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광수 감독 "여전히 성소수자 차별 심하지만…밝은 면 보여주고파" [N인터뷰]①
- 고승아 기자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김조광수 감독이 신작에서 밝고 명량한 90년대생들의 이야기를 연출한 이유를 밝혔다.
9일 오전 영화 '메이드 인 루프탑'을 연출한 김조광수 감독의 화상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날 김조광수 감독은 오랜만에 연출작을 선보이는 것에 대해 "제가 8년만에 연출을 했는데, 주로 저를 감독이라고 많이 부르더라"며 "근데 감독이란 얘기를 들을 때 쑥스러웠다, 영화도 못 찍고 있는데 영화 한 편 찍었다고 감독이라고 불리는 게 합당한 지 생각했는데 이번에 영화를 찍어서 설레는 마음이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동안 영화를 찍기 위해 준비를 많이 했는데 투자가 안 되거나 그래서 못 찍었다. 그래도 영화 감독이 영화를 계속 찍어야 연출력도 떨어지지 않고 늘지 않나. 아쉬운 마음을 갖고 있었다"라며 "그런데 이번에 감독이라는 정체성을 제가 엄청 좋아하는구나, 감독을 할 때 엄청 행복해 하는구나 느꼈다, 첫 장편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이 독립영화라 상업영화를 계속 준비하다가 못 찍었지만 이번에 독립영화로 하게 됐다. 앞으론 계속 꾸준히 찍어야겠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메이드 인 루프탑'에서는 90년대생들의 게이 이야기를 다룬다. 이를 다루게 된 이유에 대해 "제가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을 찍고 나서 제 영화를 좋아했던 90년대생 게이들이 자기 얘기도 영화를 찍어달라고 하더라"며 "주로 비련의 얘기였는데, 그 중에서 조금 주목 했던 건 다른 세대와 달리 90년대생 게이들이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이전 세대는 30대가 되어도 여전히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하고 그게 삶을 짓눌러 왔는데 이른바 90년대생 게이들은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거의 10대 때 정리하고 20대 때 되면 정체성으로 인생을 짓누르는 사람들이 아니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게 확실히 이전 세대와 큰 차이라 생각했고 그게 영화적으로 잘 표현이 된다면 한국의 많은 퀴어 영화들이 정체성 고민 때문에 삶이 너무 무거워지는, 그렇기 때문에 영화 자체가 무거워지는 게 많았는데 그것과는 다른 특징을 보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저는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해서 퀴어이지만 로맨틱코미디로 사랑의 판타지를 표현하고 싶었다. 하지만 사실 퀴어들의 삶이 녹록지 않으니까 어려웠는데 90년대생이라면 밝고 명량한 로맨틱코미디를 할 수 있겠다 싶었다"고 밝혔다.
또한 어둡지 않은 밝고 명량한 퀴어 영화를 연출한 것에 "제가 워낙 어릴 때부터 로코를 좋아했다. 자기가 좋아하는 영화를 주로 만들게 되는 것 같다. 주로 모든 감독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방향으로 가듯, 저도 그렇다"며 "제 영화가 외국 영화제나 외국에 판매가 되어서 개봉할 때 외국 관객들이 좋아해주신 이유 중 하나가 대한민국이 퀴어에 대해서 굉장히 차별이 심하고 이 성소수자들이 굉장히 살기 어려운 나라로만 생각했는데 당신 영화만 보면 꼭 그런 것 같지 않아서 색다르다고 해주시더라"고 했다.
감독은 이어 "사실 저는 여전히 대한민국이 차별이 심하고 살아가기 힘들다고 생각하지만 또 일년 내내 울고만 있는 게 아니지 않나, 그게 현실이니까 가능하면 제 영화에서는 그런 밝은 면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리고 이성애 사랑 영화도, 사랑이 해피엔딩이 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데 어쨌든 영화에서는 대부분 해피엔딩이다. 특히 사랑 영화는 나름의 판타지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제가 만든 영화는 그렇기 때문에 판타지적인 요소들이 잘 녹아있는 영화를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는 23일 개봉하는 '메이드 인 루프탑'은 이별 1일 차 하늘(이홍내 분)과 썸 1일 차 봉식(정휘 분)이 별다를 것 없지만 각자의 방식대로 쿨하고, 힙하게 밀당 연애를 시작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린 하이텐션 서머 로맨스다.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을 연출한 김조광수 감독이 8년 만에 직접 메가폰을 잡아 두 번째 장편 영화 연출을 선보인다. '자이언트 펭TV' 메인 작가 겸 배우인 염문경이 각본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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