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이사람] 신재홍, 명곡 작곡가→韓·英엔터 대표에 뮤지컬까지…쉼없는 도전 (인터뷰)

신재홍 작곡가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황미현 기자 = 임재범 '너를 위해', 박효신 '좋은 사람', 에즈원 '원하고 원망하죠' '천만에요' 등 수많은 명곡을 작곡한 신재홍(53) 작곡가가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국내 최초로 영국과 합작 회사를 만들어 K-문화 교류를 더욱 활발히 할 기반을 마련한 것은 물론 뮤지컬 제작자라는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

신재홍 작곡가는 지난 1988년 오스트리아 빈 시립음악대학교에서 유학을 하던 중 조정현의 '그 아픔까지 사랑한거야’로 데뷔했다. 이후 이승철 이현우 임재범 박효신 박정현, 양파, 신승훈 등 '노래 좀 한다'는 가수들의 곡을 만들며 명성을 떨쳤다.

그는 지난 2016년 KBS 2TV '불후의 명곡'에 전설로 출연했을 정도로 국내 걸출한 명곡을 낸 작곡가다. 이미 자신의 역량을 입증한 위치에 있지만, 그는 멈추지 않고 도전을 이어나가는 중이다.

신재홍 작곡가 2019.5.27/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신재홍 작곡가는 한국과 영국 첫 엔터테인먼트 합작 회사 엠트리 뮤직 리미티드 대표를 맡고 있으며 이의 일환으로 뮤지컬 '썸씽로튼'을 최초 내한하도록 이끌었다. 그는 내년 중 '썸싱로튼'의 라이선스를 따 국내 배우들로 구성된 뮤지컬을 제작할 계획도 있다.

더불어 한국인으로 구성된 걸그룹을 연내 영국에 데뷔시킬 플랜도 갖고 있다. K팝이 이제 하나의 장르나 현상이 아니라 뿌리깊게 뻗어나가고 있는만큼, 영국 본토에서 정식 데뷔가 가능하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뮤지컬 제작, 걸그룹 론칭, 작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할 예정이다. 가요계 '레전드'로 충분한 자질을 가진 그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도전하는 이유를 들어봤다.

-최근 뮤지컬 제작에 뛰어들었다. 계기는

▶뮤지컬을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고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러다 영국에 회사를 만들게 되면서 우연히 브로드웨이에 가서 '썸씽로튼'을 봤다. 이런 작품을 제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존 인기를 끄는 장르와는 다른 코미디물이지만, 우리나라 뮤지컬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 작품을 한국에 소개하고 라이선스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지인을 통해 '썸씽로튼' 연출가를 소개받았고, 대화 끝에 이야기가 잘 되어 국내로 들여올 수 있게 됐다.

-한국과 영국의 합작 회사를 만들게 된 과정은.

▶처음에는 뮤지컬을 만들자고 세운 회사는 아니다. 어느날 영국 프로듀서와 우리 아티스트들의 교류를 위해 영국 내 음악 퍼블리싱 전문 법률 회사를 찾아 이야기를 나눴고, 나를 좋게 봐주신 덕분에 거의 즉흥적으로 합작 회사를 꾸리게 됐다.

신재홍 작곡가 2019.5.27/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합작 회사로 기대하는 시너지는 무엇인지.

▶한국 아티스트들과 영국 프로듀서들 간의 활발한 교류가 아무래도 가장 큰 시너지다. 영국에 있는 소위 잘나가는 프로듀서들에게 한국의 K팝 걸밴드나 보이밴드들을 소개하는 것이 1차 목표다.

-영국에서 한국 문화의 어떤 면에 매력을 느꼈다고 했나.

▶영국이 굉장히 보수적이다. 팝의 본고장이기 때문에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는데 유럽의 어느 나라보다도 늦는 편이다. 그러나 방탄소년단이 정점을 찍고, 영국에서도 팬덤이 거대하게 생기면서 문턱이 낮아졌다. 방탄소년단이 큰 역할을 했다. K팝이 당당히 영국 차트에도 들어가고 좋은 성과를 내다보니 K팝을 받아들이는데 개방적이게 됐다. 세계 흐름이기도 하기 때문에 K팝 자체에 관심을 가진 것 같다.

-최초 내한을 이끈 뮤지컬 '썸씽로튼'에 대해 설명해달라.

▶코미디물이다. 아이디어가 기상천외하다. 뮤지컬이 셰익스피어 시대때 만들어졌다는 가정이다. 이 작품은 뮤지컬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웃을 수 있는 내용이다. 레미제라블에 패러디도 들어있고 쇼적인 부분이 많아서 뮤지컬을 조금 좋아하는 사람이면 다 빵빵 터질 것 같다.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뮤지컬이다.

신재홍 작곡가 2019.5.27/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올해 여자 아이돌 그룹을 영국에서 데뷔시킨다고.

▶미국 국적인 한국인 2명과 한국인 2명으로 구성된 4인조 걸그룹이다. 올해 안에 영국에서 데뷔하게 되며, 공연을 열심히 해서 영국 차트 진입하는 것이 목표다. 네 명 모두 영어가 다 된다.

-모험이지 않나.

▶영국에 회사가 있기 때문에 이런 모험이 가능했다. 원래는 영국에서 데뷔하기가 힘들다. 영국 회사 소속의 프로듀서들이 참여했기에 가능했다. 업템포 장르를 부를 예정인데, K팝은 한국 노래이지만 이들은 영어로 출범한다. 현지에서 데뷔하는 것이기 때문에 K팝이지만 현지 정서를 많이 녹이려고 애썼다.

신재홍 작곡가 2019.5.27/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걸그룹 준비 과정은.

▶준비한지 2년이 넘었다. 멤버들을 구성하는데만 1년 반이 걸렸고 녹음도 1년 전부터 하는 등 데뷔 앨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영국은 립싱크가 없고 무조건 라이브이기 때문에 연습을 많이 했다. 영국 마케팅 회사 등 다 계약이 되어 있는 상황이다.

-성공할 것이라 생각하나.

▶그런 생각을 갖고 준비했다. 다만 이 아이들이 가서 갑자기 월드와이드로 대박나는 것은 바라지도 않는다. 우선 경험을 하고, 영국 신인들과 나란히 갔을 때 어느 정도 반응이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현실 가능하다고 본다. 한 번 앨범을 내고 말 것도 아니기 때문에 영국에 꾸준히 음원을 내서 마케팅을 할 계획이다.

-작곡가와 뮤지컬 제작자는 같은 듯 하면서도 전혀 다른 일이기도 한데.

▶두 가지 일을 다 하게 됐으니, 이제 나의 목표는 내가 만든 곡으로 뮤지컬을 제작하는 것이다. 영국에 유명한 극작가들과의 협업을 통해서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작품도 만들어보고 싶다.

-히트 작곡가인데, 새로운 일에 도전을 하는 이유와 그 열정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뭔가를 계속 하고 싶다. 작곡하는 것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고 행복한 일이라는 생각이다. 남들이 내가 만든 곡을 좋아해주면 정말 기쁘다. 뮤지컬 제작은 사실 비즈니스적인 성격인데, 사실 힘이 들지만 내가 관심있는 것을 직접 홍보하고 마케팅하고 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희망을 갖고 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내한하는 뮤지컬 무대를 잘 마치고, 내년 라이선스를 딴 공연도 잘 준비할 생각이다. 또 영국에 데뷔하는 걸그룹은 영국 회사로서 출사표이기 때문에 집중하려고 한다.

hm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