (함께 했을 것이라는 대사는) 로맨스는 아니고 (사건이 없었다면) 함께 있던 사람들이 다 같이 있었을 것이라는 의미다. 현실에서 지원이는 결혼을 한 설정이었다. 평범하게 사는 걸로 설정했는데 여기저기서 '지원이 결혼 안 하면 안 되냐'고 하더라. (웃음) 강성에 그런 사건이 없었으면 두 사람이 언젠가 결혼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한 적도 있다.

<【N인터뷰】③에 계속>

ich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