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영 "공개 코미디, 사라질지언정 최선 다해 웃긴다" [코미디언을 만나다]②

개그맨 김두영/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코미디언을 만나다] 열아홉 번째 주인공은 김두영(40)이다. 김두영은 2006년 MBC 15기 공채 개그맨 출신으로 최근 들어 '슬랩스틱 코미디 1인자' '몸개그 톱티어'라는 수식어와 함께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동료 개그맨들인 허경환 박영진 김용명 강재준 이은형과 함께 출연한 JTBC '아는 형님'에서는 그의 시그니처와 같은 개그로 꼽히는 디스코팡팡, 산낙지 몸개그와 수영선수 패러디까지 다양한 개인기를 보여주며 빵빵 터지는 웃음을 선사해 주목받기도 했다.

"유망주 소리만 16년째"라고 스스로를 유쾌하게 소개하던 그는 "확실히 수면 위로 올라온 느낌이 든다"고 요즘 들어 관심을 받고 있는 소감을 밝혔다. 또한 최근 tvN '코미디 빅리그'에서 '현장 오디션' 코너로 올해 4쿼터 1위를 달리다 지난 19일 최종 우승이 확정된 후 소감에 대해서도 "받쳐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아프지만 받아들여야 했던 시기가 있었다"면서 "돋보이는 역할로 1위를 한 건 처음인데 공격수로 1위를 하니 또 색다르다"고 고백하며 기쁜 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김두영은 그간 많은 예능 PD들과 개그맨 동료들이 잠재력을 가장 높이 평가했던 개그맨이기도 했다. 우연찮게 오디션을 봤던 MBC 공채 개그맨 시험에 합격, 데뷔 16년차에 주목받게 됐지만 "흘러가는대로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거창하게 사명감을 갖고 공개 코미디를 하고 있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공개 코미디가 사라질지언정 매주 웃기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라는 말과 함께 "내게 코미디는 사랑"이라는, 애정이 담긴 말도 남겼다. 김두영을 만나 그의 개그에 대한 애정과 최근 화제의 인물이 된 소감 등에 대해 들어봤다.

개그맨 김두영/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코미디언을 만나다】김두영 편①에 이어>

-개그맨 데뷔는 어떻게 했나.

▶대학을 졸업하고 연극을 했다. 서울로 상경해서 혼자 사는데 너무 배가 고팠다. 도저히 이걸로 먹고 살 수 없을 것 같아서 '안 되겠다, 돈 되는 일을 하자' 해서 상업영화와 드라마 오디션을 다 봐야겠다 해서 오디션 리스트를 쫙 정리했었다. 도장깨기처럼 오디션을 보러가려고 했었는데 처음 갔던 오디션이 MBC 공채 개그맨 시험이었다. 처음 갔던 오디션에서 바로 합격하고 다른 오디션을 전부 안 보게 됐다. 정말 운이 좋았다. 그렇게 개그맨이 됐다.(웃음)

-누군가에게 웃음을 준다는 것이 쉽지 않다. 아이디어, 개인기 등 새로운 것을 선보여야 할 때 고충도 있었을 것 같다.

▶실컷 회의하고 고생해서 만든 코너가 무대에서 안 터졌을 때 그때는 매주 매 순간순간 회의를 느낀다. 난 개그맨으로서 자질이 없나 한다. 하지만 회차를 거듭하고 연차를 거듭할수록 아쉬워하고 후회하는 시간이 짧아지고 빨리 다음 것으로 넘어갈 수 있게 됐다. '이번에 못 웃기면 다음에 웃기면 되지' 하고 다잡는다. 후회하는 시간이 줄어든 게 노하우인 것 같고 그게 바로 연차가 쌓인 선배가 돼가는 것 같다. 물론 개그를 잘 하는 친구들은 무대에서 안 터지는 순간에도 뭐라도 만들어내고 내려오더라. 그게 애드리브인 것 같다. 그걸 잘하는 친구들이 있고 웃음을 끝까지 책임을 지고 내려오는 점은 나와 다른 것 같기도 하다.

-오랜 시간 활동해오면서 개그를 짤 때 가장 중시하는 점이 생긴 것이 있다면.

▶'연기를 대사 한 줄을 해도 힘을 실어서 해야겠다'는 것이다. 평소 그렇게 하려고 노력을 한다.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 개그가 말과 대사가 전달이 잘 안 돼서 (그 실수로) 웃음을 주는 개그다. 일주일 내내 열심히 연습한 게 방송에도 제대로 나가지 못하고 다른 부분으로 웃기고 넘어가는 경우도 있지만 저는 아무래도 그의 반대편인 것 같다.

-최근 들어 크게 주목받고, 코너도 흥행하는 등 개인적으로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 같다. 중요한 시기일 수도 있는데 현재로서 고민이 있다면.

▶저는 지금이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지 않는다. 그냥 흘러가는대로 하려고 한다. 만약 지금의 관심들이 잠깐의 관심일지라도 똑같은 자세로 연구하려 한다. 주변분들은 '더 잘 돼야지'라고 그렇게 얘기한다. '지금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고 하는데 그렇다고 갑자기 속도를 빨리 내려고 하면 안 되는 것 같다. 천천히 맞춰가면서 꾸준히 해온대로 하려고 한다.

