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인터뷰]② '철인왕후' 나인우 "신혜선이 시킨 '깨물 하트', 반응 좋아 뿌듯"
- 정유진 기자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로맨티스트인 빌런. 일명 '서브 남주'라고 부르는 드라마 속 남성 캐릭터들이 갖고 있는 일반적인 성향이다. 14일 종영한 tvN '철인왕후'(연출 윤성식 장양호 극본 박계옥 최아일)에도 미워할 수 없는, 로맨틱한 빌런이 있었다. 극 중 소용(신혜선 분)을 뜨겁게 사랑해온 남자 김병인이다. 정작 김병인을 연기한 배우 나인우(27)는 평생 짝사랑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는 다소 의외의 답을 내놓았지만, 목숨까지 버린 김병인의 사랑만큼은 시청자들을 감복시킬 만큼 진실했다.
드라마에서 애절한 짝사랑과 반역의 무게를 동시에 감당해 온 나인우는 최근 촬영이 모두 끝나고 나서야 '철인왕후'를 보기 시작했다고 했다. 촬영 중 작품을 보면 오히려 집중을 깨트려 연기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돌 회사로 유명한 큐브 엔터테인먼트의 1호 배우인 그는 아이돌 같은 외모와 이를 뛰어넘는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드라마를 빛냈다. 학창시절 길거리 캐스팅으로 연예계에 입문한 후 오랜 연습생 생활을 거쳐 끝내 배우라는 목표를 성취한 나인우. 그는 잔뜩 힘을 주지도, 그렇다고 너무 느슨하게 느껴지지도 않을 속도로 자신의 길을 가고 있다. 솔직하고 엉뚱한 매력을 갖춘 '루키' 나인우를 뉴스1이 만나봤다.
<【N인터뷰】①에 이어>
-인스타그램에 '철인왕후' 촬영장에서 찍은 사진들이 꽤 있더라.
-내가 하고 있으면 주변에서 알아서 찍어주는 경우가 많다. 게시물 중에 하트를 이렇게 깨무는 게 있다. 나는 전혀 뭔지 몰랐다, 신혜선 누나가 한명씩 가르쳐주고 찍어줬다. 신혜선씨 인스타그램에 풀버전이 있다. 조회수가 높더라. 나는 뭔지 모르고 누나가 시키니까 했고, 아무렇게나 한 건데 그게 반응이 좋아서 뿌듯했던 기억이 난다.
-촬영장 분위기가 좋았나보다.
▶내 캐릭터는 여러 군데를 돌아다니는 캐릭터여서 또래도 많이 만났지만 선배님들도 많이 만났다. 선배님들도 되게 편하게 연기할 수 있는 현장을 만들어주신다. 농담도 하시고, 그래서 원래 자신감이 많이 없는데, 선배님들이 그렇게 해주시니까 자신감 있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만큼 현장이 좋았다.
-김정현, 신혜선과 같이 연기할 때는 어땠나.
▶그냥 계속 처음부터 분위기가 좋았다. 촬영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아무래도 나는 형하고 누나를 TV에서 많이 봐서 친숙한데, 형, 누나는 그게 아니니까 (어색한 게 있었다.) 나는 막 다가가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형, 누나가 처음에는 조금 당황했는데 같이 촬영하면서 서로에 대한 오해도 풀었고 '솔직하게 그건 좋았어요' 하면서 서로 숨김없이 이야기하고 친해졌다. 그 덕분에 촬영에 들어갔을 때 책임감 있게 역할에 임할 수 있었고, 서로를 믿고 의지하면서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케미스트리가 잘 나온 것 같다.
-어떤 오해를 풀었다는 말인가.
▶내가 다가갔을 때 사람들이 하는 오해 같은 게 있다. 굳이 얘기 안 해도 생길 수 있는 암묵적인 오해랄까. 일상생활에서도 많이 겪는다. 처음에 너무 편안하게 다가가는 게 있는데 나중에 '누나, 형 내가 이렇게 해서 미안해' 하고 말했다. 그랬더니 두 사람이 '전혀 아니다, 그렇게 생각했었느냐'고 말해줬다. 단지 자신들은 조금 시간이 걸리는 편인데 훅 들어와서 당황했었다고 하더라.(웃음)
-김정현과 신혜선, 둘 중에 누구와 더 호흡이 잘 맞았나.
▶내가 두 명한테 다 동생이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내가 왜 계속 분위기가 좋았다고 하느냐면, 두 사람 모두 동생을 대하듯이 너무 잘 챙겨줬다. 그래서 누가 호흡이 좋다, 이렇게 정할 수 없다. 두 명 다 너무 성격도 시원시원 하고, 솔직하고 잘 챙겨주는 성격이었기 때문에 고를 수가 없다.
-드라마에 김태우나 배종옥 등 대선배 연기자들도 많이 등장한다. 같이 촬영할 때 긴장하지는 않았나.
