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사람들' 유라 "밉지만, '덜 미운' 유진 그리고 싶었다" [N인터뷰]①

가수 겸 배우 유라 / 어썸이엔티, JTBC '기상청사람들' 제공 ⓒ 뉴스1
가수 겸 배우 유라 / 어썸이엔티, JTBC '기상청사람들'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유라(30)는 걸스데이 활동에 이어 배우로 2막을 펼치고 있다. 그는 지난 3일 종영한 JTBC 주말드라마 '기상청 사람들'에서 기상청 출입기자 채유진을 연기하며 한층 더 성숙해진 모습으로 시청자와 만났다.

초반에는 진하경(박민영 분)에게 상처를 입히는 역할로 등장했지만 그게 채유진의 전부는 아니었다. 유라는 사내연애의 잔혹사를 경험하고 소용돌이 치는 감정, 결혼생활의 현실을 느끼고 겪는 좌절까지 다양한 감정을 그렸다.

걸스데이의 멤버로 밝고 유쾌한 매력을 보여줬던 그는 '기상청 사람들'을 통해 폭넓은 감정연기를 소화하며 배우로서 스펙트럼을 넓혔다. 자신과 닮은 듯 다른 유진을 통해 감정을 배우고, 또 '기상청 사람들'을 통해 소중한 작품을 만난 기쁨을 느꼈다는 유라의 이야기다.

-작품을 잘 마무리했는데.

▶저에게 정말 소중한 애착이 있는 드라마가 끝나서 정말 아쉽다. 많은 경험과 추억이 된 작품이어서 행복한 시간이었고 감독님께 정말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작품의 어떤 점 때문에 출연을 결정했나.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술술 읽혔고 '마라맛'과 설렘이 너무 매력있는 드라마여서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열심히 준비해서 오디션을 봤다. 함께 할 수 있어서 영광인 작품이었다.

가수 겸 배우 유라 / 어썸이엔티, JTBC '기상청사람들' 제공 ⓒ 뉴스1

-주변의 반응은 어땠나. 걸스데이 멤버들도 응원해줬는지.

▶속눈썹 해주는 선생님이 드라마 잘 보고 있다고 재미있다고 해주셨다.(웃음) 그래서 실감을 했고 넷플릭스나 채널에서 순위권에 있으니까 기분이 좋더라. 다 캡처를 해놨다. (멤버들은) 첫방송은 다 보고 재미있다고 연락을 줬다.

-기자 역할이었는데 어떻게 준비했나.

▶걸스데이 활동하면서 굉장히 많은 기자를 만나지 않나. 그런 바탕이 있었고 대본에 있는 기상청 용어를 생활용어처럼 써야 하니까 그 단어들과 친근해지려고 많이 읊었다. 스타일도 캐주얼하면서도 나름 스타일리시한 느낌을 주려고 했다. 유진이 점차 철도 들고 어른스러워진 느낌을 더하고 싶어서 말투나 표정의 변화도 신경을 썼다.

-'기상청 사람들' 내부 이야기가 자세히 그려졌는데 신기한 것이 있었나. 이작품을 한 이후에는 뉴스를 볼 때 기분이 다를 것 같다.

▶내가 지금까지 몰랐던 것들을 이번에 알게 됐다. 기상청도 실제로 가봤더니 정말 신기하더라. 내가 알지 못했던 일을 많이 해주시는구나 깨달았고 뉴스 일기예보를 보면 '수고가 많으십니다'라고 한다.(웃음) 쉽지 않은 일이다. 뉴스를 보면서 내적친밀감을 느꼈다. 아는 사람같고 동료인 것 같다. (예보가) 틀려도 '그럴 수 있지' 싶다.(웃음)

-유진 캐릭터를 위해 고민한 부분은 무엇인가.

▶미울 수 밖에 없는 캐릭터인데 덜 밉게 보이게 하기 위해 말투나 표정을 굉장히 많이 연구하고 신경을 썼다. 밉지만 안쓰러운? '에휴 그래도~' 이런 느낌으로.(웃음)

가수 겸 배우 유라 / 어썸이엔티, JTBC '기상청사람들' 제공 ⓒ 뉴스1

-비혼주의자 시우(송강 분)와 이별하고 기준(윤박 분)을 택하는데 유진은 왜 결혼에 집착한 걸까.

▶부모님의 이혼, 재혼 배경이 있다. 아빠같고 오빠같은 사람을 만나서 결혼한 건데 실제는 아니지 않았나. 대사 중에 유진이 '내 자리가 없다'라고 하는데 그래서 더 가족을 빨리 만들고 싶지 않았을까 싶다.

-드라마에는 워킹맘 이야기도 비중있게 나오고 일과 육아에 대한 고민도 있는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

▶나는 임신을 해도 움직이기 힘들지 않으면 일을 할 것 같다. 극중 '경단녀(경력 단절 여성) 된다'라는 말도 나오던데, 아이를 가진다고 일을 포기해야 하나, 같이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물론 시기에 따라 둘 다 하기 어려운 면도 있을 것 같다. 낳아봐야 제대로 알지 않을까.

-윤박이 촬영장에서 유라와 함께 '유진이는 왜 기준이를 좋아하는 걸까' 대화를 많이 나눴다고 하더라.

▶기준이는 서툴지 않나. 잘못 해놓고 사과는 빨리 한다. 그 와중에 노력은 하는 사람이다. 내 남편이고 애기 아빠가 될 사람이다. 노력하는 모습이 좋고, 책임감도 있는 것 같다.

가수 겸 배우 유라 / 어썸이엔티, JTBC '기상청사람들' 제공 ⓒ 뉴스1

-기준 때문에 유진이 힘들어 할 때가 많았는데, 제일 몰입한 장면이 있나.

▶하경이 따라다니는 장면은 정말 속이 터졌다. 열 받았던 것은 임신했다고 하니 '계획에 없던 일 아니야?'라고 반응한 것이었다. 그건 연기를 하기도 전에 대본을 보고 열받아서 박이오빠(윤박)에게 전화해서 화를 냈다. 글만 보고도 화나고 서운하더라.

-갈등이 많이 드러나다보니 감정적으로 힘들지 않았나.

▶유진이 돼서 감정을 느끼며 연기를 하니까 확실히 스트레스를 받고 화가 나더라. 계속 싸우는 장면이 나오니까 장면마다 다른 포인트를 잡아야 하는데 그걸 디테일하게 해보려고 노력했다. '꽁냥꽁냥' 신이 없어서 아쉽기는 한데 마지막회에는 소중한 '해피신'이 나온다.

-유진이 앞으로 어떻게 살았으면 하나.

▶제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고 기준이와 대화를 하고 언성 높이지 않고 차분하게 이야기를 하면서 살길 바란다.(웃음)

<【N인터뷰】②에 계속>

ich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