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무2' PD "'평생 한이 풀렸다' 사건 당사자들의 연락 뿌듯" [N인터뷰]②
- 윤효정 기자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그날' 이야기. '그날'은 역사를 뒤흔든 날이기도 하고, 누군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날이거나 세상의 편견을 바로잡은 날이기도 했다. SBS 교양프로그램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는 누군가는 기억해야 할 그날에 대해 말한다.
지난해 파일럿 방송 이후 9월 시작한 시즌1에 이어 올해 3월 시즌2로 이어졌다. 교과서 속의, 뉴스 화면 속의 딱딱한 사건은 '꼬꼬무' 속에서 이야기로 재가공된다. '12·12 사태' '1·21 사태'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필리핀연쇄납치사건' 등 세상에 널리 알려진 혹은 알려지지 않은 사건들의 그날의 이야기를 담았다.
사건을 단순히 나열하는데 그치지 않고, 사건을 둘러싼 사회의 흐름과 사람의 시선을 들여다보는 것, 사건의 참상과 흥미만을 좇지 않는 것. '꼬꼬무' 유혜승PD와 만나 '꼬꼬무'만의 원칙과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N인터뷰】①에 이어>
-'꼬꼬무' 방송 이후 고(故) 정원섭 사건에 대한 국민청원, '동반자살' 표현을 쓰지 말자는 움직임 등 시청자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감사하다는 말 밖에 드릴 수가 없다. 우리는 '그날 이런 일이 있었다'고 공유하고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요?'라며 대화의 장을 만들고 싶었다. 시청자분들의 반응을 보며 진정한 소통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방송이 원래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매체 아닌가, 하지만 피드백을 받으면서 소통이 되더라. 개인적으로는 신기한 경험이었다. '꼬꼬무'가 다룬 사건이 또 언젠가는 잊힐 수도 있지만, 그때 다시 이런 사건이 있었다며 기억할 수 있길 바란다. 그 과정에서 우리 프로그램이 어느 정도는 의미를 가지고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
-'꼬꼬무'를 연출하면서 제일 뿌듯한 순간은 언제인가.
▶(시청자들의) 피드백을 받을 때와 우리 프로그램에 나와주셨던 증언자분들이나 사건의 당사자분들의 연락을 받을 때다. YH 사건을 연출했는데, 당시 여공이었던 분이 '평생 맺힌 한이 풀렸다'면서 연락을 주셨다. '공순이'에 대한 세상의 시선, YH 사건을 인지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마음이 무거우셨는지, '꼬꼬무' 방송 이후 치유가 됐다고 하시더라. 또 '12·12 사태'의 김오랑 중령의 가족이 방송 이후에 난 화분 사진을 찍어서 '우리집 화분 난에 꽃이 피었네요'라고 연락을 주셨다. 난은 꽃이 나기 어렵다고 하더라. 많은 감정이 담긴 연락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피드백을 보며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한다.
-'YH 사건' 편에서 기억에 남는 점이 있다면.
▶YH 사건의 경우, 이 힘겨운 기억을 긍정의 방향과 자부심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사실 나 역시 막연하게 안타깝게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당시 증언자분들을 인터뷰하는데 그런 느낌이 아닌 거다. 당당했고 멋졌고 '그때의 나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는 분들이었다. 선입견이 깨졌다. 이걸 긍정의 역사로 기록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며 연출했다.
-사건, 범죄를 다루는 프로그램이 많아졌다. '꼬꼬무같은' 프로그램으로 불리기도 한다.
▶트렌드를 만들었다는 의미같아서 좋은 마음이다. 잘 되고 있다는 뜻이니 검증을 받은 느낌이기도 하다. '꼬꼬무'의 경우 콘셉트가 너무 명확해서 아예 똑같이 연출하기는 어렵지만, 비슷한 스타일이 많아지기는 한 것 같다. 나는 새로운 방송 트렌드를 열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장트리오는 어떤 과정을 거쳐서 프로그램을 준비하나.
▶대본은 1~2주 전에 전달한다. 이 분들이 스스로 대본을 공부하고 머리 속에 내용을 담는 시간을 갖는다. 노력과 시간이 드는 과정이다. 우리는 시청자의 시선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장트리오도 보통의 관점을 가진 분들이다. 이분들이 자기 이야기로 받아들이면서 자기 색깔이 나오는데, 관점과 사고의 차이가 나오고 뉘앙스가 달라지기도 한다.
-이야기 친구(게스트)는 어떻게 섭외하나.
▶우리 프로그램에서 정말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꼬꼬무' 자체가 소통을 바탕으로 하는 프로그램인만큼, 이들의 리액션이 없으면 안된다. 우리 프로그램의 숨은 공신이다. 이들의 감정, 반응이 모두 다르다. 하나의 이야기를 듣고 다른 감상이 나오는 게 우리 프로그램다운 모습이다.
-시즌2 이후는 어떤가. 다음 시즌도 생각하고 있을텐데.
▶시즌2에서는 과감한 시도를 해보고 싶었고, 다음에도 그런 노력은 계속 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바라는 것은, 지금 '핫'한 프로그램으로 꼽히기는 하지만 계속 하다 보면 시들시들해지는 때도 있을 거다. 그럼에도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날이 너무나 많으니,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면 좋지 않을까 싶다. 나 역시 이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새롭게 알게 된 것이 정말 많았다. 이 프로그램이 오래 유지됐으면 좋겠다.
-어떤 프로그램으로 기억되고 싶나.
▶'꼬꼬무'는 내가 한 번은 생각해야 하는 것들을 일러주는 친구라고 해야 할까, 그런 느낌이다. 나만 해도 그렇다. 먹고 살기 바빠 '생각'하면서 살기가 쉽지 않다. 그럴 때 옆에서 '바빠도 이런 것은 한 번 생각해보면 좋지 않을까?' 말하는 친구가 있다. ('꼬꼬무'가) 그렇게 옆에서 생각할 것들을 말해주는 친구였으면 좋겠다. 그 친구와 절교하지 않고 (웃음) 함께 가보자는 거다.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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