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지고 섹시했으면" '타짜3' 감독이 발견한 박정민의 새얼굴(인터뷰)
[N인터뷰]②
- 장아름 기자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지금 우리가 성공하든 실패하든 도전해야 그 다음이 있는 것'이라고 설득했어요."
권오광 감독은 영화 '타짜'의 세번째 시리즈인 '타짜: 원아이드잭'(이하 '타짜3)의 연출을 맡은 후 출연을 고민하던 배우 박정민과 이광수에게 이 같이 설득했다고 말했다.
지난 2006년 개봉한 '타짜'(감독 최동훈)와 지난 2014년 개봉한 '타짜-신의 손'(감독 강형철)에 이어 올해 추석 극장가에서 개봉하게 된 '타짜3'의 연출을 맡게 되며 부담감이 상당했지만, 권오광 감독은 "지금 못한다면 10년 후에도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권오광 감독이 연출한 '타짜3'는 인생을 바꿀 기회의 카드 '원 아이드 잭'을 받고 모인 타짜들이 목숨을 건 한판에 올인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주인공 도일출(박정민 분)을 비롯해 애꾸(류승범 분)와 까치(이광수 분), 영미(임지연 분), 권원장(권해효 분)으로 구성된 팀 플레이의 매력을 강화했고, 화투에서 포커로 종목을 전환해 선보이면서 재미를 더했다. 또 마돈나(최유화 분), 물영감(우현 분) 그리고 이상무(윤제문 분)까지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플레이로 '타짜' 세계관만의 재미를 이어갔다.
특히 '타짜3'는 주연배우 박정민의 달라진 비주얼로 화제를 모았다. "박정민이라는 배우를 통해서 제가 하고 싶었던 것 중 하나였다"고 말한 권오광 감독은 배우의 새로운 얼굴을 발견하는 데 탁월한 연출력을 보여줬다. SBS '런닝맨'의 이광수가 예능 이미지가 아닌 '타짜3'의 까치로 각인되는 데 성공했다는 점에도 주목할 만하다. '타짜3'의 연출을 맡은 후 느꼈던 부담감과 고민의 연속이었던 촬영 과정들, 그리고 배우들을 캐스팅 비화까지 권오광 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N인터뷰]①에 이어>
-이광수의 나체신이 시사회 이후 화제였다.
▶나체신은 원래부터 시나리오에 있었다. 그 신 찍을 때 이광수에게 다 벗을 것 같다고 했더니 '전부요? 왜죠?'라고 하더라. 이광수라는 배우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연기를 잘하고 보여줄 것이 많은 배우다. 이 배우에게 우리가 갖고 있는 선입견과 고정된 이미지들이 있다. 예능 이미지가 있어서 허당이고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가게 된다. 저 감독으로서 이광수는 정말 좋은 배우라 생각하는데 본인도 걱정을 많이 하더라. 그 걱정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초반에 이런 장면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예능 이미지의 이광수가 아니고 성인 영화의 까치라고 환기시켜주는 장면이라고 봤다. 그때부터 관객들은 이광수를 까치로 바라보게 되는 것 같다. 이런 작업이 나도 그도 처음이었지만 재미있게 찍었다.(웃음)
-박정민도 베드신을 부담스러워 했을 것 같다.
▶박정민도 베드신을 굉장히 부담스러워 했다. 아무래도 성인 연기이다 보니 걱정도 많이 하더라. 베드신 찍을 때는 박정민 최유화보다 제가 제일 많이 걱정했다. 오히려 배우들이 저를 많이 안심시켜준 것 같다. 제가 정말 더 경직돼 있었다. 저도 처음 찍는 베드신이라.(웃음) 그래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 배우들이 준비를 많이 해줬고 스태프들도 일사분란하게 진행해줘서 다행이었다. 베드신이 기본적으로 에로티시즘이 느껴지는 베드신이 아닌, 서늘한 느낌이 있는 베드신이었으면 좋겠다 했다. 야하지 않은 베드신이라고 봤다.
-박정민의 새로운 모습에 많은 공을 들인 것 같다.
▶박정민이라는 배우를 통해서 제가 하고 싶었던 것 중 하나였다. 박정민 연기 잘한다는 데는 더이상 할 말이 없다. 그럼 그 외에 새롭게 보여줄 모습이 뭐가 있을까 고민했고, '타짜3'를 주인공으로서 상업영화를 잘 해낼 수 있을까 미션이었다고 생각했다. 극 중 일출이가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더 단단한 어른 남자가 된 느낌이었으면 했다. 외모가 후반엔 확실히 멋지고 섹시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박정민이라는 배우를 캐스팅 했을 때 정말 하고 싶었던 것이었는데 배우가 너무나 정확하게 잘 이해해줬고, 너무 훌륭하게 해줬다. 관객 분들이 박정민의 달라진 모습을 봐주신다면 뿌듯할 것 같다.
-마돈나라는 여성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도일출이 마돈나에게 단순히 반해서 그런 선택을 했다고 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이성적인 호감도도 있지만 치기 어린 남자들이 '저 여자 안 됐다, 구해주고 싶다'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데 이상무와 부딪혔을 때 자존심이 상하게 된다. 이상무가 건드린 열등감과 콤플렉스도 얽혀있는 상황이었다. 마돈나와 다시 만났을 때도 풋내나는 어떤 남자의 정서가 보이길 바랐고, 장르적인 감성은 아니라고 봤다. 남자들이 이런 감성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것 같다. 논리적이지 않고 무모하면서 바보 같은 그런 짓을 한 번 쯤 해본 적이 있지 않을까.
-챕터로 영화를 구성한 이유는.
▶시놉시스를 쓸 때부터 이 영화는 길어지겠구나 했다. 일단 인물들이 너무 많이 나오고 방대한 서사를 다뤄야 하니까 관객들이 이 이야기를 놓치지 않고 한단계 한단계 넘어갈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주면 조금 더 편하게 느끼시지 않을까 했다. 그래서 캐릭터 이름으로 제목을 하면 어떨까 했고, 톤이 회차마다 조금씩 다르다. 그런 부분도 재미 포인트 같다. 이를테면 첫 번째 챕터에서 도일출과 이상무의 도박 장면은 굉장히 정확하다. 패를 가장 정확하게 보여준다면, 후반부에서는 헨드헬드 기법을 많이 썼다. 도박 장면이 라이브하고 과감해진다. 그런 차이가 있다.
-주진모 배우가 짝귀로 출연한 점도 인상적인데.
▶주진모 선배님도 그런 말씀을 하셨다. '타짜'를 2회차인가 짧게 찍으셨고 그 뒤로 수많은 작품을 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짝귀로 기억해준다고 했다. 그래서 본인에게도 '타짜'가 소중한 작품이라고 하더라. '타짜'가 세 번째 이야기까지 나오고 1편에 잠깐 나온 짝귀 캐릭터가 3편에 서사가 있다는 과정 자체를 뿌듯해 하시더라. 흔쾌히 출연해주셨고 굉장히 열심히 찍으셨다. 너무 힘든 장면이었는데 감사했다. 주진모 선배님의 출연은 '타짜' 시리즈이기 때문에 얻을 수 있었던 보너스 같다.
-'타짜3'를 보는 관객들에 하고픈 말이 있다면.
▶'타짜' 시리즈를 잘 모르시는 분들도 부담 없이 보실 수 있는 한편의 오락 영화인 것 같다. 시리즈를 알고 보시는 분들도 그 나름의 재미가 풍성하다고 생각한다. 숨겨둔 미장센도 많은데 그런 걸 찾아보시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여러 번 보시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웃음)
aluemchang@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