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세' 양지원 "데뷔 20주년 앨범, 불안감 속 '명품' 위해 고민했죠" [N인터뷰]

7일 '더 타임머신' 발매
"앞만 보고 달려왔지만 이젠 내려놨어요"

가수 양지원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원조 트로트 신동'이 트로트와 함께한 인생을 음악으로 풀어냈다.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가수 양지원(28)이 20주년 기념 정규앨범 '더 타임 머신'(THE TIME MACHINE)을 지난 7일 발표한 것이다.

이번 앨범은 지난해 1월 '리프라이즈'(Reprise) 이후 1년 반 만에 내놓는 신보다. 특히 양지원은 타이틀곡 '고향집'을 비롯해 전 트랙을 직접 프로듀싱한 것은 물론, 앨범 작업 모든 과정에 심혈을 기울여 자신의 20주년에 의미를 더했다.

양지원은 어린 시절부터 트로트를 불러오며 '트로트 신동'으로 사랑받았다. 이후 일본에서 활동한 그는 다시 한국에 돌아와 오랜 공백기를 가졌고, 2020년 방송된 TV조선 '미스터트롯'에 다시금 얼굴을 내비치며 인기를 모았다. 특유의 음색과 미소로 매력을 펼쳤던 그는 올초 KBS 1TV '아침마당'의 '도전 꿈의 무대'에서 5연승을 기록하며 실력을 발휘했다.

'미스터트롯' 이후 한결 편안해졌다는 양지원은 최근 뉴스1 사옥에서 만나 20주년 기념 정규앨범을 내놓게 된 각오와 함께 "지난 20년을 앞만 보고 달려왔다면, 앞으로는 천천히 걷고 쉬면서 '양지원의 것'을 만들고 싶다"는 진심을 내비쳤다.

가수 양지원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데뷔 20주년 앨범을 소개해달라.

▶앨범명이 '더 타임머신'인 만큼, 양지원의 과거 현재 미래 모습을 다 담으려고 노력했다. 그 사이 오디션 프로그램에 같이 나왔던 동료들이 앨범을 발매할 때마다 이 경쟁 구도에서 밀리는 느낌을 받았다. 그럼에도 인내했다. 조급하게 하지 말고, 완벽하게 준비한 '명품'을 만들기 위해 고민했다. 사실 그러면서 불안하기도 했다. 이 판은 방송에 많이 노출되어야 살아남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계속 연습하고, 아이디어를 찾으면서 앨범을 준비해왔다.

-타이틀곡이 '고향집'인데 이 노래로 선정한 이유는.

▶앨범을 준비하면서 옛날에 내가 듣던 LP를 들었는데 귀가 포근하고 따뜻한 느낌을 받았다. 그 생각을 하면서 타이틀곡 후보로 400~500곡 정도를 받았는데, 고향에 관한 곡이 딱 하나 있었다. 마침 지난 몇 년간 코로나 때문에 고향에 가기 어려웠으니 괜찮지 않을까 생각이 들더라. 어른들의 향수도 자극하면서 양지원의 중저음이 잘 드러나는 곡을 발매하고 싶어서 '고향집'으로 선정하게 됐다. 그러면서 바로 뮤직비디오도 이런 느낌으로 구상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고향'의 느낌이 나는 곳인 제주도를 찾아가 밤을 새우면서 드라마 타이즈 형식으로 촬영해 곡 분위기를 살리려고 했다.

-앨범 발매는 1년 6개월 만인데, 어떻게 지냈나.

▶일단 홀로서기 한지 4년이 됐다. 특히 이번에 앨범을 준비하다 보니 전반적인 음원 유통과 앨범 작업 프로듀싱까지, 스스로 다 해야 하더라. 앨범이 나오면 직접 공장에 가서 검수까지 하는 상황이라, 낮에는 스케줄 다녀오고 밤에는 일하곤 했다. 당연히 지치기도 했지만 팬들의 응원에 다시 냉수 먹고 일하곤 했다.

가수 양지원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모든 부분을 전부 혼자 맡은 건데 힘들지는 않았나.

▶당연히 힘들었다. 사실 계획적인 편이라 나는 괜찮은데, 같이 일하는 분들이 많이 힘들어하기도 했다. 근데 이건 혼자, 노래만 잘해서 되는 게 아니지 않나. 덕도 쌓고, 주변 사람들 도움도 많이 받아야 하더라. 그래서 '내가 여기서 발버둥 치지 않으면 안 된다, 도와주시면 빛을 볼 것 같다'라고 솔직하게 얘기를 드렸고, 같이 열심히 해주셨다. 그렇게 해보니 시간이 조금 부족하다 뿐이지 할 만하더라. 이번에 프로듀싱까지 해보면서 프로듀서로서 길도 걸어야겠다는 생각도 했고, 더 나아가 앞으로 엔터테인먼트 CEO가 되고 싶다는 목표도 생겼다.

