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인터뷰] '구미호뎐' 이태리 "데뷔 후 첫 악역 도전…욕·칭찬 다 감사하죠"

이태리/사진제공=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 뉴스1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tvN 수목드라마 '구미호뎐'(극본 한우리, 연출 강신효)은 도시에 정착한 구미호와 그를 쫓는 프로듀서의 판타지 액션 로맨스 드라마다. 전래동화 속 인물을 현대의 감성에서 재해석, 색다른 세계관을 구축한 드라마는 흥미진진한 스토리 전개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지난 3일 종영했다.

배우 이태리가 연기한 이무기는 극에서 갈등의 중심에 있었다. 이무기는 역병 환자들이 버려진 사굴에서 태어난 악신. 본능적으로 살아 있는 것들을 증오하는 이무기는 음지의 능력자로, 착한 얼굴과 반전되는 악행을 보여주며 보는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이태리는 이 작품으로 처음 악역에 도전해 좋은 평가를 얻었다. 그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지만,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에 끌렸다"고 출연 결심 이유를 전했다.

생애 첫 악역을 위해 이태리는 부단한 노력을 했다. 캐릭터 분석을 심층적으로 하는 것은 물론, 날카로운 인상을 주기 위해 외적으로도 변화를 줬다. 여기에 연기력까지 더해진 이태리는 '구미호뎐'에서 악의 축으로 활약하며 긴장감을 한층 높였다. 덕분에 드라마가 더욱 흥미진진해진 것은 물론이다. 이태리는 "욕만큼 칭찬과 관심을 보여주셔서 감사했다"며 악역에 대한 활발한 피드백이 좋았다고 전했다.

이태리는 1998년 SBS 시트콤 '순풍산부인과'로 데뷔한 뒤 꾸준히 작품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다. 덕분에 아역 이미지를 지우고 '배우 이태리'로 시청자들에게 점점 각인되고 있다. 이태리는 "'구미호뎐'으로 더욱 내 이름을 각인시켜 드릴 수 있었던 것 같아 행복하고, 앞으로도 이렇게 서서히 좀 더 스며들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배우가 되겠다"며 "놀라운 배우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태리/사진제공=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 뉴스1

-'구미호뎐'을 마무리했다. 작품을 무사히 마친 소감은.

▶'구미호뎐'은 내게 선물 같은 드라마였다. 굉장히 설레고, 특별했고, 많이 기대됐던 작품이어서 아직도 이무기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촬영하는 동안 너무 즐거웠고 배우로서 쉽지 않은 새로운 도전이었지만, 많은 사랑을 보내주신 덕분에 오랫동안 마음속에 간직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뷰티 인사이드', '어쩌다 발견한 하루', '구미호뎐'까지 각각 전혀 다른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이번 역은 어떤 점이 매력적이었나. 캐릭터 변신에 대한 부담은 없었는지.

▶항상 배우로서 다양한 역할에 도전하고 싶고, 새로운 변신을 통해 시청자 분들께 반전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래서 지금껏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악역이라는 점에 있어서 내 색다른 모습과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다는 매력에 끌렸다. 물론 악역으로서 시청자 분들께 많은 원성을 사겠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오히려 어떻게 하면 더 악한 모습을 표현해 긴장되는 대립을 보여드릴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이태리/사진제공=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 뉴스1

-이무기로 데뷔 후 처음 악역을 연기했다. 그동안 해온 캐릭터들과 결이 달랐기에 더욱 고심한 부분이 있었을 듯하다.

▶이무기로 드라마에 더욱 긴장을 줄 수 있어야 했기에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이무기는 본인의 행동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못하고, 모든 것이 나의 것이 되어야 하며 자신이 신이 되기 위해서 어떠한 악행을 저질러도 반성하지 않고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초반에는 자신이 악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본인 스스로를 속이고 감추며 겉으로는 굉장히 순수해 보이는 포커페이스와 여유를 보여준다. 그런 이무기가 감추고 있던 본심이 점점 겉으로 드러나며 완전한 악의 모습으로 조금씩 변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 또 이무기는 여러 감정이 담겨있고 눈빛 하나로 상대의 마음을 읽고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었기에 눈빛과, 말투, 표정 등 굉장히 많이 생각했던 캐릭터였다. 특히 상대의 마음을 읽고 조종할 때의 초점 없는 눈빛들도 거울을 보며 많이 준비했던 기억이 난다. 날카롭고 좀 더 센 인상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운동과 다이어트로 체중 감량을 하며 외형적으로도 변화를 줬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와 장면은. 액션신 소화도 인상적인데 어떻게 준비했는지 궁금하다.

