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인터뷰]① '화양연화' 전소니 "지수 연기하는 동안 모든 세상이 예뻤죠"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지난 14일 tvN 토일드라마 '화양연화-삶이 꽃이 되는 순간'(극본 전희영/ 연출 손정현/ 이하 '화양연화')가 최종회 방송을 마지막으로 종영을 맞았다. '화양연화'는 아름다운 첫사랑이 지나고 모든 것이 뒤바뀐 채 다시 만난 두 사람 한재현(유지태 분)과 윤지수(이보영 분), 가장 빛나는 시절의 자신을 마주한 이들의 마지막 러브레터를 그리는 드라마다.

최종회에서는 현실의 벽을 뛰어넘어 오랜 사랑을 약속한 한재현과 윤지수가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그리는 모습이 그려졌다. 오랜 시간 엇갈렸던 두 사람의 사랑이 해피엔딩을 맞으면서 시청자들의 마음 속에 찡한 여운을 남겼다는 평을 받았다.

전소니는 극 중 윤지수의 대학 시절 역할을 맡았다. 신입생 중에서도 단연 손꼽히는 미모의 주인공으로, 시위 현장에서 자신을 구해준 한재현에게 마음을 느끼면서 점점 사랑을 느끼는 윤지수의 모습을 그리면서 호연을 펼쳤다. 특히 과거 한재현의 모습을 연기한 그룹 갓세븐 멤버 박진영과 풋풋한 첫사랑 호흡을 그려내면서 극에 설렘을 더했다.

16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학동로에 위치한 모 카페에서 '화양연화'의 종영인터뷰를 가진 전소니는 '화양연화'를 찍으며 느꼈던 소회를 전했다. 90년대의 풋사랑을 그리며 안방극장의 설렘지수를 높인 전소니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종영소감을 전한다면.

▶저는 이렇게 오래 연기했던 역할이랑 헤어지는 게 서투르다. 마지막회 방영하고 나면 실감이 날 줄 알았는데 아직 잘 모르겠다. 지수 하면서 너무 행복했다. 감독님도 너무 좋으시고 선배님이나 박진영 배우도 너무 좋았다. 함께 뭔가를 만들어가는 행복이 있었다.

-촬영하면서 어떤 생각을 가졌나.

▶그동안 몰랐는데 지수를 연기하는 동안 정말 세상이 예뻤다. 매일 눈 뜨는 게 신나고 집을 나서는 게 기분 좋고 그런 날들이었다.

-첫 주연작이도 했는데.

▶첫 주연이라는 생각은 안 하려 했다. 오히려 부담이었던 건 제가 지수 같은 느낌의 이미지를 보여드린 적이 없었다. 지수처럼 곱게 자란 역할을 안 해봤다. 지수하면서 옷도 맨날 갈아입고 잘 씻고 나왔다. 친구들이 항상 저보고 '피나 땀 없으면 안되냐' 했는데 이번에는 피나 땀 없이 뽀송한 게 많았다. 물론 약간의 두려움도 있었다. 예쁘고 풋풋한 시절의 기억이니깐, 그런 걸 내가 믿고 보실 수 있게 만들 수 있을까 부담이 컸다.

-현재의 지수를 연기한 이보영에게 얻은 조언이 있나.

▶선배님께 연락처를 여쭤보면서 그런 이야기를 했다. 저도 한 역할을 공유하는게 처음이라서 부담이 있었는데 선배님이 그걸 없애주셨다. 선배님이 '지수도 지나간 시간에서 바뀌는 게 있으니깐 나를 따라하는 것보다 과거의 지수를 잘 살아주는 게 중요하다'고 얘기해주셨다.

-그렇다면 지수로 어떻게 잘 살아가려고 했나.

▶엄청 발버둥치면서 했다. 매일 머릿속이 복잡했다. 친구들과 만나도 계속 지수 생각 밖에 안나더라. 저도 이런 마음이 되게 낯설었다. 외적으로 준비한 것도 작가님과 예전 드라마 보면서 정한 것도 많았다. 원래는 말투도 감독님에게 여쭤봤었다. 근데 감독님은 그 시대의 고증보다 둘의 감정이 중요하다고 말씀해주셨다. 지수 연기하면서는 재현 선배에 대한 감정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 감정을 잘 가지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컸다.

-90년대 대학생활을 그리는 건 어땠나.

▶저는 90년대를 향한 애정이 원래 있었다. 불편함이 주는 낭만이 있는 것 같다. 답답하고 거리가 떨어져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그런 시간을 버티는 게 그 사랑을 더욱 예쁘게 만들어준 것 같다. 되게 특별해진 기분이었다.

-참고했던 부분이 있었나.

▶외적인 건 옛날 드라마를 많이 참고했다. 또 '오늘의 책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희곡을 보면서 참조했다. 같이 운동을 했던 친구들끼리 '그때 그랬었지'라고 얘기를 하는 내용이다. 그걸로 현재와 과거를 가늠할 수 있었다. 저는 개인적으로 촬영 시작하고나서 사전에 준비하는 마음이랑 달라지더라. 그때 '회색 눈사람'을 읽었는데 너무 좋더라. '회색 눈사람'이 지수한테 도움이 많이 됐다.

-그렇다면 자신의 실제 대학은 어땠나.

▶제 대학 생활은 뻔했던 것 같다. 저는 여중·여고를 나와서 대학에서 남녀공학이 처음이었다. 친구들이 남자 친구들 방에 놀러가는 것도 신기했다. 또 저는 예대를 나왔는데 직업을 하다보니 집에 잘 못가서 막 뒤섞여서 지내는 게 재밌었다. 대학교 때 땡땡이도 처음 쳐봤다. 대학가서 친구들이 '너 정말 재미없게 살았구나'하면서 많이 가르쳐줬었다.

-드라마의 비주얼에 대한 호평도 많았는데.

▶손정현 감독님 덕분이었다. 감독님이 되게 재현 선배 같다. 재현 선배같은 부분이 있어서 음악 되게 좋아하시고 책 좋아하시고 그런 걸 나누는 걸 좋아하신다. 촬영하면서 감독님이 재현선배구나 생각이 들었다. 감독님 안에 있는 감성적인 부분들이 멜로를 만들때 표현될 수 있었던 뿌리가 된 것 같다. 마냥 예쁜 것뿐만 아니라 감정적인 걸 느끼게 만들어주신 것 같다.

<【N인터뷰】②에 계속>

taeh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