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전유성 "연간 3가지 병, 우수환자 기대…아프지 말란 말 웃겨" 생전 발언

코미디언 전유성이 25일 밤 전북대학교병원에서 별세했다. 전유성은 이날 오후 9시 5분께 전북대병원에서 향년 76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전유성은 폐기흉 증세가 악화돼 최근 전북대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1 DB) 2025.9.25/뉴스1
코미디언 전유성이 25일 밤 전북대학교병원에서 별세했다. 전유성은 이날 오후 9시 5분께 전북대병원에서 향년 76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전유성은 폐기흉 증세가 악화돼 최근 전북대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1 DB) 2025.9.25/뉴스1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개그계 대부'이자 '역발상의 귀재'라 불리던 코미디언 전유성의 별세 소식에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25일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에 따르면 전유성은 폐기흉 증세가 악화돼 이날 오후 9시 5분쯤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최근 폐기흉 증세가 악화해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딸이 지켜보는 가운데 사망했다. 유족으로는 딸 제비 씨가 있으며 장례는 희극인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이다.

전유성은 위중한 상태에서도 잠깐 의식이 돌아오면 '나는 곧 죽어'라고 농담하는 모습을 보기이도 했다. 물수건으로 열을 내리며 산소호흡기 단 상황에서 이경실이 '우리 오빠 섹시하게 누워 계시네?'라고 농담을 건네자 '너희들 보라고 이러고 있지'라면서 마지막까지 유머를 잃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전유성은 지난해 11월 체중이 16㎏이나 빠져 몰라보게 야윈 모습으로 김대희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바 있다. 당시에도 그는 촌철살인 언변으로 웃음을 안겼다.

당시 전유성은 "올해 3가지 병명으로 입원을 했었다. 급성 폐렴, 부정맥, 코로나19"라며 "혹시 나는 연말에 우수 환자로 뽑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한 사람이 그렇게 종류별로 (병원에) 가기 힘들다. 1년에 3개다"라고 밝혔다.

김대희가 "제가 진짜 존경하는 인생 선배님이시기도 하다. 아프지 말라"며 걱정하자 전유성은 "나는 그 말이 굉장히 웃기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병원에 누워있으면 아프지 말란 얘기를 왜 그렇게 많이 하나. 아파서 누워있는 놈한테. 아프고 싶어서 아픈 게 아니지 않나"라고 했다.

이어 "링거 꽂고 있는데 '힘내세요', 그리고 폐렴 걸려서 있는데 와가지고 10명 중에 5명 이상이 '노인네들 죽는 건 폐렴 때문이래요'라고 하더라. 이게 폐렴 걸려서 누워있는 사람한테 할 얘기인가 싶다. 그건 나도 안다. 오면 그 얘기를 꼭 하더라. 학교에서 안 가르쳐 줘서 그렇다"라고 털어놨다.

(유튜브 채널 '꼰대희' 갈무리)

또 "굳이 따지자면 조화 같은 거 보낼 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많이 쓰지 않나. 글자 그대로 비는 사람이 있나? 난 한 번도 못 본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어 "나는 이제 그 사람 보낼 때 꼭 물어본다. 친구 엄마가 돌아가시면 내가 그 집에 가서 밥 먹었던 게 생각이 난다. 오이지를 맛있게 먹었으면 '너희 엄마 오이지 정말 맛있었는데' 이렇게 보낸다"라고 말했다.

전유성은 "허참이 떠났을 때도 그 얘기 듣고 난 믿고 싶지 않았다. '허참아 난 믿고 싶지 않다' 이렇게 보냈다. 그때 떠오른 생각이었다. 비즈니스 때문에 알게 된 사람들도 '진심으로 가슴 아픕니다' 이렇게 보내기도 한다"라고 했다.

이에 김대희는 "확실히 선배님께서는 발상 자체가 지금 말씀하는 걸 들어도 알겠지만 발상 자체가 진짜 비범하다. 개그계의 아이디어, 발상법이나 창의력은 전유성 선배님을 쫓아갈 사람이 없다"라며 극찬했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