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운 점 많아" 이나영이 '아너'를 통해 얻은 것(종합) [N인터뷰]

이나영/이든나인 제공
이나영/이든나인 제공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배우 이나영이 '아너'를 하며 얻은 것이 많다고 이야기했다.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로 인근의 카페에서 ENA 월화드라마 '아너 : 그녀들의 법정'(극본 박가연/연출 박건호/이하 '아너')에 출연한 배우 이나영의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나영은 '아너'에 대해 "시나리오가 재밌어서 훅 읽었다, 여성 셋이 끌어가는 작품인 데다 대사만 잘 외우면 되겠다 싶어서 들어갔는데 막상 해보니 모든 장면이 감정신이고 외울 게 많더라, 과거 아픔도 숨겨야 하는 캐릭터라 복잡하고 어려웠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작품을 무사히 잘 마쳐서 다행이다, 스릴러 장르라 무거울 수 있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이 좋은 반응을 주셔서 감사했다"라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극 중 윤라영은 성폭력 피해자 역으로 등장한다. 이나영은 "원래 작품을 하면 그 캐릭터와 비슷한 분을 만나보는데 이번엔 그렇게 하지 못하니 자료를 찾아보고 많이 공부했다"라며 "사실 이게 어떤 류의 공포감인지 상상할 수밖에 없지 않나, 중간에 감독님 권유로 '세계의 주인'을 보고 눈물을 흘리면서 그 아픔을 어떻게 표현할지 그런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던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촬영하면서도 라영이가 내뱉는 대사들이 과하진 않을까, 아픔을 가진 피해자들 앞에서 이 정도까지 얘기해도 되나 싶은 부분이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감독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공감하는 지점을 찾고 톤을 조율하고 했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가 힘들 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을 때 책 한 줄에도 위로를 얻지 않나, '아너'가 그런 느낌이었다"라며 "상처와 아픔을 가진 이들을 다그치지 않아도 되는 느낌, 그걸 없애거나 덮으려고 하는 게 아니라 '회복'을 이야기하는 메시지, '앞으로 삶의 무게를 지겠지만 그럼에도 나는 살아남았다'는 메시지를 주는 게 좋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도 작품을 하면서 배운 점이 많다"라고 했다.

이나영/이든나인 제공

이나영은 '아너'를 통해 함께 극을 이끌어간 정은채, 이청아와 호흡에 대해 "그 전부터 좋아하던 배우들이었다, 초반엔 다들 낯가림이 있으니 조심했는데 감독님이 이십년지기 친구니까 진짜 친해 보였으면 한다고 해서 한 달 동안 같이 리딩도 많이 하고 만나면서 연대감이 짙어졌다, 이 정도면 끝까지 잘 갈 수 있겠다 싶었다"라고 했다. 이어 "다들 성격이 무덤덤해서 서로 얘기하면 '바보들의 대화' 같다, 서로 뭐 먹었는지 물어본다"라며 "어제 엔딩장면도 실제로는 복화술로 서로 '오늘 뭐 먹을 거야', '짬뽕집 있대' 이런 점심 메뉴만 이야기하면서 웃었다"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제작발표회에서 갑자기 낯을 가린 이유에 대해선 "사실 만나면 재밌고 서로 현실 대화를 많이 하는데, 며칠 안 보면 갑자기 연예인 같고 그렇다"라면서도 "그래도 어제 서로 단톡방에서 이야기하고 3월 말에도 한 번 같이 만나기로 했다"라고 해 여전히 우정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야식 먹는 신' 비하인드도 전했다. 이나영은 "시나리오를 보는데 샐러드를 먹는다는 거다, 어떻게 보면 작가님도 편견이 있었던 게 아닐까"라며 "개인적으로는 세 명이 엘리트처럼 나온 뒤에 또 차가운 음식을 먹나 싶어서 떡볶이를 먹자고 했다, 누구나 이 음식을 좋아하지 않나, 내가 좋아하는 왕만두도 넣어달라고 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현장에서도 연기를 하면서 디테일이 부분에 대해 많이 조율하고 대사도 수정할 건 수정하고 했었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작품 속 '여성들의 연대'에 대해서는 "시청자들이 보면서 부담스러워하시지 않고 각 캐릭터에 잘 이입해 주신 듯하다, 또 각자 캐릭터가 다르고 다 멋지지 않나, 밸런스가 잘 맞아서 멋지고 보는 재미가 있었다"라며 "여성들이 중심이 된 장르물에 이 정도 반응이면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예전에 비해 여배우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늘어나고 그 결들도 디테일하고 세분화됐다, 그래서 배우로서도 (시나리오를 볼 때) 더 기대감이 있다"라고 전했다.

다만 극의 결말은 현실적인 엔딩으로 호불호가 갈리는 지점이 있었다. 이에 대해 이나영은 "우리 작품이 뭔가 하나의 답을 두고 가는 작품은 아니라 그런 것 같다"라면서 "아픔을 정면돌파 하는 게 아니라 기다려주고 들어주고 하는 결이다 보니 끝맺음을 안 하면서 여지를 열어두는 분위기가 아니었나 한다"라고 말했다.

이나영/이든나인 제공

남편 원빈 역시 작품을 재미있게 시청했다는 후문이다. 이나영은 "원빈도 드라마를 보는데, 내가 뒷이야기를 말 안 해주니까 '이거 이런 거지?' 하면서 자꾸 떠보더라, 그 와중에 내 눈치를 보면서 맞추려고 하는데 끝까지 말 안 해줬다"라며 "처음엔 같이 보다가 나중에는 따로 봤다"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시청자들이 이렇게 궁금한 거면 우리 작품이 잘 가고 있구나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2015년생인 아들은 엄마의 드라마를 보지 못했다고. 이나영은 "아이가 보고 싶어 하는데 15세 관람가라 보지 못했다"라면서도 "'아너'는 나중에라도 아이가 봤으면 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차기작에 대해서는 "마음은 얼른 하고 싶다, 정해진 건 없지만 그때그때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언제든 하고 싶다, 어떤 것에 사로잡힐지는 모르겠다"라며 "영화 '로제타'나 '귀주 이야기' 같은 작품을 만나고 싶다"라고 했다.

한편 이나영은 '아너'에서 셀럽 변호사 윤라영을 연기,깊이 있는 감정 연기로 작품의 중심을 단단히 잡았다. 의뢰인의 상처를 변호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상처와는 마주하지 못하는 윤라영의 고통, 괜찮지 않다는 절망, 그러나 그 상처를 이용해 짓밟으려는 가해자에 맞서 스스로를 변호하는 용기,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만들겠다는 결심까지 요동치는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풀어내며 호평을 얻었다.

'아너'는 10일 12회로 종영했다.

breeze5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