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 유선, 남편 외조 톡톡히 받아 "내 어깨도 펴졌다"[N인터뷰]②
극 중 한소라 역
- 안은재 기자
(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배우 유선이 드라마 '이브'에 출연하며, 남편으로부터 든든한 외조를 받았다고 전했다.
지난 21일 종영한 tvN 드라마 '이브'는 강윤겸(박병은 분)의 극단적 선택과 한판로(전국환 분)의 죽음, 한소라(유선 분)의 정신병동 행으로 매듭 지어졌다. 13년간 설계해온 친부모 복수를 끝마친 이라엘(서예지 분)은 부에노스아이레스로 홀로 떠났다. '이브'는 마지막회 시청률 4.5%(닐슨 코리아 제공, 전국 유료 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유선은 '이브'에서 남편 강윤겸(박병은 분)을 이라엘(서예지 분)에게 빼앗기는 한소라로 분해 열연했다. 극악무도한 아버지 한판로(전국환 분) 밑에서 자란 한소라에게 유일한 남자는 강윤겸이었다. 하지만 그와의 사랑에 실패, 이라엘을 향한 극단적인 분노에 휩싸인다. 마지막회에서 광기를 터트리며 이라엘을 납치했다. 한소라의 비참한 모습을 본 강윤겸은 함께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으나 그 자리에서 강윤겸만 사망했다. 한소라는 기억이 삭제된 후 정신병동에 입원되는 비참한 결말을 맞았다.
유선은 '이브'에 참여할 때 "후회와 아쉬움을 남기지 말자"라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역할을 해낼 수 있는 배우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서 죽을 둥 살 둥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남편으로부터 외조도 톡톡히 받았다며 고마워했다.
지난 25일 유선을 만났다.
<【N인터뷰】①에 이어>
-'이브'를 본 주변 반응은 어땠나.
▶</strong>남편이 유튜브에 올라오는 '이브' 한소라 다시보기 동영상을 올려줬다. 조회수가 80만, 90만으로 어마어마하게 높았고 댓글도 많이 달렸다. 남편이 이것 보라고 메신저로 보내줬다. 남편이 신나 하고 기분 좋아했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 드라마 반응을 폭넓게 체험했다.
-'이브'에서 한소라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 모든 악행을 저질렀다. 실제 남편이나 가족 반응은 어땠나.
▶아이가 아빠와 잠을 잔다. 저 혼자 쓰는 방이 있다. 식구들이 자러 가면 그 시간부터 대본을 봤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연기를 준비하는 시간이 자유롭지 않았다. 이번에는 '이브'와 연극도 겹쳐서 대본 보는 시간이 많아야 했다. 남편에게 도와달라고 했다. 그때부터 남편과 아이가 배려 모드로 전환했다. 저는 집에서 요리 빼고는 아무것도 안 했다. 아이도 놀아달라고 조르지 않아서 대본 보는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었다.
남편이 주말에 시댁으로 애를 데려가서 집을 비워줬다. 그 행동에는 '이렇게까지 하는데 잘해라'라는 의미가 담겨있다.(웃음) 심적 부담감이 있었고 고마운 마음에 더 잘해야지 했다. '이브'에서 많은 반응이 와서 저도 어깨가 펴졌다.
-매번 피치를 올리는 장면이 많았다. 촬영장 분위기는 어땠나.
▶배우, 스태프들도 끈끈한 가족애가 생겨서 이별이 아쉬웠다. 감독님도 배우 한명 한명과 직접 소통했다. 연기가 좋았으면 눈 마주치면서 너무 좋았다고 해주셨다. 그런 게 격려가 되고 힘이 됐다. 한소라 캐릭터를 잡을 때 감독님의 격려와 칭찬으로 확신을 가지고 할 수 있었다.
-상대 배우가 연기할 때도 감정을 100% 재현해줬다고.
