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호 "흥행 우선했던 과거, 이젠 인생 진면목 보고 살아야할 때" [N인터뷰]①

정준호/트리플 픽쳐스 ⓒ 뉴스1
정준호/트리플 픽쳐스 ⓒ 뉴스1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정준호가 저예산 영화 '어부바'에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정준호는 6일 온라인을 통해 진행한 영화 '어부바'(감독 최종학) 관련 화상 인터뷰에서 "오랜만에 메인 주연으로 스크린에 컴백했다"며 "상당히 설레고 떨리는 마음으로 시나리오를 봤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영화는 많은 사람들이 공동 작업으로 참여해서 완성작을 만드는 것이지만, 연기와 개연성, 전체적인 짜임새를 끌어가는 주인공으로서 마음이 무거웠고 책임감이 남달랐다"고도 고백했다.

'어부바' 출연 이유에 대해서는 "시나리오에 끌렸다"며 "아들이 9세인데 7세부터 TV나 매체를 통해 제가 영화배우라는 걸 알게 되면서 '아빠는 무슨 영화 찍었어?'라고 물어보길래, '아빠는 이런 영화를 찍었어'라며 유튜브를 보여주긴 했지만 '우리 같이 볼까' 할 수 있는 영화가 많진 않더라"고 회상했다. 이어 "출연했던 영화들이 자극적인 소재들도 많았고, 전쟁 영화 정도는 같이 볼 수 있었지만 메인 주연으로 나온 영화를 봤을 때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영화는 많진 않은 것 같더라"고 말했다.

또 정준호는 "그래서 '어부바'라는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이 영화다!' 했다"며 "제가 배우 생활을 오래 했지만 아버지가 되고 아들을 낳고 보니까 가슴 속에 아들하고 뭉클하게 나눌 수 있는 영화는 이런 영화라는 느낌을 받았다, 시나리오를 깊게 이해를 하고난 뒤에는 역할에 대해 많이 공감을 가졌던 것 같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준호는 최근 '어부바' 언론시사회 당시 배우 생활 25년간 흥행을 우선하기도 했었다는 고백을 전하기도 했었다. 이에 대해 정준호는 "아무래도 영화는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 만들다 보니까 주연배우로서는 영화가 흥행이 돼서 투자자 분들이 영화에 투자한 것에 대해 손해를 보시지 않고 좋은 결과를 가져갈 수 있게끔 하는 마음을 갖고 선택하게 되다 보니까 우선적으로 흥행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고백했다.

또 정준호는 "그렇다 보니 비슷한 장르의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했던 기억이 많다"며 "어쩌면 내가 잘하는 분야라 생각해서 조금 더 자신이 있다 보니까 시나리오를 파악하고 분석하는 게 안일해졌고 잘할 수 있는 것만 하는 쪽으로 치우치지 않았나 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어 "그게 영화를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을 안심시킬 수 있는 것 같았고, 정준호가 나와서 영화가 잘 됐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는 그런 마음이 앞선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정준호는 "그러다 보니까 코미디, 코미디 액션, 로맨틱 코미디로 장르가 치우치지 않았나 했다"며 "이번 작품도 흥행 책임감과 부담감은 물론 갖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제가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키우다 보니까 배우라는 직업을 갖고 가족들한테 한번은 우리 가족이 소중하다는 따뜻한 느낌을 갖고 영화를 볼 수 있는 소재의 영화를 해보고 싶었더라"고 밝혔다.

이어 "마침 '어부바'가 가족들의 얘기더라"며 "묵묵히 가정을 지키는 가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고, 때로는 무릎을 꿇고 자존심을 버려가며 가족을 위하는 가장, 형, 아버지의 모습이 결혼하며 살다 보니까 충분히 공감되더라, 나도 그럴 수 있겠다 생각하고 연기할 수 있어서 더욱 관심을 갖고 선택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정준호는 "저도 나이가 한살한살 먹어가고 50세가 넘고, 가정을 얻고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까 세상엔 1등과 2등이 다 정해져 있고 누구는 메이저, 또 다른 이는 마이너가 될 수 있지만 인생의 진면목을 바라보고 살아야 할 것 같더라"며 "세월이 지나면서 하나하나 내려놔야 하고, 그 환경에 적응해야 하고 그런 게 사실 나이 먹어가면서 생기는 것 같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관록도 생기고 마음이 깊어지고 배려심이 많아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편해지고 양보해야 하는데 이젠 우리도 후배들이 올라오고 저희들은 아름답게 맡은 역할에 충실하면서 스며들어야겠다는 철학을 갖고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정준호는 "수십억, 수백억 하는 메이저 영화를 찍다가, 영화가 잘 되는 인센티브로 출연료를 받는 방식으로 상부상조, 상생해서 만들어보자 했다"며 "어떤 영화든 메이저든 마이너든 간에 이제는 역할 크기에 따라서 출연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저희가 필요로 하는 영화 현장이라면 냉정하게 이 역할에 적합한지 판단해서 임하는 게 진정한 영화인이 아닌가 한다"고 털어놨다. 이어 "영화에 파묻힌 그 순간이 행복하니까 앞으로도 좋은 작품에 출연할 예정이고 '어부바'는 다른 어떤 작품보다 애정이 많이 가는 작품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어부바'는 늦둥이 아들과 철없는 동생 그리고 자신의 분신 어부바호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종범(정준호 분)의 찡하고 유쾌한 혈육 코미디 영화다. 정준호는 극 중 어부바호 선장 종범 역을 맡았다. 종범은 늦둥이 아들 노마와 철없는 동생 종훈, 그리고 어부바호를 지키기 위해 하루하루 고군분투하는 인물이다. 오는 11일 개봉.

aluemch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