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리 "아가씨의 이 갈아주는 장면, 너무 좋았죠"(인터뷰)

(서울=뉴스1스타) 유수경 기자 = '아가씨'의 귀여운 하녀 숙희는 배우 김태리와 닮았다. 활달하고 생기 있고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솔직함이 있다. 당차지만 예의바른 면모에서 신인답지 않은 내공이 느껴졌다.

김태리는 최근 뉴스1스타와 만나 영화 '아가씨'(감독 박찬욱)에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태리가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 News1star/ 고아라 기자

이번 영화에서 많은 관객들이 인상적 장면으로 꼽는 건 하녀 숙희가 아가씨 히데코의 치아를 갈아주는 장면이다. 욕조 안에 몸을 담근 김민희와 그를 떨리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김태리의 모습이 극장 안에 묘한 정적을 흐르게 한다.

"표정이 죽여줬다"는 기자의 말에 김태리는 두 손을 모으고 환하게 웃으며 "감사하다"고 말했다.

"정말 재밌었어요. 시나리오를 볼 때 '숙희가 심장이 뛰겠구나' '이 얼굴에 놀랐겠구나' 하는 게 보였거든요. 영화로 잘 표현이 된 거 같아요. 저도 이 갈아주는 장면이 너무 좋았어요. 시작은 그게 아닌데 뭔가 어떤 감정이 든 거죠. 침이 마르고 어디를 봐야 할지 모르는데 보고 싶고. 그 장면에선 음향도 색달랐고 카메라 무빙도 정적으로 보여주는 게 좋았어요."

김태리가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 News1star/ 고아라 기자

또한 김태리는 "박찬욱 감독 앞에서 주눅 들지 않았나"라는 물음에 "이번에 스킬을 터득했다"며 웃었다.

"궁금한 게 있으면 그때마다 물어보려고 했어요. 그럴 수 있는 분이고요. (나를) 어렵게 대하지 않았어요. 가벼운 말로 해서 불편하지 않게 해주세요. 지식의 분야가 굉장히 넓어서 대화도 너무 재밌고 편했어요. 사실 어른들 대하는 게 전 그리 어렵지 않거든요."

할머니와 함께 살았다는 김태리는 극단 생활을 할 때도 나이가 많은 선배들과 어울려야 했기 때문에 어른을 대하는 것을 일찌감치 배웠다고 했다.

"극단 선배님들한테 '언니' '오빠' 하면서 예의 바르게 적정선 안에서 애교도 부리고 그랬어요. 물론 '아가씨'를 할 때는 위축되는 순간이 많았죠. 같이 밥을 먹어도 내 자리가 아닌 거 같고 내가 하는 말들이 진짜가 아닌 거 같을 때가 있어요. 그걸 이겨내려고 노력했고요."

최고의 스태프들과 대선배들과 함께 하는 연기. 긴장돼 NG도 많이 내지 않았을까 싶지만 영리한 배우답게 적응도 빨랐다. 김태리는 "떨려도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며 크게 웃었다.

"엄청 긴 롱테이크가 아니면 감독님이 '오케이'를 금방 주셔요. 긴 장면을 동선 짜서 하는 게 많았는데 처음 인사 드리는 장면에서도 그런 게 많았죠. 백작님이 들어왔을 때도 카메라가 빙글빙글 돌며 싹 다 찍고 들어갔거든요. 아가들과 함께 하는 신은 아가들 때문에 NG가 많이 났죠. 하하."

uu8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