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MC 수장' 딥플로우, 릴보이 왕따 가해 의혹에 반박 "랩 게임일 뿐"

딥플로우 ⓒ News1
딥플로우 ⓒ News1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래퍼 딥플로우(36·본명 류상구)가 엠넷 '쇼미더머니9' 우승자인 긱스 멤버 릴보이(29·본명 오승택) 왕따 가해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최근 커뮤니티에 올란 온 글들이 악의적으로 편집된 내용이라며, 자신의 디스(상대방의 허물을 공개적으로 공격해 망신을 주는 것을 뜻하는 말)는 '랩 게임'이라는 틀 안에서 통용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21일 딥플로우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떠돌고 있는 '전날까지 녹음실에서 같이 놀던 형, 프로듀서, 협업 회사 임직원이 다음날에 저를 디스하는 뮤비를 올렸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에 대해 직접 해명하고 나섰다.

딥플로우는 해당 글을 언급하며 "작성자의 의도가 무엇이었든 간에 이 글은 릴보이가 SNS와 방송에서 전달했던 메시지를 확대 해석되게끔 편집돼 만들어졌고, 지난 며칠간 국내 각종 커뮤니티와 SNS 등으로 급속하게 퍼졌으며, 나와 소속 아티스트들은 실검에 오르고 언론 매체에 기사가 도배됐다. 한 마디로 좌표가 찍혔다"며 "'친하던 동생 왕따 시킨 래퍼들'이 된 나와 회사 소속 아티스트들의 SNS 계정이 테러당했을 뿐만 아니라, 그 여파로 연말과 연초 발표를 앞둔 몇 개의 중요 프로젝트들이 전면 중단됐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어리석게도 이 일련의 이슈들이 힙합과 랩 게임의 이해 바탕 안에서 논의되고 비판돼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이제 이 일은 힙합과 랩 게임에 이해 바탕이 없는 일반 대중에게 '사건'으로 노출돼버렸고, 그것은 이제 더 이상 래퍼로서의 문법은 서로에게 통용되지 않다는 걸 의미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업적인 노선 변절, 디스 자체의 당위성 유무 등 여러 가지 관점으로 뒤얽힌 수많은 비난들이 쏟아지고 있고, 피해 갈 수 없는 사실도 분명 있다"며 "이 모든 게 디스와 랩 게임에 연장선이라면 저는 이미 패배한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왕따 가해자'라는 프레임은 참을 수 없다고 털어놨다. 딥플로우는 "'딥플로우와 넉살 등 친했던 형들이 단체로 디스라며 뒤통수 때린 왕따 가해자' 최소한 이 프레임은 새로고침 돼야 한다"며 "이건 힙합과 랩 게임을 한참 벗어난 경우다, 래퍼를 떠나 사람으로서 견딜 수 없는 최악의 오명"이라고 토로했다.

이와 함께 딥플로우는 본인이 말한 '악의적 편집 글'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최근 커뮤니티에 올라온 "'잘 어울려' 발매 전날 VMC 가서 녹음할 때도 아무 말 없이 잘 놀던 애들이 하루 만에 뒤통수를 때렸다"는 글에 대해 반박했다. 딥플로우는 '릴보이의 곡에 참여한 적은 있지만 유선상 파일을 주고받았을 뿐 친분은 없다', '노래 속 문제가 된 디스 라인은 단 두 마디이며 총 여섯 팀의 이름이 나열돼 긱스 디스곡만으로 포커싱 되기에는 작위적 측면이 있다', '잘 어울려 뮤직비디오 출연자 중 긱스와 친분이 있었던 VMC 멤버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각별한 사이가 아니었다', '심지어 그 소식을 듣고 죄책감을 느낀 해당 멤버는 직접 릴보이에게 연락해 그간의 오해를 풀었다', '뮤직비디오 출연자들은 디스에 동조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의 친분으로 출연한 것이다', '뮤직비디오 속 넉살은 긱스 노래에 손가락질을 한 적이 없다' 등의 글로 해명했다.

딥플로우는 "이 좁은 신에서 당사자들끼리 얽힌 이해관계를 미리 신중하게 고려하지 못한 점이 오히려 경솔했다고 생각한다"며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사람들은 디스 가사에 동조해서가 아니기에 윤리적인 문제가 있다면 그 비난은 오로지 내게 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현재 각종 인터넷 사이트와 SNS에 악의적 선동들이 손쓸 수 없이 퍼져나갔다"며 "나는 수년간 이런저런 비난과 악플을 받아왔지만 소속 아티스트들에게까지 불똥이 튀는 건 견디기가 힘들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딥플로우는 "랩 게임에서는 가해자도 피해자고 없다"며 "다만 나는 예전보다 타인의 상처를 마음 깊숙이 통감하고 반성하는 사람이 됐다, 내 진심이 그분들에게 온전하게 전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지난 10월23일 방송된 엠넷 '쇼미더머니9'에서 릴보이는 5년 동안 정신적으로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얘네는 힙합도 아니다'해서 되게 이단아 같은 느낌이었다"며 "디스를 할 수는 있는데 저희 긱스 앨범을 같이 작업한 프로듀서 형도 디스곡 뮤직비디오에 나와서 같이 있더라. 되게 많은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지난 2015년 발매된 딥플로우의 '잘 어울려'라는 노래가 재조명됐다. '잘 어울려'에는 '진짜 어울려 매드클라운, 산이, 배치기/ 진짜 어울려 팻두, 아웃사이더, 긱스/ 진짜 어울려 너희들 무대와 노래/ 네 회사와 맺은 거래 그 외 너희들의 모든 전부'라며 일부 래퍼들을 '디스' 가사가 담겼다. 특히 해당 뮤직비디오에는 릴보이와 친분이 있는 프로듀서도 등장해 왕따 가해 논란이 일었다. 또한 넉살은 특정 곡을 선택한 딥플로우를 보고 '돌았다'는 모션을 취하며 조롱 논란에 휩싸였다.

이와 관련해 딥플로우는 이 모든 것은 '랩 게임'이라는 틀 안에서 통용되는 일이라며 해명하고 나섰으나 여론은 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breeze5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