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시울 붉힌 한지민 "어둠에 있던 날 꺼내준 '해피뉴이어'" [N인터뷰](종합)

한지민/BH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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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배우 한지민이 지난해 개봉한 '조제' 이후 1년 만에 다시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극의 중심이자, 친구를 짝사랑하는 역할을 맡은 한지민은 "친구를 사랑하지만 망설였고, 결국 그 친구의 결혼까지 축하해줄 수밖에 없는 그런 면이 새로웠다"며 신작 '해피 뉴 이어'의 매력을 밝혔다.

30일 오전 영화 '해피 뉴 이어'(감독 곽재용) 주연을 맡은 한지민이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고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해피 뉴 이어'는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호텔 엠로스를 찾은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인연을 만들어가는 이야기로 한지민, 이동욱, 강하늘, 임윤아, 원진아, 이혜영, 정진영, 김영광, 서강준, 이광수, 고성희, 이진욱, 조준영, 원지안이 한자리에 모여 14인 14색 로맨스를 펼친다. '엽기적인 그녀' '클래식'의 곽재용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던 당시 개인적으로도 마음이 침체돼 있던 시기였다. 그러한 상황이 보통 영향을 많이 끼치기 마련이지 않나. 그래서 굉장히 자극적이고 큰 요소들이 들어가 있진 않지만 이렇게 무난하고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의 영화가, 만약 내년 이맘 때 즈음엔 코로나가 풀린다면 난 이런 영화를 찾고 싶을 거 같단 생각이 들었고, 관객들도 그렇지 않을까 싶어서 선택하게 됐다."

'해피 뉴 이어 '스틸컷 ⓒ 뉴스1

이렇듯 자극적인 요소가 없는 '해피 뉴 이어'에서 한지민은 호텔리어이자 15년 지기 친구 승효(김영광)를 짝사랑하는 소진으로 분했다. 소진은 극의 중심 인물로, 14명의 인물들을 연결하는 역할이기도 하다.

그는 "소진은 극중 다양한 캐릭터들이 연결해주는 역할이라, 매끄럽게 연결해주는 역할로 생각했다"라며 "다양한 배우들을 어떻게 보면 짧은 시간 안에 보여줘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편하진 않았지만 매끄럽게 보이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특히 짝사랑하고 있는 모습에 대해선 "얼마 안 된 사이의 짝사랑 감정이 아니라 15년된 친구라는 느낌 자체가 함께 하면서 편안함이 묻어나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그래서 편안한 친구 사이에서 다 같이 있지만 나의 모든 신경은 승효의 몸짓, 말투, 손짓 하나하나에 온통 신경을 쓰고있는 그런 느낌을 많이 생각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실 저도 초등학교 때부터 혼자 좋아했더라"며 "좋다는 얘기도 당연히 못하고, 혼자 쳐다보거나 어떠한 표현도 못하고 그랬는데 성인이 되어서도 혹시라도 거절 당할까 봐 그런다"라며 솔직하게 말했다.

전작들과 달라진 한지민의 모습도 눈에 띈다. 그는 "'미쓰백'과 '조제' 때 워낙 내추럴하게 나오지 않았냐"라며 "그래서 이 작품은 화장을 좀 하고 나오네 싶을 정도였다, 소진이 예쁘게 나오는 것도 선택의 이유 중 하나"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제가 나왔던 영화 중 가장 예쁘게 나왔고, 예쁘게 담아주시려고 노력하신 것 같아 감사하다"고 전했다.

한지민/BH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예쁘다는 반응과 연기 잘한다는 반응 중 어떤 것이 좋냐'고 묻자, 한지민은 "전 무조건 연기 잘한다는 칭찬이 좋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스갯소리로 영화에서 화장을 하고 나올 수 있다고 말은 했지만, 그래도 저는 아직 작품에서 캐릭터로 보이는 게 좋고, 준비 시간이 오래 안 걸리는 게 좋다"며 "소진은 머리 한올 한올 다 만져주셔서 이렇게 예쁘게 나온 것이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작품으로 인사드릴 땐 연기 잘했다는 이야기가 너무 좋고, 그게 저를 충족시켜 준다"고 밝혔다.

'해피 뉴 이어'에는 다양한 연령대와 계층의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가장 공감이 간 커플의 이야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한지민은 '황혼 로맨스'를 보여준 캐서린(이혜영)과 상규(정진영) 커플을 꼽았다.

