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이사람]② '극한직업' 배세영 작가 "차기작 11편 정도…하반기엔 드라마 도전"
- 정유진 기자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직접 창작해 낸 슬픈 사연으로 종종 친구들을 울리고는 했던 엉뚱한 소녀는 자라 1600만 관객을 웃긴 '천만 영화'를 썼다. 영화가 흥행한 후에 수원왕갈비통닭을 먹으러 다녀왔다는 배세영 작가는 "어쩜 이런 일이 벌어지느냐"며 유쾌하게 웃었다. '코미디 영화의 시나리오 작가라면 아마 이럴 것이다' 싶은 캐릭터였다.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고 반짝이는 눈에는 밝은 에너지가 충만했다.
배세영 작가는 영화 '사랑방 선수와 어머니'로 데뷔해 '킹콩을 들다' '적과의 동침' '우리는 형제입니다' '바람바람바람' 등 영화의 각본을 쓴 시나리오 작가다. 특히 지난해에는 '완벽한 타인', 올해는 '극한직업', 두 편의 코미디 영화가 흥행하는 데 일조했다. 500만명 이상을 모은 '완벽한 타인'은 오랜만에 흥행한 코미디 영화였고, 1600만명 이상을 동원, '국제시장'을 제치고 역대 흥행 2위 영화에 오른 '극한직업'은 '7번방의 선물' 이후 처음으로 천만 관객을 동원한 코미디 영화다.
시나리오 작가는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어려운 직업이다. 한 작품의 토대를 만들지만, 최종 작품에 대한 책임은 감독에게 있기 때문이다. 감독의 뜻대로 시나리오가 바뀌어도 권한을 주장할 수 없다. 드라마가 작가의 예술이라면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는 인식이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완벽한 타인'과 '극한직업'이 연달아 흥행한 후 마지막 스포트라이트는 배 작가에게 향했다. 이재규 감독과 이병헌 감독은 배 작가의 유쾌한 시나리오를 좋아했고, 존중했다. 인터뷰 때도 종종 배 작가의 이름을 언급할 정도였다.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 우먼'이기도 한 배세영 작가는 벌써 한달째 오피스텔에 나와 시나리오를 쓰는 데 몰두하고 있다고 했다. 주말에만 아이들과 가족들을 보고 있다고. 쓰고 있는 작품들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귀여운 어린 딸의 사진을 보여주며 행복하게 웃는 모습은 여느 어머니들과 다르지 않았다. 이미 '스타 작가'의 반열에 오른 그는 쓰던 작품들을 마무리 한 후 하반기에는 드라마에도 도전할 생각이다. 자신의 이야기로 시청자들에게 평가를 받아보고 싶다는 포부가 믿음직스러웠다.
<[N이사람]①에 이어>
-보통 시나리오 소재는 어디서 구하는 편인가.
▶흥미로운 원작을 만나면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앞에 나왔던 모든 영화가 영화 시작하고 3년 정도까지 써놓은 것들이었다. 그 작품들이 개봉이 늦어지면서 2014년까지 와서 개봉했지만 사실 그 시나리오들은 거의 2010년 전에 다 써놓은 것이다. 사람이 누구나 그렇겠지만 글을 처음 시작할 때는 아이템이라는 건 내가 평상시 늘 듣고 보고 주변에 있어서 언젠가 써보고 싶다했던 것들이다. 앞의 얘기들을 보면 다 나와 관련된 얘기들이다.
'우리는 형제입니다'는 우리 어머니 외삼촌 두 분의 직업을 갖다 쓴 거였고, '적과의 동침'도 외할머니가 해주신 재밌는 얘기를 쓴 거고, '미나문방구'는 우리 남편이 나랑 초등학교 동창이다. 추억이 있는, 문방구와 관련된 재밌는 불량식품 많이 나오는 재미난 추억 얘기를 쓰고 싶다고 해서 쓴 거였다. '킹콩을 들다'는 의뢰를 받은 거였고, '사랑방 선수와 어머니'는 시나리오를 처음 제의받은 거였다. 시나리오 작가를 하기 전에 학원에서 국어 선생님이었다. 제의를 받은 날 가르친 수업이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였는데 엄마와 딸 얘기, 이거 재밌겠다 싶었다. 현대판으로 하면 재미난 게 만들어지겠다 해서 사랑방 선수와 어머니 시나리오 써본 거다. 그게 영화가 된 거다. 시나리오 공부를 하고, 공모전을 준비하는 분들에게는 허무한 말일 수 있지만 그렇게 입봉하게 됐다.
