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박민영 "바람 피운 전남친과 친구? 나라면 '손절'" [N인터뷰]②
극 중 진하경 역
- 윤효정 기자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배우 박민영이 또 한 번 '로코퀸'을 입증했다. 그는 지난 3일 종영한 JTBC 드라마 '기상청 사람들:사내연애 잔혹사'에서 기상청 총괄2팀 진하경 과장을 연기했다.
드라마의 부제처럼 사내연애의 잔혹함을 겪으며 한층 더 성장하고 더욱 더 성숙한 사랑을 찾아가는 인물. 일에 열정적이고 능력이 좋지만 서툰 점도 있는 하경은, 총괄2팀과 진짜 팀워크를 만들며 더욱 좋은 리더로 거듭난다. 동시에 사랑의 아픔을 겪고 움츠렸던 그는 이시우(송강 분)을 만나 서로의 빈틈을 메워주며 사랑을 이뤘다.
박민영은 믿고 보는 로코퀸다운 활약을 보여줬다. 프로페셔널한 면모와 함께 로맨스 케미스트리를 보여주며 작품의 매력을 한껏 살렸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로 히트작을 냈던 그는 '기상청 사람들'을 통해 또 한 번 흥행작을 만들었다.
박민영은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맑음'이었다면서도 태풍이나 사막을 겪던 날도 있었다고 했다. 그런 시간을 겪고 나서 다시 연기에 대한 열정과 진심을 오롯이 느끼는 지금 ,새로운 봄이 시작된 것 같다며 웃었다.
<【N인터뷰】①에 이어>
-진하경이 한기준(윤박 분)에게 할 말은 다 하더라. 박민영이라면 오랜 연인의 '바람'에 어떻게 행동할 건가.
▶나는 못 본다. '손절'한다. 그래서 그녀의 쿨함에 정말 놀라기도 하고 이상하기도 했다. 내가 구시대적인 사람인가? 싶기도 했다. 시원하게 일침을 가하는 신은 내가 이 작품을 하게 된 결정적인 신이기도 하다. '저 개XX야!' 대사를 해보고 싶은, 이 신을 꼭 보고 싶은 마음이었다. 99개 고구마가 있어도 이 1개 신으로 카타르시스를 줄 수 있다면 해보자 싶었다.
-한기준 역할이 엄청 얄미웠는데, 윤박과의 호흡은 어땠나.
▶(마음에서) 우러 나와서 때리게 되더라.(웃음) 헤어진 여자친구에게 칼럼 써달라고 하고 반반 내놓으라고 하지 않나. 본인이 잘못해놓고 사람이 어떻게 저럴 수 있지? 그게 화면을 뚫고 나오더라. 반반 제안할 때도 세게 맞은 느낌으로 어이가 없었다. 연기를 참 잘하는구나 느꼈다. 정말 얄미운 점을 순화시킨 것 같다. 배우간의 케미스트리는 좋았다. 리허설을 하면 현장의 모든 분들이 웃을 정도로 정말 좋은 배우다.
-현장에서 리드도 하고 배우들과 상의하면서 분위기를 만드는 모습들이 보이더라. 좋은 현장을 만드는 비결이 있나.
▶경험이나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각자 배역에서 자신이 1등이기 때문에 현장에서는 다 같이 의견을 나누는 거다. 내가 아는 부분을 감독님께 허심탄회하게 말씀드리고 소통하는 거다. 감독님이 장난스럽게 (내가 가면) '멜로 감독님 오신다' '여자 감성을 잘 아는 분이 오신다'고.(웃음) 제 의견을 많이 들어주셨다. 같은 신이어도 마음이 따뜻한 울림을 주는 게 좋지 않겠나. 송강씨와도 로맨스를 두고 많이 공유하면서 함께 만들어갔다.
-착장이 화제였는데, '김비서' 김미소와 '그녀의 사생활' 성덕미와의 차별점을 고민했나.
▶평범한 공무원을 보여주자는 생각으로 톤을 맞췄고, 활동성이 좋은 슈트로 했다. 직업 특성상 너무 노출이 많은 의상은 지양하되, 직책이 있다 보니 재킷이나 각이 살아 있는 슈트를 많이 입었다. '김비서'룩은 웹툰에 부합하는 블라우스와 스커트가 많았고 '그녀의 사생활'은 비비드한 슈트로 포인트를 줬다. 이번에는 '무채색'이다.
-일에 열정적이고 쿨한 하경인데 싱크로율은 어떤가.
▶(촬영할 때는) 하경과 비슷하다는 소리도 들었는데 지금은 '탈 하경'이다. 본체 박민영으로서 진하경을 보면 50% 정도다. 일할 때 열정적이고 진지한데 냉철한 면모가 비슷하다. 그런데 나는 그녀만큼 쿨하지 않고 사회성도 더 있는 편이다. 일단 연애관이 다른 건 타협이 안 된다.
-직장 생활이 리얼하게 담겼다. 하경의 힘든 상황 중에 가장 마음이 쓰인 장면이 있었나.
▶나는 정말 열심히 하고 정석대로 하는데 그게 통하지 않을 때, 그게 다른 팀원들에게 마음이 닿지 않을 때다. 처음에 총괄로서 입지가 안 좋을 때 마음이 쓰이더라. 사회성과 융통성이 부족함 때문에 사랑받지 못하는 이 친구의 외로움이, 그래서 책상밑에서 외로워하는 모습이 처량해보이기도 하고 마음이 쓰였다.
-하경은 고민하고 성장하는 총괄2팀 리더였는데 공감한 점이 있나. 이제 박민영도 현장에서 선배이자 중심 역할을 하는데 책임감을 느끼나.
▶언제부턴가 내가 맏언니 누나가 되어 있더라. 내가 그만큼 오래 하기도 했지만 내가 그만큼 이 친구들을 잘 이끌어 가야 하는 역할을 하게 됐구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됐다. 나는 평화로운 게 좋은 사람인데, 하경과 다른 점이 바로 그 점이다. 하경이는 FM 스타일의 사람이다. 만약에 내가 처음 주인공을 맡고 처음으로 현장의 중심이 된 그런 시기였다면 나도 (하경처럼) 이러지 않았을까? 생각하면서 내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도 됐다. 주변을 돌아볼 새도 없이 여유도 없이 내 역할만 딱 연기했던 적도 있어서 이런 어설픔도 이해가 됐다.
<【N인터뷰】③에 계속>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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