▶마지막에 삼도천에 빠지기 전에 '난 다시 태어나서 또 그녀를 찾아낼 거다'라는 대사가 기억난다. 지금까지 유지하던 이무기의 포커페이스가 없어지고 굉장히 처절하게 죽어가면서도 자신의 야망과 본심을 드러내는 장면이었다. 그전까지 참아왔던 분노와 광기를 제대로 표출할 수 있는 중요한 장면이라 마음가짐과 준비를 단단히 해갔다. 액션을 원래 좋아해서 이번 드라마도 기대가 컸다. 뱀의 특유의 모습과 유연한 액션을 위해 난생처음 필라테스도 배웠는데 굉장히 힘들었지만, 이번 드라마를 통해 정말 여러 가지를 다 해보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행복했다.

이태리/사진제공=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 뉴스1

-이번 작품에 대한 반응도 살펴보았는지, 기억에 남는 댓글이나 반응이 있다면.

▶사실 이 역할을 준비하며 '제대로 욕을 먹어보자'라는 생각도 했다. 정말 감사하게도 욕은 해주시지만 그만큼 칭찬과 관심의 글들도 많아서 놀랐다. 반응을 잘 찾아보는 편인데, 캐릭터에 대한 욕과 함께 그만큼 잘해서 욕먹는 거라는 칭찬을 함께 받으면 굉장히 기뻤다.

-배우 이동욱, 조보아, 김범, 엄효섭 등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이무기에 몰입한 나머지 촬영 현장에서 항상 긴장과 부담을 안고 있던 내게 굉장히 많은 도움과 조언을 해주시며 분위기를 편하게 만들어 주신 덕분에 끝까지 좋은 호흡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현장이었고, 이렇게 좋은 배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춘다는 것이 정말 행복했다.

-'구미호뎐'과 캐릭터가 본인에게 어떻게 남을까.

▶내게는 도전과도 같은 작품이어서 오래도록 기억에 많이 남아있을 것 같다. '구미호뎐'을 통해 시청자 분들께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행복했고, 이 드라마를 통해 많은 분들의 기대가 커진 만큼 내가 더욱 성장하는 모습과 또 다른 다양한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태리/사진제공=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 뉴스1

-쉬지 않고 끊임없이 일을 하는 배우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난 항상 목말라 있다. 꾸준히 오래 연기하고 싶고, 아직 못해 본 장르와 캐릭터가 너무도 많아서 한 번씩 다 소화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크다. 이번 드라마 이후로 또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드릴 텐데 그럴 때마다 놀라움을 드리고 싶다.

-이제 순풍산부인과 정배로 대표되는 아역 이미지는 지워지고 '배우 이태리'로서 존재감이 더 커졌다. 본인이 걸어온 길에 만족하는지.

▶내가 2018년에 활동명을 바꾸며 어서 빨리 바꾼 이름에 적응해 주셨으면 좋겠고, 그만큼 내가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컸다. 이번 드라마로 더욱 내 이름을 각인시켜 드릴 수 있었던 것 같아 행복하고, 앞으로도 이렇게 서서히 좀 더 스며들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배우가 되겠다.

이태리/사진제공=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 뉴스1

-연기해 보고 싶은 장르나 캐릭터가 있다면.

▶안 해봤던 모든 장르와 캐릭터를 소화해 내고 싶은 욕심이 있는데, 그게 각각 잘 어울리는 시기가 있는 듯하다. 조금 더 나이가 들기 전에 풋풋한 청춘 로맨스를 해보고 싶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시청자 분들께 다양하고 색다른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큰 만큼 다양한 캐릭터로 쉬지 않고 열일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또 다른 모습으로 찾아뵙겠다.

breeze5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