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살' 서현우 "카메라 뒤에 선 매니저, 처음 느껴본 감정" [N인터뷰]①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 김중돈 역

배우 서현우/ 사진제공=저스트엔터테인먼트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지난 13일 tvN 월화드라마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극본 박소영, 이찬, 남인영/ 연출 백승룡)이 종영을 맞았다.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는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들과 일하는 '프로 매니저'지만, 자기 인생에 있어서는 한낱 '아마추어'일 뿐인 사람들이 소속된 메쏘드 엔터테인먼트 속 매니저들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조여정, 진선규, 이희준, 이순재, 김주령, 김수로 등 다양한 에피소드 주인공들이 실제 배우 본인의 이름으로 출연해 각양각색의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배우 서현우는 극 중 메쏘드 엔터테인먼트 매니지먼트팀 팀장 김중돈 역을 연기했다. 늘 배우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고 일하며, 자신이 담당한 스타들과의 굳건한 신뢰를 바탕으로 일하는 인물. 남에게 싫은 소리도 잘 못하고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도 싫어하는 캐릭터로, 극 중 등장하는 에피소드 주인공들을 곁에서 물심양면 지원해주는 매니저다. 서현우는 이러한 김중돈 역을 그려내면서 현실감 가득한 매니저의 모습을 담아내며, 눈길을 끌었다.

최근 서현우는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 종영을 앞두고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취재진을 만나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를 통해 현실 매니저 연기를 선보였던 서현우. 그가 이야기하는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의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배우 서현우/ 사진제공=저스트엔터테인먼트

-종영 소감은.

▶정말 항상 곁에 있던 매니저라는 직업을 연기하게 돼서 조금이나마 더 매니저들의 고충을 이해할 수 있었고, 그만큼 마음이 많이 갔다. 정말 대본리딩부터로 따지면 지금까지 1년이 됐다. 긴 시간 고생했던 감독님, 진짜 더웠던 여름에 고생 많이 했던 배우, 스태프들에게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 드리고 싶다. 시청자분들도 이번에 많은 관심 갖고 작품을 즐겨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

-매회 새로운 에피소드 주인공들이 등장했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 주인공이 있나.

▶한 명을 꼽기는 힘들 것 같지만 함께 포문을 열어준 조여정 선배님 너무 좋았다. 1화 때 중돈 캐릭터를 잘 구축했다. 또 조여정 선배가 한복 입고 등장하실 때 쫓아가다가 카메라 뒤에 섰는데 카메라 뒤에 선 감정을 그때 처음 느꼈다. 항상 카메라 앞에서 연기했는데, 그 뒤에 선 감정이 이런 거구나를 많이 느꼈다. 그때 김중돈 캐릭터를 어떻게 잡아갈까를 생각했던 것 같다. 이희준, 진선규 선배는 실제 학교 선배이기도 하고 연기할 때 같이 소통하신 선배님들인데, 배우와 매니저 역으로 만나니깐 동문들이 보면 재밌으셨을 거다. 김주령 선배님은 개인적인 경험과 심상들을 대사나 연기에 많이 실어주셔서 같이 하면서 울컥한 순간들도 있었다. 11회에 이순재 선생님 에피소드도 너무 좋다. 선생님이 89세인 걸로 알고 있다. 그런데 자세도 너무 좋으시고 열정도 너무 좋으시다. 당시에 현장에서 하루종일 촬영한 적이 있다. 밤 12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에 서성이다가 선생님 괜찮으신가 엿봤는데 그때도 대본을 보고 계시더라. 경이롭다는 생각도 들었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선생님처럼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돈은 너무 결점이 없는 것 같은 인물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김중돈은 이상적이기도 하지만 소심한 면도 있고, 실리적인 면을 따졌을 때는 조금은 더딜 수 있는 캐릭터다. 그걸 같이 채워주는 게 천제인이었던 것 같다. 김중돈은 주변에 실제 매니저분들도 동경을 하시더라. 본인들도 과연 김중돈처럼 할 수 있을까였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부분, 실리보다 상처를 먼저 배려하는 게 좋은 모습 같다고 말씀해주시더라. 1회에서 중돈은 배우가 너무 상처 받을까봐 진실을 말하지 못하고 거짓말을 하게 된다. 그런 과정 중에서 완벽하지 못한 모습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게 중돈 나름의 결점도 아닐까 싶다.

-중돈 같은 매니저가 있다면 어떨 것 같나.

▶저는 개인적으로 김중돈이라는 캐릭터를 구축할 때, '이런 매니저가 있다면?'이라는 의문을 가지고 덤볐다. 에피소드 주인공으로 출연하신 배우분들은 '너 같은 매니저가 있다면 좋겠다'라고 하시더라. '덕분에 되게 행복하게 촬영하고 간다'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김주령 선배가 애드리브로 한 대사도 '네가 내 매니저였으면 좋겠다'였다. 그때가 참 묘한 순간이었던 것 같다.

-김중돈과 실제 본인과 공통적인 모습이 있나.

▶저랑 비슷하면서도 다른 면이 있다. 저는 MBTI를 해보면 ENFJ로 나오더라. 중돈이는 자기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고 실제 서현우는 모두에게 최선을 다한다. 이게 좋기도 하지만 신경 쓸 것이 많아서 피곤하다. 중돈과 나의 공통점이라고 생각한다면 사람을 너무 좋아한다. 사람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생각한다.

-중돈은 로맨스 앞에서 늘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 어떻게 이런 모습을 이해하려 했나.

▶일종의 직업병이라고 생각했다. 내 개인의 삶보다 다른 사람들의 삶과 목표를 더 중요시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보니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자기 삶을 돌보지 못하는 것 같다. 자기가 좋아하는 이성에게 다가갈 때도 상대의 입장에서 배려하지, 본인의 주관 욕망을 표현하는 걸 주저한다. 일종의 직업병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중돈은 당하기만 하는 캐릭터라, 연기하면서 답답함은 없었나.

▶작품 제작에 들어갈 때부터 감독님과 제작진이 말해준 게 있다면 천제인과 마태오는 사람들에게 감정을 주는 캐릭터고 김중돈은 감정을 받는 캐릭터라는 거였다. 그냥 사람들이 와서 풀고 가는 캐릭터인 거다. 그래서 받아내는 힘이 중요한 사람이었다. 그렇게 5개월 촬영하면서 느낀 점은 '왜 다들 나한테만 뭐라고 하지?'였다.(웃음)

-배우 서현우가 에피소드 주인공으로 등장했다면 어떤 이야기가 나왔을 것 같나.

▶저는 극 중 김수로 선배가 했던 개인의 트라우마 때문에 연기에 차질이 생기는 게 되게 많이 공감이 되더라. 배우이기 때문에 모든 역을 해내야하고 연기적으로 능숙하게 보여야한다는 것 때문에 고민하는 건 주변에서 많이 일어나는 일이다. 에피소드 당시에는 배우가 굉장히 의지적인 인물로 나오지만 그런 면이 많이 공감이 됐다. 그런 에피소드를 만들면 재밌을 것 같았다.

<【N인터뷰】②에 계속>

taeh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