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수 "'살인의추억' 송강호 연기 참고, 에너지 가져가려" [N인터뷰]①
26일 종영 ENA 월화드라마 '허수아비' 강태주 역
-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26일 종영한 ENA 월화드라마 '허수아비'(극본 이지현/연출 박준우)는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을 수사하던 형사 강태주(박해수 분)가 자신이 혐오하던 차시영(이희준 분)과 뜻밖의 공조 관계를 맺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특히 이 작품은 실제로 일어났던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이후 1988년부터 2019년까지 30년을 오가며 펼쳐지는, 악연과 증오로 얽힌 두 남자의 진실 추적 서사가 긴장감을 선사했고 2%대(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로 시작한 드라마는 8%대까지 시청률이 급상승할 정도로 작품성이 입소문을 탔다.
극에서 박해수는 살인사건의 진범을 쫓는 형사 강태주 역을 맡았다. 강태주는 살인사건의 진범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30년 전 살인사건의 진실을 끝내 밝히지 못하다가 뒤늦게 마지막 싸움에 힘을 쏟는다. 진실을 좇다가 딜레마에 빠지고 여러 상황과 마주하며 갈등하는 형사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박해수의 연기 역시 호평을 받았다.
박해수를 만나 드라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5년 만의 TV 드라마 복귀작이다. 시청률 7%대까지 기록하며 호응을 얻었는데,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소감은.
▶TV 드라마를 오랜만에 했는데 좋은 결과가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 이런 인기는 예상 못 했고, 이렇게 사랑받는 것에 놀랐다. 주변에서도 많이 연락해 주시고 피드백을 주셔서 '잘 되고 있구나'를 느꼈다. 첫 방송을 하고 장을 보러 쇼핑몰에 갔는데, 마스크를 썼는데도 알아봐 주시더라. 또 이번 작품을 우리 부모님과 할머니, 친인척분들도 보셔서 (사랑받는다는 게) 더 실감 났다. 특히 어머니께서 몰입감 있게 보셨다. '허수아비'를 보시고 그 시대의 청년들이, 태주가 너무 아프다면서 아내에게 전화해 우셨다더라. 이후 '최대한 겸손하라'며 장문의 문자도 보내주셨다.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TV 드라마에도 자주 출연하고 싶다.
-'허수아비'가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끈 이유를 무엇이라고 보는지.
▶작품 자체가 무거운 주제를 다루다 보니 처음엔 시청자들이 많이 봐주실까 싶기도 했다. (그럼에도 인기를 끈 건) 시청자들이 묵직한 드라마를 보고 싶어진 시점이 아니었을까 한다. 많은 분이 (우리 드라마를 보며) 먹먹해 하셨다. 결말도 먹먹하지 않았나. 나 혼자 연기하면서 책임진 게 아니라, 나도 (동료들에게) 기대서 갔던 작품이다. 이렇게 좋은 배우들이 존재한다는 걸 재밌어하신 것도 같다. 그런 것들에 대한 기대감 덕에 인기를 끌지 않았나 한다. 또 훌륭한 작가님과 감독님 덕분에 좋은 작품이 나온 듯하다.
-'허수아비'는 실화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고, 형사 강태주는 극의 중심을 잡는 캐릭터다. 배역을 맡고 부담감은 없었는지.
▶처음 대본을 보곤 두려웠다. 내가 가진 역량보다 역할의 그릇이 커서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렇지만 작가님의 글을 읽고 도전 의식이 생겼고, 감독님과 배우들에 대한 신뢰가 있어 도전하게 됐다. 극 중 강태주는 진실을 추구하고자 하지만 부단히 삐그덕거리는 인물이다. 거꾸로 된 삼각형 같이 흔들리는 존재다. 완벽한 형사가 아니라는 것에 더 매력을 느꼈다.
-'허수아비' 속 형사 강태주는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송강호가 연기한 박두만과 비슷한 캐릭터다. 부담감은 없었는지, 또 어떻게 차별점을 두려고 했는지.
▶부담감은 없었다. 같은 시대와 배경이라 오히려 영화 '살인의 추억'을 보면서 많이 참고하려고 했다. 송강호 선배님의 그 미친 듯한 에너지를 가져가고 싶었던 게 있다.
-극 전개 과정에서 '고구마'가 너무 많이 시청자들이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작가, 감독님 역량으로는 이 드라마를 충분히 '사이다'로 만들 수 있었고, 그런 시도도 했던 걸로 안다. 그런데 어느 날 감독님이 배우들에게 '이 작품이 그렇게 가는 건 아닌 것 같다, 문제를 문제로 여기는 게 일이 해결되는 것에 비해 감정이 깊이 오래 남을 것 같다'라고 하셔서 우리도 그 부분을 알고 따라갔다. 나도 연기하면서 (상황이) 답답한 부분이 있었지만, 지나고 나 큰 그림을 보면 이해가 갔다. 태주의 행동도 공감이 갔다. 현시대를 사는 시청자 입장에서 보면 답답했을 수도 있지만, 그 시대 인물의 한계점이 있었을 거라고 본다.
-극 중 강태주와 차시영의 관계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석했나.
▶애증 관계이지 않았을까. 둘 다 아픔이 있다. 차시영도 과거 가정 폭력을 당했던 아픈 과거가 있고, 태주도 유일한 친구라 여긴 차시영에게 학교폭력을 당한다. 그렇지만 연기하면서 태주가 시영이를 미워한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그래도 차시영에게 희망을 걸고 싶었던 마음이랄까. 그런데 그 기대감이 계속 무너지는 거다. 희준 선배님이 시영의 캐릭터를 깊이 파고드시고, 작가님께서도 글로 잘 표현해 주셔서 두 사람의 애증이 잘 그려진 것 같다.
-이희준과 연기 호흡에 대한 호평도 많다.
▶희준 선배님과는 세 번째로 함께 하는 작품인데, '허수아비'에서 가장 깊고 뜨겁게 만났다. 내가 '허수아비' 직전까지 연기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그런데 '허수아비'를 준비하고 선배님과 같이 스터디를 하면서 그런 걱정이 많이 깨졌다. 둘이 연습실을 잡아 즉흥 연기도 하고, 연기에 대한 얘기도 많이 하면서 연기를 얼마나 사랑하고 좋아하는지 알았다. 소속사 대표님이 우스갯소리로 나와 희준 선배님에게 '이거 잘 안되면 다음에는 만나면 안 돼'라 하셨는데, 다행히 잘 돼서.(웃음) 다음에 희준 선배님과 또 다른 작품에서 만나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N인터뷰】 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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