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진 "백종원이 연기를 한다면? 뜯어말려야죠"(인터뷰③)
- 김나희 기자
(서울=뉴스1스타) 김나희 기자 = 배우 소유진으로 살아간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요식업계의 큰손인 '백종원의 아내'이자 '화려한 여배우'라는 타이틀을 지닌 만큼 그에겐 좀 더 특별한 삶이 펼쳐져 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소유진이 직접 밝힌 삶은 그렇지 않았다. 그는 배우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아내'였고, 두 아이를 돌봐야만 하는 강한 '엄마'였다.
소유진은 지난 2000년 드라마 '덕이'로 데뷔한 이후 '맛있는 청혼', '쿨', '여우와 솜사탕', '내 인생의 콩깍지', '귀엽거나 미치거나' 등에 출연하며 대중에게 사랑받는 여배우로 성장했다. 이후에도 그는 대중성과 작품성을 오가는 꾸준한 활동으로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완성했고 특유의 통통 튀는 매력으로 개성 넘치는 연기를 보여줬다.
하지만 이렇게 인기를 모으던 소유진은 '결혼'이라는 선택을 통해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았다. 지난 2013년 백종원 요리연구가와 백년가약을 맺은 그가 한동안 연기 활동보다 가정에 충실한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백종원 요리연구가는 요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승승장구했고 어느 순간 소유진에게는 '백종원의 아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이에 일각에선 방송 활동이 뜸해진 그에게 의문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다. 이는 이번 '아이가 다섯'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2년 만에 브라운관으로 돌아온 소유진은 한층 코믹하면서도 성숙해진 연기로 소위 말하는 '대박'을 터뜨리며 이러한 의문을 단숨에 불식시켰다. 극중 이혼의 상처를 딛고 세 아이를 꿋꿋이 키우는 억척 싱글맘 안미정을 연기하며 '백종원 아내'라는 수식어를 보란 듯이 떼어낸 것이다.
'아이가 다섯'의 출연을 통해 "인생작을 만났다"는 호평을 받으며 연기 인생 2막을 시작하게 된 소유진. 지난 8일 뉴스1스타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그는 "배우, 아내, 엄마라는 역할을 모두 수행하기 위해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살고 있다"며 자신이 맡은 역할의 책임감을 강조했고, 상상 이상으로 다부지면서도 다재다능한 모습으로 놀라움을 안겼다.
Q. 벌써 데뷔 17년 차에요. 배우 소유진으로서의 목표가 있나요?
"배우는 평생 하고 싶어요. 사람들이 절 봤을 때 '믿음직스러운 배우'라는 느낌이 들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막 베일에 싸이고 이런 이미지는 아니잖아요. 딱 보면 편안하고 믿음이 가는, 그런 신뢰를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Q.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연기가 있나요?
"장르물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사실 제가 아직 사극도 안 해봤거든요. 둘 다 재밌을 것 같아요. 이것저것 다양하게 해보고 싶어요."
Q. 스스로 생각하는 배우 소유진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부담스럽지 않은 점이요. 연예인 같지 않은 점도? '옆집 언니 같다'는 말을 좋아해요. 그런 편안함을 지닌 배우이고 싶어요."
Q. 나중에 아이들이 자라 '연기를 하고 싶다'고 하면 어떤 느낌일까요? 개인적으로 백종원씨도 연기를 한다면 어떤 재능이 있을지 궁금해요.
"사실 저는 아이들이 연기를 하는 건 반대에요. 물론 아이들의 꿈을 말리지 않을 거고 무얼 하든 간에 원하는 걸 도와주겠지만 제가 먼저 권유하거나 밀어주진 않을 것 같아요. 남편이 연기를 한다면요? 뜯어말려야죠(웃음)."
Q. 바쁜 일상을 살다 보면 혼자 보내는 시간이 그리울 때는 없나요?
"언젠간 그런 시간이 오겠죠. 하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모든 게 감사할 뿐이죠. 일에서도 누군가 나를 찾아준다는 점에서 감사하고 아이들을 키울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해요. 이런 고민 자체가 행복한 고민이라는 점도 감사하고요. 남편도 지금 행복해하니까 지금 이 자체로 충실하게 누리고 싶어요. 그러다가 지치는 순간이 오면 그건 그때 생각하고 싶어요."
Q. 서른 중반, 여배우로서의 고민과 인간 소유진의 고민에 대해 묻고 싶어요.
"사실 제가 지금 고민할 여유가 없어요. '어떻게 하루하루를 충실하게 살지?' 그런 게 고민이에요. 아내로서, 엄마로서, 배우로서 책임질 게 많아지니까 매일이 금방 지나가서 더 충실하게 살고 싶어요. 그만큼 제가 스스로를 단단하게 다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제가 스스로를 단단하게 만들어야 어떤 아내, 엄마, 배우든 되겠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오늘 하루를 충실하게 살고 '뿌듯했나', '후회는 없나', '열심히 했나'를 생각하죠. 그렇게 살다가 어느 순간 뒤를 돌아 보면 뭔가가 밝혀질 것 같아요. 지금은 하루하루 그저 열심히 살고 있어요."
Q. '아이가 다섯' 종영 후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우선 드라마가 종영하면 육아에 충실하고 싶은 게 1번이에요. 확실히 아이를 낳은 후 드라마를 처음 하다 보니 삶의 패턴이 왔다 갔다 해서 올해 남은 시간은 아내와 엄마의 역할을 안정적으로 수행하는데 사용하고 싶어요. 또 제가 최근 이유식 책을 썼는데 '시간이 된다면 책을 한 번 더 쓸까'라는 마음으로 아이들 에세이를 계속 정리 중이에요. 올해 남은 시간은 이런 느낌으로 차분히 지낼 것 같아요."
nahee12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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