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인터뷰] '검블유' 지승현 "로맨스로 얻은 '쓰랑꾼' 별명, 자신감 생겼죠"(종합)
- 고승아 기자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영화 '바람'의 선배, 드라마 '태양의 후예' 북한군으로 눈도장을 찍은 배우 지승현(38)이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에서 오진우로 분해, 차가운 재벌 2세의 모습과 동시에 송가경(전혜진 분)을 향한 순애보적인 사랑을 드러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지승현의 매력적인 중저음과 무심한 듯 다정한 표정이 캐릭터를 살리며 주목받았다.
지승현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로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tvN 수목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이하 '검블유') 종영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드라마를 재밌게 봐주신 것 같아서 감사하다. 사실 촬영하면서는 저희끼리 '우리만 재밌나 봐'라고 얘기했는데 요즘에는 시청률과 화제성이 다르더라. 너무 감사하고, 아쉽지만 잘 보내려고 준비하고 있다. '검블유' 사랑해주셔서 감사하고 최고의 파트너 (전)혜진 누나를 만나서 진우, 가경 캐릭터를 만든 것 같다. 누나 덕분이다."
'검블유'는 트렌드를 이끄는 포털사이트, 그 안에서 당당하게 일하는 여자들과 그녀들의 마음을 흔드는 남자들의 리얼 로맨스. 지승현은 극 중 재벌 2세 영화제작사 대표이자 포털사이트 유니콘의 이사 송가경과 정략결혼한 오진우 역을 맡았다. 오진우는 속을 알 수 없는 차가운 면모를 보이지만 송가경에 대한 순애보 사랑을 드러내는 인물로, 지승현은 이 역할을 통해 '쓰랑꾼'(쓰레기+사랑꾼) 수식어를 얻었다.
다만 극 초반, 오진우는 불륜하는 듯한 모습으로 시청자들로부터 오해를 사기도 했다. 이에 "캐릭터가 중요하다는 걸 이번에 알았다. 웹드라마로 로맨스를 했지만, 이번에 이런 로맨스를 처음 해봤는데 이런 모습이 생겨서 좋고 '쓰랑꾼' 별명도 생겼다더라. 처음으로 검색해봤다. 그런 것들을 알아가는 재미도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처음부터 진우 인물 소개에 거의 쓰여 있었다. 정확한 전개나 대사는 몰랐어도 알고 시작했다. 안 좋게 보이는 게 나중에 사랑법으로 보일 것이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저도 '사랑한다'라는 감정을 내포하고 시작했다. 사실 대사들이 오글거린다. 제 분량이 많지 않은데 거의 모든 대사가 그래서 진우가 가경이를 생각하는 만큼, 어떻게 보일 수 있을까 고민했다. 무심한 듯 무심하지 않게 표현하려고 했는데 다행히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셔서 제가 헛짚은 건 아니구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전혜진과의 로맨스 호흡에 대해 묻자, '최고의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개인적으로 있는 시간보다는 함께 연기하는 시간이 길었다. 혜진 선배님과 대사만 주고받는 게 아니라 에너지도 주고받지 않느냐. 그때 진심을 다해서 연기를 해주시니까 저도 진심을 다해서 하고 그래서 이렇게 케미가 나온 것 같다. 캐릭터에 집중해서 연기할 수 있게끔 해주셔서 정말 최고의 파트너였다. 종방연 끝나고 '우리는 안으로 밖으로 다 좋았어'라고 해주셨다."
전혜진과 호흡한 신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신은 무엇이었을까. 지승현은 "극장에 둘이 있는 신을 보고 영화 '화양연화'처럼 나온다고 그랬다. 개인적으로 그 장면을 재밌게 봤다. 이어질 듯, 안 이어질 듯한 감정이 잘 보인 신 같다. 오히려 '진간장, 국간장' 신은 힘들었다. 끝나고 나서도 모르겠다고 생각한 유일한 장면이었는데 오히려 그 장면에서 반응이 확 왔다. 신기했다. 재밌게 표현해야 하는데, 그렇다고 너무 재미없게 할 수도 없는 부분에서 고민했다"라고 밝혔다.
송가경의 후배 역 배타미(임수정 분), 차현(이다희 분)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임수정 선배님과 한번 촬영하는 게 있었는데 대사가 생각이 안 나더라. 그리고 혜진 선배하고 할 때도 대사가 한번 안 나왔다. 너무 예쁘셨다. (웃음) 사실 예쁘신 것도 있지만, 연기를 너무 잘하셔서 그걸 그대로 보고 있다가 대사를 못 한 기억이 난다. 다희씨는 너무 발랄하시고, 잘하셔서 '어떻게 그렇게 잘하세요'라고 얘기도 했다. 너무 훌륭한 배우분들과 같이 해서 케미가 더 살지 않았나 생각한다. 두 분과 많이 하지는 못했지만 감사하다"고 밝혔다.