"보통 사랑을 하면 30대에 짝을 만나고 결혼을 해야 하고 그런 느낌들이 있지 않나. 그런데 두 사람을 보면서 나이에 상관없이 사랑에 빠질 수 있구나 생각했다. 그 나이에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수 있을까 생각을 했는데, 그게 아름답고 설레게 다가올 수 있다고 느꼈다."

배우 강하늘이 맡은 '재용' 캐릭터도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처음 대본 읽을 때 재용이 마음에 들어서 내가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특히 윤아씨와 함께한 모닝콜 로맨스는 마음이 짠했다. 구석으로 몰리기 시작하면 극단의 상황까지 온 우주가 밀어넣는 것 같지 않나. 그때 필요한 건 거창한 게 아니라 누군가가 잠깐 목소리로 주는 웃음, 관심, 내가 얘기할 상대라는 걸 영화를 보면서 많이 느꼈고 와 닿았다."

한지민/BH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한지민은 '해피 뉴 이어'와 함께 올해를 마무리하는 소감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왜 눈물이 나지"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는 "요즘 제가 두 작품을 동시에 촬영을 하면서 연말이 가는 것도 잘 모르고 있었는데 갑자기 질문을 들으니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사실 작년에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올해 외할머니도 그렇고 가족들에게 안 좋은 일들이 있었다"라며 "그런데 '해피 뉴 이어'를 보면서 어린 시절 크리스마스가 떠올랐다, 사실 제가 생각하던 느낌의 연말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제가 작품을 열심히, 다양하게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단 생각이 든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한지민은 이번 작품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거듭 드러냈다. '올해 가장 잘한 일이 무엇이야'는 물음에 "'해피 뉴 이어'는 제가 깊게 생각을 안 했다"라며 "보통 선택할 때 생각이 많고 역할에 대한 중압감이 크고 무게감이 컸는데, 이 영화는 다양한 배우들이 나오니까 오히려 더 가볍고, 촬영장에 가면서 힐링 받을 수 있겠구나 생각하면서 작품을 택했는데 그게 가장 잘한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해피 뉴 이어'는 어둠에 있던 나를 꺼내준 작품"이라며 "당시 1년짜리 드라마에 들어갔는데 코로나로 인해, 혼자 되게 침체돼 있었다, 저란 사람 자체가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혼자 있는 스타일인데 그때 이 대본을 받고 나는 현장에 가서 연기를 하는 게 나를 치료해줄 수 있는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현장에 가서 감독님의 순수한 개그를 들으며 마냥 웃을 수 있었고 소진 캐릭터 자체가 상대적으로 밝은 느낌의 느낌들이 있어서 고마운 마음이 컸다"고 전했다.

한지민/BH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한지민은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비롯해 넷플릭스 예능 '백스피릿'에 출연하며 여러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대해 "아마 20대만 했어도 '미쓰백' 같은 작품은 선택 못했겠다 싶더라, 생각해보니 지금 못 보여준 모습들은 내년, 내후년엔 또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이란 생각이 들었다"라며 "그래서 나란 사람을 규정하고 단정 짓지 말아야겠다고 느꼈다, 사실 나는 변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사람은 당연히 변화를 하게 되고, 나쁜 변화만이 아니라면 되지 않나. 물론 그때마다 용기가 필요한 순간이 있지만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이제는 변화에 대해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지금의 제가 훨씬훨씬 좋은 게, 20대에는 소심하고 걱정도 많고 눈물도 훨씬 많고 우물 안에 살았는데 어느순간 보니 그때 힘들었겠구나 싶고, 안쓰러워서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이 드니까 그때의 내가 있어서 지금의 내가 존재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털어놨다.

한지민은 차기작 '욘더'와 '우리들의 블루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두 작품도 '해피 뉴 이어'와 비슷한 맥락이다.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 일상, 관계들을 다룬 이야기들인데, 제 마음 자체가 그런 이야기에 끌려서 선택을 하게 됐다. '우리들의 블루스'는 제주도에 사는 마을 사람들이 전부 주인공인 일상 이야기인데 저는 처음으로 해녀 역할을 맡아 부끄럽기도 하다. 그래도 이 드라마 안에서 제 다른 모습을 잘 표현해내려고 하고 있다. '욘더'는 미래 이야기인데 삶과 죽음에 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이야기다. 사랑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더 중요하지 않나. 제가 사람에 관심이 많은 시기인 것 같다."

'해피 뉴 이어'는 오는 29일 극장과 티빙에 동시 개봉했다.

seung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