-원래 시나리오 작가가 되는 것을 꿈꿨었나.
▶원래는 문창과를 나오고 국문과를 나오긴했는데 시나리오를 어떻게 쓰는지 몰랐다. 시나리오가 있는지도 몰랐다. 영화는 특수한 장르 같았고, 감독이 쓰는 예술이라고 생각했다. 우연치 않은 기회로 아는 선배님이 영화사 쪽에서 일을 하는데, '혹시 너 시나리오 한 번 써볼래, 문창과 나왔잖아' 하더라. 문창과를 나왔는데 '시나리오는 어떻게 쓰지?' 그랬더니 '시나리오? 그냥 신 넘버 해서 쓰는 거 아니야' 하는거다. 거짓말 안 하고 네이버 찾아서 어떻게 나누는지 보고,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를 그대로 신을 나눠 썼다. 정확히 16일 걸렸다. 많은 좌절 끝에 시나리오 작가가 된 게 아니라 우연한 기회에 제안을 받고, 아무 것도 모르기 때문에 철딱서니가 없어서 16일 만에 주고, 그리고 그게 영화가 됐다. 그래서 '영화라는 게 뭐지?' 잠시 생각했다. 처음에는 시나리오 작가가 됐을 때, '어떻게 시나리오 작가가 됐어요?' 하면 싫었다. 창피했다. 힘들게 됐다고 해야할 거 같은데.
생각해보면 국문과 문창과를 다니면서 욕을 많이 먹었다. 글이 시나 소설, 비평에 안 어울리는 애였다. 항상 스토리가 재밌고 대사가 재밌는 이야기를 좋아했다. 그 당시는 관념적이고, 묘사 많은 소설 그런 것을 좋아하는 때여서 그런 재미난 이야기를 하면 다들 생각 없는 애처럼 보고 지적했다. 그래서 나는 소질이 없구나. 내가 도대체 왜 문창과를 왔을까 고민하다가 국문과를 가야지 하고 대학원을 국문과로 같다. 그런데 대학원에 가서 비평을 해보니 더 심했다. 내가 뭘 해야하는지 모르겠더라. 고민 하다가, 시를 쓰면 노래 가사가 같다 그러고 소설을 드라마 같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쓰게 된 것 같다.
-딱 맞는 일이 찾아온 셈이다.
▶찾아왔다. 어느 날부터 찾아왔다. 이게 내 일이구나. 물론 영상을 전공하거나 해서 구성에서는 부족한 게 있었지만, 재밌는 대사를 쓰고 말 웃기게 쓰고 이런 건 무조건 자신 있었다. 그런 걸로 여태까지 버텨온 것 같다. 내 시나리오가 투자사에 가면 항상 투자사에서 '뭔가 얘기가 구성이 조금 이상한데 끝이 용두사미고 얘기가 하다 만 것 같고 한데 이걸 못 버리겠어' 하는 말씀을 한다. 대사가 너무 재밌고 캐릭터가 너무 재밌다면서 말이다. '이 캐릭터만 딱 뽑아다가 다른 얘기를 하고 싶어' 그런 얘기를 한다. 그러다 보니까 '아 나는 캐릭터랑 대사를 잘 쓰는구나' 했다. 그렇게 특장점이 하나 있으니 나머지 부족한 건 감독님이 채우고 촬영감독님, 편집자가 채워줘서 영화가 완성이 된다. 영화는 협업하는 일이라서 부족한 점을 메꾸면서 한 작품으로 태어날 수 있다. 나에게는 좋았다.
-원래 강의를 했다고 하지 않았나. 그래서인지 이야기도 잘하는 것 같다.