▶그만큼 열심히 한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 카메라가 나를 찍을 때만이 아니라 상대방을 찍을 때도 맞춰주는 게 배우의 배려라고 생각한다. 눈물이 없고 대사만 쳐준다면 (상대 배우가 느끼는) 감정의 깊이가 다르다. 저도 상대방이 (감정없이) 연기했을 때 힘들었던 경험이 있어서 (상대의 연기에서도 감정을) 똑같이 맞춰주려고 한다.
-모든 순간에 감정을 끌어올리면 힘들 것 같다.
▶내 것을 찍었다고 안도하지 않고 감정을 이어가려고 하는 편이다.
-한소라가 남편 강윤겸에게 기회를 달라고 애원하기도 한다.
▶한소라 인생에서 남자는 강윤겸 밖에 없다. 한소라가 가장 먼저 접한 남성상은 아빠다. 아빠 한판로는 폭력적이고 다혈질이고 사람을 업신여기는 사람이다. 그에 반해 강윤겸은 너무 젠틀하고 따뜻하고. 감정 동요가 없다. 묵직하게 자신을 지키는 윤겸을 보면서 그 남자 옆이라면 안정감을 느꼈을 것이다. 조건을 만들어서 결혼을 했지만 내 남자가 된 순간에는 그의 사랑을 얻고 싶어서 발버둥 쳤다.
-자신의 남자를 뺏은 이라엘에 대한 분노도 있었을 것.
▶이라엘은 죽이고 싶게 미운 대상이다. 그 대상을 무조건 공격할 게 아니라 남편을 설득하고 회유하는 과정도 있었다. 그녀를 떨치고 자연스럽게 돌아오게 하는 방법도 있었다. 결국 내 남편의 마음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을 때 이 인물이 더 독해진 것 같다.
-한소라가 절정에 치닫는 장면에서 웃음 코드도 있었다. 애드리브가 많았나.
▶다 대본에 있었다. 높은 하이힐을 신고 전력질주를 하는 장면이 있었다. 반응이 빵 터질 줄은 몰랐다. 한소라는 이라엘과의 팽팽한 긴장감 전에는 웃음 코드가 있었다. 천진한 모습이 갑자기 튀어나온다. 이것을 좀 더 살리면 2부의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재미를 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감정소모가 큰 장면들이 많았다. 가장 절망적이고 분노한 장면은 무엇인가.
▶너무 순간순간이 절절했다. 이혼 통보를 전화로 받았을 때 가장 절망적이었다. 어떻게 붙잡으려고 이 상황까지 왔는데 결국 이혼하게 됐다. 모든 게 다 무너지는 상황이었다. 내가 초라하게 느껴졌다.
-필모그래피를 보면 끊임없이 도전했다. 이유나 원동력은 무엇인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 배우인지 몰랐다. 자기 옷 만나서 물 만난 듯이 노는 연기를 보여준 배우들이 있다. 저는 물 만난 듯 논 적이 없는 것 같다. 나에게 잘 맞는 옷은 뭘까. 어떤 역할까지 가능한지에 대해 끝없이 알 수 없는 모험을 떠나는 것 같다.
-한소라는 맞는 옷 같았나.
▶연기 슬럼프도 있었고 연기에 대한 갈증을 느낄 때 소라를 만났다. 6회까지 대본을 봤는데 그 안에서 감정이 컸다. 인물 감정이 슬픔부터 기쁨, 분노까지 감정이 다이내믹했다. 너무 설렜다. 나에게 잘 맞는 역할인가. 너무 막연한데 떨리고 설렜다. 내가 해낼 수 있다고 믿어준 감독님이 감사해서 어떻게 저를 생각하셨냐 물어봤다. (감독님께서) 그냥 제가 생각났다고 했다. 감독님이 저를 끝까지 고집하셨다. 저에게 가능성을 봐주셔서 감사했다. 보답하고 싶어서 더 열심히 했다.
ahneunjae9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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