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빈 "'청춘시대', 심장 바로 앞에서 노크하는 느낌"(인터뷰①)
- 강희정 기자
(서울=뉴스1스타) 강희정 기자 =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청춘시대'에는 '웰메이드' 수식어가 붙는다. 안 본 사람은 있어도 보고 공감하지 않은 이가 없다는 드라마다. '웰메이드', '좋은 드라마', '인생 드라마'라는 수식어는 배우 박은빈을 배부르게 만들었다.
'청춘시대'에서 송지원 역으로 열연했던 배우 박은빈을 만났다. 불도저처럼 활력이 넘치던 캐릭터보다 차분한 모습이었지만 생기 있는 에너지는 배우 본연의 것 같았다. 또박또박 조리 있게 답하던 박은빈은 '명장면을 꼽아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잠시 망설였다.
"어쩌죠. 명장면이 너무 많아서 하나만 꼽을 수가 없는데요.(웃음) 박연선 작가님의 대본에는 심장을 두드리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정말 심장 바로 앞에다 대고 똑똑 두드리는 것처럼요. 그래서 명장면이 많았던 것 같아요."
이 얘길 하면서 박은빈은 직접 양손으로 심장과 노크하는 손 모양을 만들었다. 시청자에게 그랬듯 박은빈이 보기에도 '청춘시대'는 공감대가 넓은, 좋은 드라마였다.
"역주행이요? 점점 많이 봐주신다는 생각은 들었어요. 시청률도 조금씩 올랐고요. 물론 시청률 공약을 이행할 수 있으면 좋았을 테지만, 아쉬울 때 끝나는 것도 괜찮지 않나 라고. 봐줄 분들은 봐줄 거라고 생각했어요. 실시간 본방사수는 아니라도 나중에라도 봐주셨으면 그걸로 좋아요. 전 시청률에 개의치 않고 좋은 작품, 좋은 연기가 되길 바랐어요."
극 중 송지원은 벨에포크의 중심축이었다. 정예은(한승연 분), 윤진명(한예리 분), 강이나(류화영 분), 유은재(박혜수 분)를 항상 관찰하고 있는 관찰자이자 화자. 반면 그만의 사연이 다뤄진 분량이 적어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심각한 얘기로 빠져들어갈 때면 송지원이 툭툭 튀어나와서 환기시켰잖아요. 그런 식으로 나와서 웃음, 활력소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제작진도 툭툭 내뱉는 대사들을 제가 잘 살려내길 원했고요.
(거짓말엔)무슨 사연이 있었을 거예요. 마지막에 자세히 밝혀지지 않은 것에 대해서 충분히 아쉬우실 수 있다고도 생각하고요. 하지만 지원이의 사연이 밝혀지지 않는 것 또한 현실적이지 않았나요. 실제 현실에서는 모두가 비밀을 안고 살아가는 존재가 아닐지. 제가 생각하는 송지원은 캐릭터들을 통합하고 끄집어 내는 얘기를 하지만 자기 얘기는 철저히 숨기는 인물이에요. 다시 한 번 비밀을 고백할 시간이 있었을 때 '모쏠이야' 라고 별 거 아닌 얘기를 했잖아요. 그런 식으로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캐릭터라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송지원에겐 정말 별다른 사연이 없었던 걸까, 사연이 있었는데 방송에 나오지 않은 걸까. 박은빈도 대본이나 제작진에게서 송지원 과거에 대한 특별한 얘기는 들은 적이 없다. 다만 송지원에게 과거가 있을 거라고, 그렇게 거짓말을 하게 된 계기가 있었을 거라고 스스로 상상을 믿고 연기했다.
"감독님께서 제게 '대충 연기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어떻게 하면 연기를 대충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내가 스스로 확신이 있어야겠다고 생각을 고쳐 먹었어요. 지원이에게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 왜 이렇게 참견을 많이 하는 건가 생각했어요. 제 스스로 어떤 설정이 필요했던 거죠. 과거에 이러이러한 아이였기 때문에 거짓말도 하지 않았을까, 시청자는 모르는 사정이 있지 않았을까 하고요.
거짓말로 파국의 복선을 깔긴 했지만 지원이는 치유를 해주는 역할이었잖아요. 굳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에는 그 반대 성향의 사연이 있지 않았을까요. 아마 지원이는 과거에 철저한 혼자가 아니었을까, 그렇게밖에 할 수 없던 계기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12부작 '청춘시대'는 여타 드라마보다 짧게 막을 내렸다. '청춘시대'만의 매력이 있는 현실적인 엔딩이었다. 꽉 막히지 않은 엔딩은 희망적이기도 했다. 혹 시즌2에선 송지원의 사연이 다뤄지지 않을지 벌써 기다리는 목소리가 보인다.
"시즌2? 글쎄요. 송지원의 얘기는 이대로 미스터리하게 끝내는 것도 괜찮을 것 같기도 해요. 멤버들끼린 다시 한 작품에서 만나자고 얘기했지만요."
hjk0706@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