▶원래 스타일이 진지하지 않다. 어려운 말 싫어하고, 성격 자체가 그런 것 같다. 동국대학교와 동덕여대에서 강의했다. 친구들에게 강의할 때도 강의 제안을 받고 시나리오 이론 책을 다 읽었다. 다 완독을 하고, 뭘 설명할지 달달 외웠다. 교수님인데 멋있게 해야한다 생각했다. 가서 '프랭크 다니엘은 이런 말을 했죠' 하면서 강의를 하는데 양심에 찔려 죽을 것 같은 거다. 한참 설명하다가 '아이 못 하겠다'하면서 '솔직하게 말할게요, 사실 시나리오를 모르고 한 번도 안 읽어본 상태에서 썼어요. 멋지게 말해보려고 한 건 사실 거짓말인 것 같아서 솔직히 내가 어떻게 썼는지 얘기해줄게요' 하면서 수업했더니 친구들이 너무 좋아하더라. 그래서 늘 동그랗게 앉아서 친구들의 연애 얘기, 집안 얘기 듣고 '그거 쓰면 되겠네' 하면서 아이템을 찾아주고 했다. 누구 한 명이 남자친구에게 배신당했다고 해서 어떻게 복수할지 다같이 시나리오를 만드는 식으로 즐겁게 학생들과 수업했다. 지금도 그 시간이 그립다.
-'SNL 코리아' 경력이 특이하다. 어떻게 하게 된 거였나.
▶내가 장진 감독님 밑에서 7년간 있었다. 7년 일하는 동안 장진 감독님이 'SNL 코리아'를 맡게 돼서 콩트 대본이 필요했다. 콩트 대본과 시나리오 대본이 같고, 내가 소속 작가니까 하게 됐다. 'SNL코리아' 팀하고 같이 회의하면서 한 게 아니라 장진 감독에게 써서 주면 '이거 재밌네' 해서 만들어주신 거다. 우연히 아이디어 하나 낸 게 잘 됐다.
-'여의도 텔레토비'를 말하는 것인 것 같다. 당시 상당히 인기를 누렸고, '여의도 텔레토비'가 나올 때가 'SNL 코리아'의 절정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 '여의도 텔레토비'는 우연히 아이디어를 냈고, '이게 재밌겠어?' 했는데 CP님이 재밌겠다고 해서 하게 됐다. 태양을 이명박 전 대통령 얼굴로 하는데 괜찮을까 싶었는데 '한 번만 한 번만' 하다 이슈가 된 거다. 그래서 시리즈로 계속 나가게 됐다. 겁을 상실하여 철이 없었을 때라 하고싶은대로 다 했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진짜.(웃음) 지금 와서도 보람된 것 중 하나는 그 덕분에 사람들이 유치하게나마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다. 젊은이들이 이 텔레토비가 재밌어서 보다가 대선 주자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 웃기게 나마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정치에 대한 관심을 끌어모았던 것 같다.
-필모그래피를 보면 보통 코미디 장르에 주력해왔다.
▶나는 정말 코미디 아니면 이제는 못 할 거 같다. 코미디 보는 것도 좋아하고, 일상적인 대사 한 마디를 해도 이 사람을 웃기고 싶다는 강박이 있을 정도로 코미디를 좋아한다. 아주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일단 내 스스로가 심각하고 서로 얼굴 붉히고 하는 분위기 자체를 싫어한다. 버릇이 된 것은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데, 어린시절에 내가 언제나 이모네집에서 자랐다. 어릴 때 엄마 아빠가 서울로 유학을 보냈다. 엄마 아빠는 네가 서울에서 공부하면 더 좋은 교육을 받겠다 해서 올려보냈는데 서울에 살면서 엄마 아빠도 없고, 사춘기고 이런 시간들을 지내면서 할 수 있는 것은 글을 쓰는 것이었다. 어릴 때부터 내 취미는 글 쓰고 이야기를 만들고 친구들에게 얘기해주고, 이런 것이었다. 친구들이 내 얘기에 즐거워하고 나와 친구를 하고 싶어하고 그런 걸 좋아했다. 다음 날은 또 무슨 얘기를 해줄까, 이런 걸 연구하는 게 좋았다. 엄마 아빠에게서 채워지지 않는 외로움을 그런 데서 채우려고 했다. 아이들은 웃긴 얘기를 좋아하니까. 이야기를 상상해서 테이프 하나를 들려주고 '이 노래가 어떻게 해서 만들어진 줄 알아?' 하면서 내가 이야기를 지어낸다. '이 남자는 이런 일이 있었던 거야. 여기서 여자와 헤어지게 됐지' 이러면서 해주면 애들이 운다. 그런 이상한 행동을 했었다. 라디오 DJ라도 된 것처럼. 천상 이야기꾼이었던 것 같다.
