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인터뷰]① '모범택시' 김의성 "착한 역할 아무도 안 믿더라…끝까지 의심"
- 윤효정 기자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착한 역이라는데, 아무도 안 믿더라고요. 하하."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에 등장한 무지개운수의 택시는 법의 사각지대에 있거나 억울한 피해를 입은 이들을 위한 사적복수를 대행해주는 특별한 택시다.
실제 사건을 연상하게 하는 여러 에피소드들이 등장했지만, 답답한 현실과 달리 '모범택시'의 복수는 성공적이었다. 다크히어로들이 모여 만드는 짜임새 좋은 시나리오는 짜릿했고, 파괴력 강한 복수가 준 카타르시스는 통쾌했다.
김의성은 무지개운수와 파랑새재단의 대표인 장성철 역을 맡아 사적 복수 대행 작전을 이끌며 악을 처단하는 한편 피해자와 그 가족을 보살피는 다면적인 연기를 통해 중심 서사를 이끌어왔다. 또 범죄의 실체를 날카롭게 짚어내며 피해자에게 불합리한 현실을 꼬집는 대사들로 시청자들에게 속 시원한 대리만족을 선사했다.
1987년 연극무대를 통해 연기를 시작해 굵직한 작품과 캐릭터를 남긴 김의성. 최근에 출연한 영화 '부산행' 드라마 '미스터션샤인'에서 보여준 악역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어 '모범택시'에서는 탄탄한 연기력으로 극의 긴장감과 몰입도를 고조시키며 극의 깊이를 더했다.
지난 27일 '모범택시' 종영을 앞두고 만난 김의성은 강렬한 악역 이미지 때문에 끝까지 악역으로 의심받았다며 웃었다. 그는 '모범택시'가 대중이 그간 느껴왔던 법과 공권력에 대한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해주는 드라마였다면서, 작품에 참여한 소감을 밝혔다.
-장성철이 선역인지 끝까지 의심하는 반응이 많았다.
▶착하다는데 아무도 안 믿는다. (웃음) 극의 흐름에서 살짝 벗어난 긴장감과 재 미요소이니 재미있다. 장대표라는 캐릭터가 긴장감을 유지해주는 게 좋은데 너무 무해하게 생긴 사람보다 (나처럼) 문제가 있을 것 같은 사람이 하니 긴장감 유발에 도움을 주면 좋지 않을까 싶다.
-불신의 원인이 뭐라고 생각하나. 전작들에서 악역의 임팩트가 커서 그런 것 같다.
▶아무래도 '부산행'이 컸을 것이고 '미스터션샤인'에서 못을 박은 게 아닐까 싶다.
-악역 이미지가 강한 본인에게 이 역할이 들어온 이유가 뭐라고 생각했나. 의아하지 않았나.
▶그런 생각할 여지가 없었다. 기획을 보고 딱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기획이라면 시청자들이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시의적절하다고 봤다. 지난해 가을 즈음에 소속사 식구들과 차기작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법을 벗어난 징벌을 하는 내용의 드라마가 있으면 너무 재미있을 것 같다고 했는데 그날 딱 '모범택시' 대본을 받았다. '이게 뭐지?' 싶었다.
-사적복수에 대해 평소에는 어떻게 생각했나.
▶예를 들면 음주운전해서 사람이 죽었는데 벌금을 내고 그런 처벌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실제가 어떻든간에 대중은 법이 공평하다고 느껴지지 않는 일이 많다. 어떤 사람에게는 이렇게 적용하고 어떤 사람에게는 저렇게 적용하고, 법이 너무 무른 것 아닌가 싶은 거다. (심정적으로는) 10년, 20년 징역을 살아야지 싶은데 결과는 3년이 나오기도 하고, (법 적용에) 빈틈이 많다고 보는 세태 아닌가. 이런 이야기가 당연히 쾌감을 줄 수 밖에 없는 기획이라고 생각했다. 실제 대중이 느끼는 법, 공권력에 대한 아쉬움을 해소시켜주지 않았나 싶다.
-평소에도 예민한 사회 현안, 국제 이슈에도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름이 알려진 사람이 그렇게 하기 쉽지 않다.
▶누구나 사회현상에 대해 자기 목소리를 내고 불의를 보면 안 된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배우이든, 가수이든 누구나 다같이 그런 소리를 내고 토론을 하면 (사회가) 건강해지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모습에 공격을 받기도 하는데, 크게 스트레스를 받는 편은 아니다. 다만 나는 맞다고 생각했는데 틀릴 수도 있고, 다른 누군가에게 큰 상처나 불편함을 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건 계속 열심히 시도하고 싶지만, 올바른 생각이라고 하더라도 표현이 너무 과한 것은 조심하려고 한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 가운데 만난 '모범택시'는 연기하는 본인도 쾌감을 느꼈을 것 같다.
▶재미있었다. 작품 구조가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본 다음에 그 사연의 답답함을 해결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연상되는 사건들이 있을 때 시청자들에게 더 쾌감을 주는 것 같달까. 감독님이 시사고발 프로그램 프로듀서 출신인데 (시청자들은) 연출 방식의 디테일도 신선하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장성철 캐릭터에서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이중성이다. 행동에 어두운 부분이 없고 밝은 모습만 있다면 '출동해' '잘했어' 이거 아닌가. 그러면 나는 편하게 연기할 수는 있겠지만 재미있는 건 아니잖나. 이중성을 보여주고 싶었고, 그 점이 캐릭터로서 배우로서 동기부여가 되니 즐거운 작업을 할 수 있었다.
<【N인터뷰】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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