-앨범 프로듀싱도 직접 했다. 어떤 부분에 중점을 뒀는지 궁금하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대중성이었다. 아무리 돈을 투자하더라도 대중성과 멀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 작업했다. 너무 완벽한 음악은 오히려 부담감이 있는데, 적당히 듣기 편한 음악은 더 자주 듣게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 방향성으로 잡아서 양지원을 쉽게 생각할 수 있게 하고자 했다. 그래서 기술적으로도 최대한 귀가 편안한 음악을 만들고자 했다. 마스터링 작업할 때도 귀가 편한 음악에 집중해서 작업했다.

-타이틀 외에 애착이 가는 곡이 있다면.

▶앨범의 12번 트랙은 '위 아 더 챔피언'이라는 곡을 꼽고 싶다. 우리 팬들을 위한 응원가인데 직접 작곡, 작사, 편곡까지 혼자서 진행한 곡이다. 내가 무대 하기 전에 팬분들이 '트로트 천재 양지원 파이팅' 구호를 외치는데 거기서 영감을 얻었다. 팬분들을 위한 선물이다. 내가 지난 4년간 힘든 길을 걸어왔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는데, 그때마다 '우리 가수 성공한다'라고 믿고 기다려주신 팬분들이 있었다. 사실 그땐 정말 눈앞이 캄캄했는데… 인내하면서, 다시 이렇게 나오지 않았나. 그런 마음을 담아 팬클럽 응원가를 직접 만들게 됐다.

가수 양지원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20년 트로트 가수 인생을 되돌아본다면 어땠나.

▶20주년이지만, 노래를 쉰 적도 있었다. 생활고 때문이었다. 집에 빚이 불어나니까 노래를 부르고 사는 게 빛 좋은 개살구 같아서 다 포기하고 공장에도 들어가고, 캐셔, 과일 가게, 건설 현장 아르바이트 등을 해서 돈을 벌었다. 그런 와중에도 노래가 참 많이 생각났지만, 두려워서 쉽사리 돌아오지 못했다. 그런데 가족들과 한번 식사 자리가 생겼는데, 부모님이 내게 스스로 일어나서, 다시 노래를 하라고 하더라. 그때 정신 차리고 혼자서 다 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사실 부담감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래도 요즘은 편하게 생각하고, 내려놓으려고도 한다. 마음을 내려놓고 보니까 표정도 편안해지고 좋은 사람들도 많이 생기더라. 그 힘을 또 받아서 이렇게 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은 행복한가.

▶행복하다. 하하. 몸은 힘들지만 정신적으로는 정말 행복하다. 이런 기회가 주어지지도 못하고 포기하는 가수도 많지 않나. 그럴 때마다 정신이 번뜩 차려진다. 그래서 내가 잘 되면, 힘없고 여건이 안 되는 친구들을 직접 발탁해서 내가 길라잡이 역할을 해주고 싶고, 엔터테인먼트 CEO 역시 그 일환으로 생각한 것이다.

-앞으로 가수로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

▶20년 전, 처음 트로트를 시작했을 땐 아직 겉절이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알맞게 익은 김장 김치가 됐다. 앞으로 50년까지 음악을 계속하면 묵은지가 되지 않겠나. 특히 트로트는 서민들의 희로애락과 정과 한의 정서가 다 담겨있어서 정말 매력적이다. 앞으로 장기 레이스를 계속해서 달리면 분명 언젠간 내게 더 좋은 기회가 온다고 생각하고 나아가려고 한다. 대신 여태 20년은 앞만 보고 뛰어와서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이제는 멀리 돌아가기도 하고, 주변도 보고, 쉬었다가 가면서 서서히 나아가고 싶다. 그러다 보면 우연히 새로운 걸 발견하고 그걸 '양지원화' 시킬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이제는 바라지 말자고 생각한다. 사람이 무언가 바라게 되면 실망감도 크더라. 노래도 좋으면 사람들이 찾아서 들어줄 거라 생각한다.

가수 양지원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이번 앨범을 스스로 평가한다면.

▶편안하게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에, 1번 트랙부터 12번까지 천천히 들을 수 있는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감정을 만져주는 곡들이라 앨범 전체를 다 들으면 웃으면서 하루를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아직 '중상'(中上) 정도의 앨범이다. 지금부터 만족하면 발전을 못할 것 같아서 그 공간을 남겨두고 끊임없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생각이 크다.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만들고 개발하면서 어떻게 해야 좋은 음악을 할 수 있을지 더 고민하려고 한다.

-활동 계획은.

▶앨범 내고 전국투어 콘서트를 준비할 예정이다. 또 드라마에 캐스팅되어서 연기에 도전한다. 올해 악극 '불효자는 웁니다' 무대에 서면서 임하룡, 양금석, 임호 선배님께 지도를 받으면서 많이 배웠다. 그러다 공연을 보러 오신 감독님께 캐스팅 제안을 받아서 드라마까지 도전하게 됐다. 또 아리랑 TV에서 방송되는 트로트 관련 프로그램에서 MC를 맡았다. MC 역할도 해보니 나한테 잘 맞더라. 기회가 많이 주어지고 있는 만큼, 더 열심히 하고 싶다.

seung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