▶처음에는 엄청 긴장하고 촬영에 임했는데 내 선입견이었나 보다. 선배님들이 굉장히 편하게 해주시고, 분위기 자체를 연기를 할 수 있게 만들어 주신다. 긴장을 풀도록 조언도 많이 해주시고. 배종옥 선배는 계속 밥 먹자고 하셨는데 코로나19 때문에 결국 못 먹었다. 촬영 스케줄도 안 맞고 해서 결국 밥을 못 먹었다.
-그 선배 연기자들에게 배우로서 배울만한 것들이 있었다면.
▶일단 에너지가 다르시다. 굉장히 여유가 있으시고 집중도도 아무래도 경력도 많으시고, 대선배다 보니까 확 집중하실 때는 나도 모르게 집중하게 되고 그런 힘이 있더라. 그걸 좀 본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송 기간에 촬영을 했겠지만, 혹 촬영을 하지 않을 때는 '철인왕후' 본방사수를 했나.
▶촬영이 다 끝나고 나서는 본방사수를 했다. 찍을 때는 웬만하면 안 보려고 했다. 나는 얽매이는 스타일이라서 거기에 빠질까봐 일부러 안 보고 연기에만 집중한 부분이 있다. 끝나고 봤더니 굉장히 재밌더라. 드라마가 너무 재밌고 각자 자기 위치에서 노력한 모습들이 잘 보여서 좋았다.
-병인을 떠나보내면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병인이 역할을 하면서 계속 들은 생각인데 병인이는 잠을 안 잔다. 대본상으로 그렇다. 되게 뭔가를 열심히 한다. 그 무언가 안에 소용이에 대한 마음이 있다. 그걸 좇아가려고 열심히 하는데, 결국 본인 스스로를 사랑하지는 못한 것 같다. 병인이는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했고 자기를 모른다. 그래서 나는 병인이가 편히 쉬었으면 좋겠다. 병인이 죽는 내용이 담긴 대본을 받았을 때 '그래 편하게 쉬어라' 싶었고 '네 스스로를 사랑했으면 어땠을까, 어떻게 됐을까' 이런 말과 질문을 해보고 싶더라.
-병인과 실제 나인우의 캐릭터에 비슷한 면이 있다면 무엇이고 다른 면이 있다면 무엇인가.
▶비슷한 면은 하나에 꽂히면 절대 안 놓는다. 그걸 이뤄야 한다. 그리고 다른 점은 병인이는 고통을 혼자 막 인내한다. 양자가 되기 이전의 병인이는 거칠었는데 소용이를 만난 후 절제되고 이성적으로 변한다. 그러다 소용이가 호수에 빠져 죽을 뻔한 사건을 가지고 다시 점점 어릴 때의 날선 모습, 차가운 모습들이 변해가면서 나온다. 그런 부분이 다르다. 나는 차갑고 날 섰을 때가 없고 굉장히 유한 성격이라 화도 잘 못 낸다. 내가 만약에 같은 상황에 놓인다면 병인이처럼 그렇게 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표출하고 표현하기 보다는 숨지 않았을까.
-김병인처럼 짝사랑을 해본 적이 있나.
▶짝사랑을 잘 모른다. 해본 적이 없다. 내가 좋아하면 좋아하는 거 아닌가.(웃음) TV에서 나오는 분들은 몇년간 짝사랑을 했다가 이뤄지지 못했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그게 처음에는 이해가 전혀 안 됐다. 김병인의 캐릭터는 하나하나 분석하고 풀다보니까, 그 시대에 이렇게 자라서 내 희망은 이 사람 뿐이라고 생각한다면 충분히 이러고도 남을 수 있겠다, 공감하게 되면서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아직도 이해를 다 했다고는 할 수 없다.
-큐브엔터테인먼트 1호 배우라고 하던데.
▶예전에 SM엔터테인먼트에 길거리 캐스팅을 당했었고, JYP엔터테인먼트에서 연기 연습생을 했었다. 그때 동기가 트와이스나 BAP 영재 같은 친구들이다. 영재를 그때 이후로 못 보다가 '철인왕후' 현장에서 처음 봤다. 큐브엔터테인먼트에서도 연습생이었고, 연기자로 데뷔한 것은 처음이었다.
-인생에서 터닝 포인트라고 부를 만한 시간이 있었나.
▶나이가 들면서 하나하나 과제를 하는 느낌이랄까. 과제가 하고 나면 기억에서 잊힌다. '아 끝냈다, 드디어 끝냈다' 하고 없어진다, 머릿속에서. 인생도 약간 그런 것 같다. 몇살에 이랬는데, 중학교 때 이랬지, 고등학교 때 저랬지, 하는 생각을 한다. 자세히 기억이 안 난다. 한살 한살 먹을 때마다 깨닫고 버릴 건 버리고 그런 과정이 하나의 성장인 것 같다.
-배우로서의 꿈이 있다면.
▶배우로서의 꿈은…솔직히 배우라면 정해져 있다고 봐야한다. 연기 잘하는 배우. 나는 그 중에서도 리더십이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선배들을 보면서 느끼는 게 있었다. 결단력이나 이끄는 힘이 있다고 느꼈다. 선배 배우들처럼 리더십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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