-코미디가 자신의 장점이라고 생각하는가.
▶같은 주제를 얘기하더라도 진지하게 얘기하는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웃으면서 '사실은 말이지' 하면서 은유해서 하는 사람도 있고, 농담처럼 들으려면 듣고 말려면 말고 농담처럼 장난치면서 얘기하는 사람도 있다. 결국 하는 얘기는 다 같은 거다. 나는 내가 선택한 방식이 농담하고, 웃긴 얘기를 하면서 이 사람이 알아듣게 하는 형식을 좋아하는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도 내 모든 이야기는 어쩔 수 없이 그런 방법들이 들어갈 것 같다. 장르가 '이건 멜로다' 하고 정해지지 않은 한 캐릭터에 코믹한 설정이 있거나 대사라도 즐겁게 하지 않을까.
-시나리오 작가라는 직업의 고충이 있을 것 같다.
▶시나리오 작가는 쓸 때 스트레스 받고, (시나리오를) 넘긴 후 감독님이나 누군가가 바꿨을 때 스트레스 받고, 그렇게 해서 나온 작품이 사람들의 '악플'이 달리면 스트레스를 또 받는다. 스트레스로 시작해서 스트레스로 끝난다. 그래서 시나리오 작가가 단명하나보다.(웃음) 소설은 아니다. 내가 쓸 때는 스트레스 받아도 적어도 누군가가 몰래 바꾸지는 않는다. 그런 식의 스트레스가 겹겹이 있는 직업인 것은 확실한 거 같다. 고충이 너무 많다. 사람들한테 얘기하는데도 장점 단점을 얘기할 때 장점은 출퇴근시간이 없는 거고, 단점은 출퇴근 시간이 없다는 거라고 한다. 출퇴근이 없으니 늘 머리가 자유롭지 않고, 갖고 다니면서 힘들어 한다. 체력적로도 뒷받침이 안되면 할 수 없다. 하루종일 앉아서 시나리오를 써야 하기 때문이다. 제일 큰 고충은 경제적인 것이다. 한 작품의 돈을 일부 받아놓고 영화가 만들어지면서 잔금이 나눠 들어온다. 그러면서 받는 경제적인 어려움이 초기 시나리오 작가들에게 매우 심하다. '투잡'을 뛰지 않고서는 살 수 없는 환경이 벌어진다. 만약 하겠다고 해서 계약금을 받고 썼다. 그런데 2년 뒤에 영화가 만들어져 잔금이 늦게 들어온다. 아무리 한 작품을 많은 금액에 계약을 해도, 계약금 받고 두 번째 돈을 받으면 그것보다 더 많은 빚을 지고 있다. 그걸 갚느라 정신없다. 초기는 너무 힘들었다. 그러다 조금씩 작품 편수가 늘어나고 작품료가 올라가니까 간신히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게 됐는데 아주 많은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들이 그 고통 속에서 힘들어한다고 들었다.
-'완벽한 타인'과 '극한직업'을 통해서 시나리오 작가가 주목받고 있다. 작가로서 받아들이는 의미가 클 것 같다.
