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인터뷰] '철인왕후' 설인아 "조화진은 이유 있는 악역…깔끔한 퇴장 만족"
-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지난 14일 종영한 tvN '철인왕후'에는 여러 '빌런'(악당)들이 등장하지만, 그중 가장 입체적인 인물은 조화진이다. 철종(김정현 분)의 첫사랑으로 기품 있고 온화한 규수였던 그는, 정인의 마음이 김소용(신혜선 분)에게로 향하자 점점 흑화 하고 날 것의 감정을 드러낸다. 과거 김소용인 척했던 비밀까지 밝혀지며 위태로운 모습을 보였던 조화진은, 이후 각성하고 본인을 찾겠다고 선언했다. 비밀의 키를 쥐고 있던 조화진은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으며 존재감을 발산했다.
조화진이 '철인왕후'에서 더 돋보일 수 있었던 건 배우 설인아의 연기도 한몫했다. 설인아는 기품 있는 규수가 질투에 휩싸여 흑화 했다가, 스스로 각성하고 다시 돌아오는 복잡한 캐릭터의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진폭이 큰 감정 연기가 많았지만, 그는 이를 물 흐르듯 자연스레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극 몰입도를 높였다.
설인아는 오랜만에 사극을 해 톤부터 애티튜드까지 많은 부분을 신경 쓰고, 극에 자연스레 녹아들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했다고 이야기했다. 결과적으로 배우로서 자신의 많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좋았다. 또한 '철인왕후'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았다며, 앞으로 더 좋은 연기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철인왕후'를 마친 소감은.
▶오랜만에 한 사극이어서 많이 부담도 있었고 떨렸는데 즐거운 시간이었다. 배우분들과 스태프, 감독님과 호흡이 좋아서 생각보다 더 편하게 연기를 할 수 있었다.
-극 중 캐릭터의 감정 변화를 표현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했나.
▶대본이 나오고 화진이로 계속 살아가다 보니 인물에 이입해서 가끔씩 감정이 더해질 때가 있었다. 이런 부분을 조절해가면서 사극 톤이나 애티튜드 등에 대해 신경썼다. 또 사극 톤 부분을 중점적으로 준비했다.
-조화진은 철종에 대한 연심으로 인해 흑화 하는 인물이다. 캐릭터의 심리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
▶흑화 연기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 더 중점적으로 생각한 부분은 여자 캐릭터들 중 나만 코믹적인 요소 없이 정극이어서, 자칫하면 튈 수 있으니 자연스럽게 극에 녹아들기 위한 고민을 많이 했다. 이 때문에 감독님과도 상의를 많이 했었다. 화진이는 사랑에 솔직해서 상황을 보지 못하는 안타까운 캐릭터다. 상대에 따라 감정 표현하는 것이 극과 극이었는데, 그래서 감정을 더 다양하게 보여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조화진이 철종을 놓지 못한 이유는 뭐라고 보나. 김소용을 향한 감정은 무엇이라고 생각했는지.
▶철종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순수한 사랑이기 때문일 거다. 소용을 향한 마음은 단순히 질투라기보다는, 철종과의 사랑에 대한 확신이 있고, 김소용이 앞뒤가 다르다고 생각해 가까이하기 싫었던 것 같다.
-극 중 가장 인상적이거나 잊을 수 없는 장면이 있나.
▶화진이가 나오는 신에서는 끝까지 진실을 외면하고 자신이 믿고자 하는 것을 위해 영평군한테 국궁장에서 '그 시체는 꼭 오월이어야만 한다.'라고 했던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그때 시청자분들이 보기에는 '화진이가 미쳤구나'라고 보였을 수 있지만 나는 화진이가 심적으로 많이 불안한 상태라고 느껴서 인상적으로 읽었고, 마음이 아팠다. 그 상황을 믿고 싶을 만큼 화진이가 많이 불안해 보였는데 한편으론 내가 생각하기에도 좀 미웠고, 영평군이 답을 말해주는데도 왜 그렇게 답을 할까 싶었고, 안송 김문의 계략에 빠져 결국엔 대왕대비마마가 원하시는 대로 철종을 위해 석고대죄를 하며 호수에서의 일이 다 본인 탓이라고 하는 부분, 대왕대비마마가 증명해 보라고 할 때 본인의 목에 칼을 직접 올리는 그 부분이 인상 깊었다.
-조화진을 그린 서사, 결말에 만족하는지.
▶깔끔하게 퇴장할 수 있었기 때문에 결말이 좋았다. 철종에게 모든 것을 다 솔직하게 말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고, 조대비에게 복수도 했기에 만족한다.
-드라마에 대한 반응들도 살펴봤나.
▶나도 모니터링하면서 댓글을 종종 본다. 대본을 보자마자 너무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해 좋은 반응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그랬다. 하지만 종종 화진에 대한 좋지 않은 댓글을 볼 땐 상처 받을 때도 있었다. 그럴 땐 가족들, 함께하는 매니저님이 나를 많이 챙겨주고 멘탈을 잡아줬다.
-이번 작품을 통해 어떤 평가를 받고 싶나.
▶'철인왕후'는 나의 많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드라마였다. 작품을 통해 여유로움을 배웠고, 아직 배울 것이 더 많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됐으며, 용기를 얻었다. 화진이라는 캐릭터가 너무 강할까 걱정했었는데 이유 있는 악역이니 이 부분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철인왕후'를 통해 연기 변신을 시도했는데 향후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요즘 '킬링이브'라는 BBC 드라마를 보는데 그 작품 속 빌라넬이라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장르로만 이야기하면 액션 연기를 해보고 싶다.
-차기작 및 2021년도 활동 계획을 알려달라.
▶좋은 모습 더 많이 보여드리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할 예정이다. 좋은 기회로 함께하게 되는 작품 하나하나 최선을 다할 예정이니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철인왕후'를 사랑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드리고, 재미있게 봐주시는 시청자분들이 계셔서 더 많은 기쁨 속에 작품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좋은 작품으로 또 나타날 테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breeze5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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