-라디오에서 본인에 대해 최성민이 최근 2~3년 전과 다르게 많이 변화됐다고 하더라.

▶성민이가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엔 '킹 메이커'다. 그런 쪽으로 굉장히 특출난 능력을 갖고 있다. 동료의 포텐셜을 캐치를 잘 하고 잘 보일 수 있게 부각을 시켜준다. 실제로 같이 했던 모든 친구들이 예능이나 공개 코미디에서 다 잘 된다. 그렇다고 그 친구가 절 이렇게 만들어줬다는 게 아니라 그 친구의 도움과 조언이 크게 작용했다는 의미다. 성민이가 회의를 주도적으로 이끌다 보니까 그 대본을 소화해낸 친구들이 잘 됐다. 제게도 개인적인 조언을 많이 해줬다. 사실 어떻게 보면 잔소리다.(웃음) '형 그건 그렇게 하면 안 돼'라고 했을 때 처음엔 귀담아 듣지 않았다. '이건 내 스타일이고 너는 네길 가라' 했는데 그런데도 꾸준히 '형 진짜 나는 아까워서 그래, 이렇게 사는 게 아까워서 그래'라고 하더라. 한번은 제가 인풋이 있어야 아이디어를 내니까 영상을 보려고 휴대전화를 봤는데 '딴짓하지 말고 같이 하자'고 하더라. 서로 희의하는 방식이나 브레인스토밍 방식이 다르다 보니 성민이는 휴대전화 보지 말고 대화자고 하더라.(웃음) 그러다 '내가 잘 되는 방법은 뭐가 있니'라고 물었을 때 '형 혼자 하려고 하지마, 물어보고 대화하자'고 했다. 성민이의 그런 조언과 잔소리가 적립이 되다 보니 변화된 부분도 있다. 요즘에도 꾸준히 아이디어도 주고 푸시를 해줘서 고맙다.

개그맨 김두영/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개그맨 김두영/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MBC 공채 개그맨 출신이다. '코미디 빅리그'에서 활약 중이지만 다른 개그 프로그램들이 위기를 맞았던 순간이 안타까웠을 것 같다.

▶저는 거창하게 사명감을 갖고 공개 코미디를 하고 '코미디 빅리그'를 하는 건 아니다. 시대가 바뀌고 있고 흐름이 변하고 있다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공개 코미디가 여전히 남아있고, 그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우리들은 프로 의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공개 코미디가 사라질지언정 매주매주 새로운 걸 해온 것처럼 새로운 길을 찾고 있고 웃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별의별 짓을 다하고 있는 거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공개 코미디는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다만 비장하게 '내가 이런 개그를 준비하고 있고 공개 코미디는 절대 없어지면 안 돼'라는 그런 스탠스를 갖고 있는 순간 사람들은 우릴 동정하지 웃지 않는다. '우리 이거 밖에 없어요, 제발 봐주셔야 한다'는 스탠스이면 안 된다. 공개 코미디가 재밌으면 사람들은 본다. 작년에 트로트가 그렇게 인기가 있을 줄 몰랐던 것처럼, 공개 코미디의 부활도 언젠가 올것 같다는 그런 얘길 한다고 한다.

-최근에 방청을 다시 시작했는데. 관객과 소통 면에서 장점을 실감하나.

▶정말 너무 좋다. 관객분들이 처음 들어왔을 때 눈물 글썽거렸다. 현장에서 웃음 소리를 들으면서 코미디를 한다는 게 너무 좋더라. 코미디언들의 가장 좋은 피드백은 관객의 웃음이다. 아이디어를 짤 수 있는 기반이라고 해야 할까, 뭔가 보여줬을 때 웃으면 그 기억 때문에 다음 회의를 할 때 더 쉬워진다. 무대가 더 기대되고.

-올해 데뷔 16년 차인데, 개그를 계속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나.

▶설 수 있는 무대가 있어서 계속 서는 것 같다. 저한텐 기회가 계속 왔었다. 별다른 노력 없이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코미디 무대가 안 끊기고 계속 이어졌는데 나름 계속 찾아다니면서 한 것이기도 했다. 또 제작진 분들이 하는 프로그램마다 '두영이도 같이 하자' 해서 했었다. 저는 그렇게 주목받는 사람도 아니었지만 '저 친구는 유망주라고 시키면 잘할 것 같다'며 기회를 주셨었다.

-어떤 개그맨으로 기억되고 싶나.

▶저는 기억되지 않는 개그맨이었으면 좋겠다. 기억이란 과거형이지 않나. 저는 계속 보였으면 좋겠다. 기억으로 회자되기 보다 TV를 틀면 나오는 개그맨이고 싶다.

-김두영에게 코미디란.

▶정의를 내릴 수 없다. '사랑'이라는 단어를 정의내려보라고 하면 엄청 많은 생각이 떠오른다. 제가 코미디를 그렇게 생각하고 사랑하고 있는 것 같다. 정말 많은 생각이 떠오르는 것 같다. 코미디는 사랑이다.

aluemch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