▶ 10년간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면서 한 번도 작가로서 인터뷰를 한 적이 없었다. 개인적으로 지역 신문과 인터뷰를 한 적은 있지만 이런 식으로 영화 개봉 시기에 인터뷰 제안을 받고 한 것은 '완벽한 타인' 때부터였다. 너무 신기했다. '어떻게 시나리오 작가에 관심 가져주시지? 원래는 관심 대상이 아닌데. 다른 분들에게 많이 듣는 말이 있다. '완벽한 타인' '극한직업'처럼 아주 한정된 공간에서 일어난 이야기들, 이렇게 작은 공간에서 대사들로 이런 유머들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 자체가 시나리오의 힘이라는 인식이 생긴 것 같다. '이건 누가 시나리오를 썼지?' 하면서 관심과 기대감을 갖게 된 것 같다. 나는 시나리오 작가 후배들에게 내가 해준 가장 잘한 일이 가장 그게 아닐까 생각했다.
-지난 작품 중에서 가장 애착가는 작품이 있는가.
▶당연히 지금은 '완벽한 타인'과 '극한직업'이다. 오늘의 나를 만들어주고, 배씨 문중에 플랜카드가 걸릴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사랑을 받았다. 두 작품이 엄청난 작품들인 것은 분명하다. 다만 나에게 아픈 작품이 하나 있다. '미나문방구'라는 작품이다. 그 작품을 생각하면 1초만에 울 수있다. 너무 아파서. 그 작품은 엄청난 표절시비에 휘말려서 개봉 하자마자 바로 내렸다. 지금도 이해할 수 없는 표절시비다. 그때는 나도 초보 작가여서 어떻게 대처하는지도 몰랐다. 열심히 몇년 고생해서 만든 작품이 그런 일에 휘말려서 사장돼는 게 진짜 아프고 힘 빠졌다. 그 때 다시는 작가 생활 안 하려고 결심학기도 했었다. 너무 억울했기 때문이다. 너무 아팠었지만 아파서인지 애착이 가는 작품이다. 그런데 중고등학교에 가서 청소년들에게 시나리오 작가로서 멘토를 한 적이 있다. 학생들이 작품을 잘 모른다. 그런데 '미나문방구' 하면 환호성을 지른다. 심지어 예비군 훈련장에서도 보여준다고 하더라. 애들이 '미나문방구다' 소리를 지르는데 나도 모르게 울음이 터지는 거다. 너무 감동 받아서. 그렇게 보여주고 싶은 착한 이야기다. 그런 작품도 있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차기작 계획은 어떤가.
▶ '극한직업' 개봉하자마자 새 작품을 썼다. 투자사에 들어가 있고, 감독님을 만난 영화도 있고, 두 작품을 그렇게 하고 있다. 그리고 하반기 드라마 제안을 받은 게 있다. 내 스토리만으로 평가받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 내가 쓴 것대로 쓰면 '대박'이라고 우기는 것도 한계가 있으니 내 이야기를 펼쳐보고 관객들의 평가를 받고 받아보고 싶어서 수락했다. 하반기부터 기획에 들어가서 내년에 나오지 않을까 싶다. 몇 가지 소재를 놓고 상의중이다. 그걸 본격적으로 얘기하기 전까지 끝낼 시나리오가 몇 편 더 있다. '스텔라'라는 작품도 권수경 감독님이 진행하고 있고. 작품을 말씀드리면 11개 정도 있다. 최근 쓴 것 중에 '빅딜'이라고 하는 인질극 이야기가 하나 있고, '깊은 밤을 날아서'라고 이문세 노래로 만든 '맘마미아' 같은 뮤지컬 영화도 썼다.
-시나리오 작가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항상 시나리오가 영화사에 들어갈 '루트'가 없다고 고민이라고 하더라. 정말 루트가 없고 방법이 없는 것은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본인들이 하고 싶은 시나리오 한 편 안 써놓고 말하는 후배가 많다. 물어보면 써놓은 게 없다고 한다. 아직 못 썼다고. 뭘 보고 겁을 잔뜩 먹어서 시작도 안 하고 좌절을 한 것인가. 언제 어느 때 어떤 기회가 왔을 떄 잡으려면 본인의 작품이 있어야 한다. 자신의 작품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아이템이라도 찾아서 갖고 있어야 이야기가 된다. 재료도 없이 요리를 하겠다고 하면 안 된다는 걸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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