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혁 #자유롭게 #뜨겁게# #찰흙처럼(인터뷰①)
- 명희숙 기자
(서울=뉴스1스타) 명희숙 기자 = 틀에 얽매이지 않는다. 배우 이종혁은 언제나 그렇듯 초조함이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먼 것처럼 여유롭게 자신의 길을 간다. 올해 드라마와 영화보단 2편의 뮤지컬에 주력한 점도 이런 이종혁의 컬러를 확고하게 보여주는 행보다. 스타가 되는 길 보다는 좋은 작품이 있는 곳을 향하고 싶다는 철칙이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이종혁은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를 통해 야망과 열정의 연출가 줄리안 마쉬로 분한다.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올해 초연 20년을 맞이했다. 국내에서도 대중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작품이기도 하다.
"20주년에 저라는 배우를 불러주셔서 감사하죠. 지난해에 '시카고'를 했어요. 2번 연달아 무대에 오른 적은 처음이에요. 부담감은 아무래도 있죠. 하지만 '브로드웨이 42번가'를 보면서 무대의 꿈을 키운 배우들이 많잖아요. 그런 무대에 선다는 게 저를 끌리게 했죠.
이종혁은 올해 데뷔 20년 차가 됐다고 밝혔다. 그의 데뷔 역시 '서푼짜리 오페라'라는 뮤지컬이었다.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원작 연극에 음악을 더한 작품이었다.
"'서푼짜리 오페라'는 서울예대를 다닐 때 김수로, 이필모, 임형준, 김민교와 함께 교내 워크숍으로 만든 공연이었어요. 우리끼리 연출을 맡고 극단을 만들자고 했죠. 브레히트 연극을 각색해 음악을 넣고 춤도 췄어요. 연극을 뮤지컬로 만들었는데 연극도 아니고 뮤지컬도 아닌 장르가 됐죠. 시원하게 망했어요. 하하."
지금 대중은 이종혁은 브라운관과 스크린,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기억한다. 하지만 그는 긴 시간 동안 연극 무대를 지켰고, 그곳에서 열정을 불태웠다.
"'토요일 밤의 열기'로 주목을 많이 받았죠. 오디션 봤을 때 춤을 출 수 있냐고 해서 못 춘다고 솔직하게 고백했어요. 그냥 저라는 배우를 알아달라고 해서 왔다고. 그 모습을 좋게 보셨는지 춤 선생님까지 붙여주셨어요. 그때는 무명이었는데 매번 신문에 제 기사가 났었죠. 처음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작품이에요."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이종혁에게 배우로서 자신을 좀 더 많이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사실 '시카고' 때는 비중이 많이 없었죠. 이번에는 좀 더 많은 것 같아요. 독창과 합창도 꽤 있고요. 관객에게 디테일하게 연출자 줄리안 마쉬의 갈등을 보여주고 싶어요. 그의 고민은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거든요. 그런 부분에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하고 싶죠."
이번에는 연출가를 연기하는 이종혁이지만 언젠가는 직접 연출을 하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실제로 연출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돈이 조금 있으면 연극을 하고 많으면 뮤지컬을 하지 않을까요.(웃음) 예전에 함께 무대에 섰던 동료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도 하죠. 의견이 안 맞아서 싸울수도 있지만 그런 게 다 좋은 추억이 되겠죠."
이종혁은 배우로서도 확고한 철학을 지니고 있다. '찰흙론'이라고 정의해도 좋을 만큼 깊이 있는 생각을 털어놓기도 했다.
"배우는 자기 내공을 쌓는 게 중요해요. 조급해하지 않고 차곡차곡 모래성이 아닌 찰흙이 되는 마음으로 자신을 쌓아서 눌러야 하죠. 시간이 지나면 밀도가 달라져요. 그렇게 단단하게 배우로서 다져지는 것 같아요. 물론 저도 아직 찰흙은 아니지만요.(웃음)"
reddgreen3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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