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을 만나다] 김용명 "코미디도 계속 변화해야…다시 봄 올 것"①

편집자주 ...지상파에서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은 이미 실종됐다. 코로나19로 코미디언들의 행사나 공연 스케줄도 이전에 비해 현저히 줄었다. 웃음을 주는 코미디언들이 웃음을 잃은 상황이 됐다. 지금은 TV나 무대에서 많은 코미디언을 볼 수 없지만, 이들의 웃음에 대한 열정은 여전하다. 자신들은 힘들어도 대중이 웃으면 행복해하는 코미디언들을 <뉴스1>이 만나, 웃음 철학과 인생 이야기 등을 들어보고자 한다. [코미디언을 만나다]를 통해서다.

개그맨 김용명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케이블 채널 tvN의 '코미디빅리그'는 KBS 2TV '개그콘서트'가 폐지된 뒤 유일하게 공개 코미디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방송사 프로그램이다. 올해로 방송 10주년을 맞은 '코미디빅리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플랫폼 다변화로 인해 위기에 닥친 공개 코미디 시장을 헤쳐나가기 위해 최근 언택트 코미디와 유튜브로의 확장을 시도하며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코미디언을 만나다]의 열다섯 번째 주인공인 김용명(43)은 '코미디빅리그'의 맏형이다. 지난 2004년 SBS '웃찾사'로 데뷔해 2014년부터 '코미디빅리그'와 함께 해 온 김용명은 '코미디빅리그' 역사의 산 증인이기도 하다. 특히 언어유희를 기반으로 한 '용명왈' 코너와 억울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웃음을 안긴 '슈퍼스타 김용명' 코너, 우스꽝스러운 노래 개그의 시작인 '석포빌라 B 02호' 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지난 2019년까지 KBS 1TV '6시 내고향'에는 청년회장으로 출연해 '어르신들의 방탄소년단'(BTY)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러한 경험으로 개그맨 이후의 꿈으로 군수를 생각하고 있다는 김용명은 현재진행형의 개그 인생을 살고 있다. "너무 오래 개그를 하면 후배들이 올라오는 게 더디지 않겠냐"라는 속마음을 전했지만 뉴스1을 만난 김용명은 여전히 개그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다변화 되고 있는 코미디 시장 속에서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싶다는 김용명.어느새 데뷔 18년차 중견 개그맨이 된 그를 만나 코미디 인생과 공개 코미디의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개그맨 김용명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개그콘서트' 폐지 후 '코미디빅리그'가 유일하게 남은 방송사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 됐는데.

▶과거의 것들을 우리가 감성이라고 다시 소환하고 있지 않나, 사이클이 다시 돌아오고 시대 흐름만 잘 맞으면 공개 코미디의 붐은 다시 오게 돼 있다. 다른 플랫폼이라든가 그렇지 않으면 다른 형식으로라도 다시 돌아온다고 생각한다. 코미디도 계속 변화하면서 새로워진다고 생각하고 있다.

-최근 코미디의 판세도 많이 바뀌고 있지 않나.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다. 플랫폼도 되게 다변화 되고 있다. 지상파와 케이블도 있지만 지금은 유튜브도 뜨고 있다. 물론 (거기서 무엇을 하는 건) 본인의 몫이다. '개그콘서트'나 '웃찾사'가 없어질 당시에는 실의에 빠지고 산업 전반에 거쳐서 일을 처음부터 시작해야하는구나라는 생각도 했다. 지금은 유튜브 플랫폼이나 다양한 매개체가 생겨서 본인이 하고 싶었던 걸 조금만 펼쳐도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개그맨 후배들 보면 (유튜브에서) 성공하고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금은 사실 숏폼도 무수히 많다. 그런 쪽에 힘을 줘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하고 있는 것에서 최선을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그맨 김용명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코미디빅리그'도 언택트 방식, 유튜브용 코너 등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데.

</strong>▶지금 코미디와 옛날 코미디가 다르다. 지금은 소위 예능 개그라고 한다. 개그가 단순히 대본에 국한되면 요즘은 흐름이 굉장히 빠르기 때문에 젊은 사람들은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다 읽어버린다. 그래서 거기서 보이지 않는 애드리브라든가 색깔을 표출해줘야 보는 사람들도 새로운 맛을 찾을 수 있다. 그래서 '코미디빅리그'도 계속 다변화되어야 한다. 콩트에 국한되다가는 다른 방편으로 나오는 개그맨들에게 밀리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PD님도 새로운 방식을 계속 시도하려고 하는 것 같다.

-개그 아이디어를 짤 때 어떤 걸 중시하는 편인가.

▶제일 중요한 건 시대의 흐름을 읽어야 한다. 지금 흐름은 메타버스다. 그런 쪽으로 해서 아이디어를 짠다든가 아니면 숏폼을 해서 짠다거나 하는 거다. 시대의 추세를 읽어야 한다. 그런데 간혹 너무 추세에 맞게 개그를 짜면 (보는 사람이) 못 따라올 수도 잇다. 그래서 코너의 균형을 잘 맞춰야 한다. 저희도 아이디어를 짜면서 어떻게 하면 새로운 걸 짤 수 있을까 고민한다. 그런 공간이 또 유튜브라는 공간이다. 거기서 내가 할 수 있는 걸 보여줄 수 있는 거다. 시청자들은 나를 구독하고 보는 거고, 콘텐츠를 양산하는 거다.

개그맨 김용명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코미디빅리그'는 경쟁 시스템인데 1등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크지 않나.

▶없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나도 1등 해보고 싶다고 너무 힘주게 되면 연기라든가 내용이 과하게 되더라. 너무 과하게 되면 거부감이 생기더라. 그래서 최대한 연기라든가 과한 내용이나 대사를 늦춰서 한다. 다만 저도 욕심이라는 게 있다. 예전에 '부모님이 누구니'라는 코너가 있었는데 그것도 세 명이서 합이 맞아서 1등도 했다. 그런 것처럼 욕심이 있다.

-1등 상금을 가져가면 어떻게 하나.

▶출연료를 떼고 보내주면 저는 결혼을 했기 때문에 와이프가 관리를 한다. 와이프와 세 가족이 나눠서 오손도손 쓴다.(웃음) 갖고 잇으면 좋기는 좋다. 하지만 많이 벌면 그만큼 5월에 종합소득세 많이 낸다.

-본인에게 '코미디빅리그'는 어떤 프로그램인가.

▶제2의 개그의 판을 바꾼 곳이다. 또 제가 '웃찾사'에서 개그를 처음 했다면 여기는 제2의 제 인생을 시작한 하나의 판로였다. '코미디빅리그'에서 '용명왈'로 시작해서 지금까지 무수히 많은 코너를 했지만 여기는 (흐름이) 빠르다. 또 '웃찾사'는 공중파라서 제재가 많았지만 여기는 조금 더 완화가 됐다. 표현할 수 있는 게 다채로워서 웃음의 포인트라든가 시청자들이 바라보는 포인트들에 잘 녹아들어가지 않았나 생각한다.

<【코미디언을 만나다】 김용명 편 ②에 계속>

taeh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