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코' 현빈, 한국 브랜드 괴물…욕망 전차 함께 올라타길 바랐다" [N인터뷰]
디즈니+ '메이드 인 코리아' 우민호 감독 인터뷰
- 장아름 기자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우민호 감독이 '메이드 인 코리아'에서 빌런으로서 '야망의 얼굴' 그 자체를 보여준 현빈 캐릭터에 담은 의미에 대해 이야기했다.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를 연출한 우민호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메이드 인 코리아'는 1970년대 혼란과 도약이 공존했던 대한민국, 국가를 수익모델로 삼아 부와 권력의 정점에 오르려는 사내 백기태(현빈 분)와 그를 무서운 집념으로 벼랑 끝까지 추적하는 검사 장건영(정우성 분)이 시대를 관통하는 거대한 사건들과 직면하는 이야기다. '내부자들'(2015) '마약왕'(2018) '남산의 부장들'(2020) '하얼빈'(2024) 우민호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이날 자리에서 우민호 감독은 '마약왕' '남산의 부장들'에 이어 또 한 번 더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을 선보인 이유를 밝혔다. 그는 동아일보 김충식 기자가 연재했던 '남산의 부장들'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미국의 마피아 영화 같은데 이게 진짜 70년대에 일어난 일인가 싶을 정도로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걸 보고 나서 '나중에 영화감독이 되면 꼭 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렇게 시작한 것이 '남산의 부장들'이었고 그 작품을 통해 다 풀지 못한 이야기들을 계속 이어서 풀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우민호 감독은 '메이드 인 코리아'가 '마약왕'과는 다르다고 짚었다. 그는 "'마약왕'과 다른 건 송강호 선배님이 맡은 캐릭터는 국가 권력을 가진 자가 아닌 소시민이었다, 그런 소시민이 마약왕이 돼가는 이야기였다"며 "당시엔 캐릭터와 거리감을 두고 찍었고, 관객들이 그 캐릭터에 감정 이입을 안 하길 바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는 백기태라는 인물에게 시청자들이 감정 이입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백기태와 함께 욕망의 전차에 올라타서 같이 질주하길 바랐다"고 차이점을 강조했다.
우민호 감독은 "그리고 그게 어느 정도는 먹힌 것 같다"고 자평하며 "우리가 갖지 못했던 욕망이나 감정들을 대신 해주는 캐릭터였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계속해서 그는 "영화 '대부'에서 알 파치노는 나쁜 사람인데도 관객들은 그를 응원하지 않나"라며 "영화가 끝났을 땐 결국 인생과 세상이란 게 그런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그 선택 앞에 놓인 유혹 속에서 어떤 길을 갈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결국 모든 건 선택의 문제라고 본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민호 감독은 현빈과 '하얼빈'으로 한 차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그는 '하얼빈'에서 안중근을 열연했을 때보다 백기태를 연기했을 때 더 좋은 반응이 실감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이번에는 전작에서 보여준 얼굴과는 완전히 다른 얼굴을 발견했는데 그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오히려 '하얼빈'에서의 안중근보다 '메이드 인 코리아'의 백기태가 반응이 더 좋은 것 같다, 배우에게도 아이러니한 일이기도 하지만 대중은 안중근보다 백기태를 더 원했던 것"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또한 '빌런'이지만 많은 감정 이입을 불러일으켰던 백기태가 멋지게 그려졌다는 반응에 대해 "더 멋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아쉬워하면서도 "앞서 말했듯, 백기태와 함께 욕망의 전차에 올라타 보자는 의도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백기태는 국가 권력을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데 사용하고 확장해 나가는 인물"이라며 "우리도(시청자도) 그들처럼 한 번쯤 꿈의 향연을 펼쳐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그렇게 하자는 건 아니지만 영화나 드라마의 힘이란 그런 것이라 생각한다"고 짚었다.
'메이드 인 코리아' 속 백기태와 장건영은 '애국'을 명분으로 각자의 욕망과 정의를 실현해 가고자 한다. 우민호 감독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말 애국자"라며 "늘 나라를 걱정하고 고민한다, 거리에서도 애국을 외치지 않나, 그런데 '스탠스가 왜 이렇게 다 다를까' 그런 생각이 든다"고 궁금증을 품었다. 이어 "누구의 애국이 맞는지를 두고 엄청 싸우는데 그런 모습들이 요즘 더 와닿는다"며 "극 중에서도 장건영이 외치는 애국이 있고 백기태가 외치는 애국이 있는데 서로 다르다, 그런데 둘 다 자기 말이 맞다고 주장한다, 그 시대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지만 그게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혼란이야말로 이 나라가 급속도로 발전해 온 원동력"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제목을 직역하면 말 그대로 '국산'은 대한민국 국민의 자부심의 상징으로도 통용돼 왔다. 하지만 우민호 감독은 제목 '메이드 인 코리아'의 의미에 대해 "개인의 욕망을 파고들다 보면, 결국 그게 개인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라며 "이건 결국 그 시대, 그 사회의 구조적인 시스템의 문제다, '내부자들'도 '남산의 부장들'도 마찬가지"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결국 한 개인의 사사로운 욕망과 감정이 시대를 만들어낸다고 보기 때문에 사회가 어떻게 형성되는지 탐구하고 싶었다"며 "그래서 제목도 '메이드 인 코리아'다, 백기태라는 캐릭터가 한국에서 만들어진 '브랜드 괴물'이라는 의미다, 백기태라는 이 괴물은 한국에서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우민호 감독은 시대극이 주는 교훈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시대극을 한다는 건 그런 비극이 지금 이 시대에 다시 벌어지지 않게 하자는 의미"라며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자꾸 70년대를 파보게 된다"고 했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은 자부심을 느끼고 나 역시 하얼빈을 통해 위대한 영웅들의 이야기를 다뤘다"며 "물론 독립투사들이 '메이드 인 코리아'의 진짜 주인공이지만, 그 이면에는 어두운 부분도 항상 존재한다, 어두운 역사를 건드려 주는 게 오히려 반복하지 않게 해주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메이드 인 코리아'는 지난 14일 최종회인 6회가 공개됐으며, 향후 시즌2를 선보일 예정이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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