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2’ 강형철 감독 “신세경 노출? 원작에 충실했을 뿐”(인터뷰)
- 윤한슬 기자
(서울=뉴스1스포츠) 윤한슬 기자 = 강형철 감독의 ‘타짜-신의 손’(이하 타짜2)은 지난 14일 누적관객수 300만명을 넘기며 최동훈 감독의 ‘타짜’(2006)에 못지 않은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선전을 미리 예견이라도 한 걸까. 최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만난 강형철 감독은 다소 피곤한 기색이었지만 여유로움이 넘쳐 보였다. 특히 같은 날 개봉한 ‘두근두근 내인생’의 이재용 감독과 문자를 주고받은 사연을 공개하며 경쟁작을 응원하기도 했다. “이재용 감독님의 영화는 항상 궁금해요. 이 감독님의 영화로 공부를 한 적도 있을 정도로요. 함께 개봉하게 됐는데 같이 잘 되면 좋겠어요. ‘두근두근 내인생’도 많이 사랑해주세요.”
“원래 ‘타짜’를 좋아했어요. 원작에 대한 매력도 있고 1편에 대한 팬심도 있었고요. 그래서 부담되는 것보다 ‘타짜’를 만들 수 있다는 즐거움이 더 컸어요. ‘과속스캔들’을 찍고 나서 ‘타짜’ 제작에 대한 생각이 있긴 있었는데 ‘써니’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써니’를 작업했는데 작업하면서도 ‘타짜’에 대한 생각을 접지 못했죠. 늘 해보고 싶었던 영화였는데 제의가 들어왔으니 안 할 이유가 없겠죠.”(웃음)
‘과속스캔들’과 ‘써니’는 각각 430만명, 73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전작들의 흥행 탓에 ‘타짜2’를 선뜻 연출하기 부담스러웠을 수도 있었고, 관객들 역시 강 감독에게 기대감을 가졌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부담감 보다는 즐거운 마음으로 ‘타짜2’ 제작에 임했다.
“전작이 잘된 덕분에 ‘타짜’를 만들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을까요. 물론 기대하는 분들은 있겠죠. 제가 만든 전작을 좋아하신 분들이라면, ‘타짜1’에 기대를 했다면 이 영화에 대해 안 좋게 생각할 수도 있겠죠. 그러나 저는 ‘타짜’만큼은 다른 감독이 각자의 색을 가지고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원작의 플롯이 각 편마다 비슷하기 때문에 개성으로 승부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는 유머러스하고 유쾌하게 방향을 잡았죠.”
강형철 감독 특유의 유머러스함 덕분일까. ‘타짜2’에는 ‘타짜1’과는 달리 웃음을 유발하는 요소가 여럿 있다. 특히 신세경, 최승현과 곽도원의 카체이싱 장면은 긴장감 넘치는 일반적인 카체이싱 장면과는 달리 웃음보가 터져 나온다. 배경 음악으로 나온 나미의 ‘빙글빙글’이 상황과 잘 어우러진 덕분이다. ‘빙글빙글’을 듣자니 ‘써니’가 떠오르기도 한다.
극 중 대길이(최승현 분)가 흔들리는 차 안에서 실수로 라디오를 건드리는 바람에 나미의 ‘빙글빙글’이 흘러나온다. 이 곡은 장동식(곽도원 분)과의 추격전으로 인해 자동차가 빙글빙글 도는 상황과도 잘 맞아떨어진다. 특히 장동식과 마주치는 장면에서 ‘그저 바라만 보고 있지’라는 파트가 나오는 장면에서 관객들은 어김없이 웃음을 터뜨린다.
“그런 장면을 통해 관객들이 잠시 풀어져 있길 바랐어요. 이들이 장동식을 따돌리고 무사히 도망간 줄 착각하고 안심하게 만드는 거죠. 그러다 장동식이 갑자기 등장하면 깜짝 놀라실 거예요. ‘빙글빙글’은 일종의 긴장감을 배가시키기 위한 장치였어요. 의도적이었다고 보시면 돼요.”
‘빙글빙글’ 삽입은 일종의 신의 한 수였다. ‘빙글빙글’은 오랜 고민 끝에 삽입됐다. 뒤늦게 결정됐는데 재미와 웃음을 선사하는 등 큰 역할을 했다. “저는 유머러스한 것을 좋아해요. 농담하는 것도 좋아하고요. 감독의 취향이 영화에 담겨야 하는 게 아닐까요.” 감독의 영향으로 ‘타짜2’는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임에도 노출이나 잔인한 장면 등 자극적인 장면이 비교적 적다.
“관람 등급은 크게 중요하지 않아요. 일부로 여배우의 노출을 유도하거나 쓸데없이 잔인한 장면을 넣는 것은 큰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신)세경 씨가 속옷을 벗어 던지는 장면도 원작에 나오는 장면 그대로를 살린 거에요. 분량의 문제로 각색은 했지만 원작 만화를 살리는 것에 충실했어요.”
원작 만화와 싱크로율이 일치한 것에 있어서는 최승현의 도움도 컸다. 강형철 감독은 최승현이 함대길이라는 역할에 제격이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는 최승현이 아이돌 그룹의 멤버라는 사실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
“제게는 그가 아이돌 가수라는 사실이 중요하지 않았어요. 최승현이 가수 활동도 하고 있지만 배우로서도 훌륭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는 함대길이 가져야 할 엉뚱함과 경쾌함 다 갖고 있었어요. 또 외모도 한몫하죠. ‘타짜2’는 함대길이 인생의 여행자로서 성장해가는 얘기인데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요. 적으로 나오는 배우들이 곽도원, 김윤석 등은 어마어마한 배우인데 이들을 대하는 데에 있어서 강렬한 눈빛도 갖고 있었어요.”
최승현은 극 중 생활고로 만화방에서 단무지를 훔쳐먹으며 지내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서 물조차 마시지 않았다. 초췌하고 까칠하고, 피부도 거칠게 나와야 한다며 밤마다 맥주 한 캔씩 먹고 잤다. 말 그대로 프로였다.
여배우들 역시 프로정신으로 똘똘 뭉쳐있었다. 아귀 하우스에서 속옷만 입고 화투를 치는 장면은 여배우들 입장에서는 신경전이 있을 수 있고, 다소 민감할 수 있었던 상황. 이들을 배려해 조심스럽게 촬영에 임하긴 했으나 이들은 노출을 하는 것을 전혀 개의치 않아했다.
“신세경씨와 이하늬씨는 정말 절친한 친구예요. 그래서 여배우들이었음에도 전혀 신경전이 없었죠. 탈의를 하고 찍는 장면이니까 커트하면 바로 담요를 덮어주고, 예를 들어 세경이한테 뭔가 주문을 할 때 승현이를 보면서 얘기하는 등 저도 모르게 조심스러워졌어요. 그런데 이들은 예술가잖아요. 캐릭터를 표현할 때 필요한 노출에 대해서는 전혀 개의치 않아했어요. 정말 프로죠.”
‘타짜2’는 전작 못지않게 많은 관객의 관심을 받으며 순항 중이다. 이같은 ‘타짜2’의 흥행비결은 탄탄한 원작, 강형철 감독 특유의 유머 그리고 배우들의 프로 정신이 한데 어우러진 결과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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