'검블유'는 캐릭터마다 매력이 살아 숨 쉬며 호평을 얻었다. 여기에는 통통 튀는 대사와 전개도 한 몫했다. 지승현은 "작가님한테 '천잰 줄'이라고 메시지를 보낼 정도였다. '태양의 후예' 때 만난 작가님인데, 제게 '재벌 2세를 봤다'며 캐스팅하신 거였다. 대사를 너무 재밌게 쓰신다. 권해효 선배님이 '내가 옳은 방향으로 살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해도 한 가지는 기억해야 한다. 나도 누군가에겐 개새끼일 수 있다'라고 하신 게 가장 좋았다. 임수정씨가 후배에게 가방을 주면서 하는 대사도 너무 좋았다. 작가님 정말 천재 같았다"라며 극찬했다.
또한 '검블유'는 배타미, 차현, 송가경 세 여성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조작 등 사회적 이슈도 다뤘다. 이에 대해 "포털사이트 실검에 대해 경종을 울리지 않았나, 이 부분을 짚어볼 수 있게끔 만든 작품 같다. 조작해서 실검을 올린 거 아니냐는 얘기들이 나오지 않느냐. 그렇게 보일 때가 있는데, 한 번 즈음 고민할 만한 얘기 같다. 사회적인 질문을 던진 드라마라 저 역시도 잘 봤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승현은 자신의 이름이 '실검'에 올랐던 적이 있었다면서 "'태양의 후예' 때 이틀 동안, 50시간이나 걸려 있었다. 송중기씨를 죽인 걸로 나와서 그랬다. 회사에서 집 밖에 나가지 말라고 하더라. 무서웠다. 관심을 가져 주신다는 거니까 좋기도 했다. 조작하는 건 안 된다. 하하"라고 덧붙였다.
지승현은 이번 작품을 통해 로맨스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이전에 보여준 강렬한 인상과는 또 다른 매력을 뽐냈다. 그는 "로맨스에 자신감이 생겼다"라며 "저한테 '검블유'는 캐릭터적으로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지금까지 남자 하고만 나오는 작품만 주로 불러주셨는데 이제는 로맨스를 위해서 무장하려고 한다. 언제든 불러 주시면 좋겠다. 샤방한 로맨스만이 아닌, 상황에 따라 어둡기도 하고 '화양연화' 같은 그런 것도 좋고 치정 멜로도 재밌을 것 같다"며 로맨스를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검블유'를 마무리한 지승현은 차기작 JTBC '나의 나라'로 돌아온다. 일찌감치 촬영에 돌입한 가운데, 그는 "작품에서 남자하고만 붙는다. 제가 맡은 역할이 양세종씨를 도와주고, 어떻게 보면 가르침 주는 형으로 등장한다. 남남 케미를 유발할 수 있을 것 같다. 액션도 많고, 굉장히 거친 얘기"라며 "양세종씨와 브로맨스가 잘 보일 것 같다. 남자의 우정을 보여주고 다음엔 로맨스로 도전해보겠다"고 덧붙였다.
'태양의 후예' '미스터 션샤인' 이후 지승현은 오진우를 통해 '인생 캐릭터'라는 호평을 얻었다. 이에 "이런 반응 자체를 이제서야 실감하는 것 같다. 되게 신기하다. 현장에 있어서 전혀 몰랐다. 이슈가 되는지도 몰랐는데, '포털사이트에서 진간장 신이 유명하구나. 그 정도였나?'라고 생각을 했다. 이렇게까지 좋아해주시니까 감사하다"라며 감사해했다.
지승현은 끝으로 배우 생활 13년을 되돌아보며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단역으로 데뷔해서 배우 13년 차다. 영화와 드라마를 동시에 시작한 것 같다. 조용한 13년이었다면, 앞으로는 시끄러운 13년이 되기 위해서 뛰어보겠다. 되게 굶주렸다. '태양의 후예' 끝나고 관심을 가져주시긴 했지만. 그래도 그런 시간들이 발판이 되고 밑거름이 됐다. 천천히 성장해오면서 좋은 선배님들이 현장에서 끌어가는 모습을 봤다. 내가 어렸을 때 주연이었으면 그런 생각을 못했을 것 같다. 어느새 제가 선배 위치가 됐는데 팀 전체를 끌어갈 수 있는 그런 걸 배울 수 있었다. 사실 일이 없을 땐 되게 힘들었는데 그게 이제는 힘이 됐다. 바쁜 13년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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