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感]‘드라큘라’ 박은석, 김준수란 빛에 가려진 원석
- 백초현 기자
(서울=뉴스1스타) 백초현 기자 = 배우 박은석이 뮤지컬 ‘드라큘라’ 안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하며 극을 진두지휘했다.
‘드라큘라’는 아일랜드 소설가 브램 스토커(Bram stoker)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드라큘라가 400년 동안 잊지 못했던 여인 미나를 다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 2014년 국내 라이선스 초연 무대를 거친 후 2년 만에 재연을 통해 관객과 만나고 있다.
초연의 아쉬움을 달래듯 재연 ‘드라큘라’는 한결 나아진 개연성을 보이며 인물들의 감정을 오롯이 쫓게 했다. 400년을 한 여자만 사랑한 드라큘라도, 갑자기 나타난 그의 고백에 당황하면서도 끝내 마음을 빼앗기게 되는 미나도, 약혼녀를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내건 남자 조나단도,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슬픔에 뱀파이어 헌터가 된 반헬싱도, 모든 캐릭터가 무대 위에서 살아 숨을 쉬며 관객과 조우했다.
‘드라큘라’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배우들의 열연이다. 이들의 연기는 이야기 전개에 개연성을 높이고 무대의 빈 부분을 채우며 극을 더 탄탄히 다듬질했다. 특히 배우 박은석이 눈에 띈다. 드라큘라 백작으로 변한 그는 변화무쌍한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내며 400년 간 기다려온 사랑의 애틋함과 쓸쓸함을 그려내며 관객의 감성을 자극했다.
박은석은 400년을 홀로 살아온 노쇠한 노인의 모습으로 관객과 첫 인사를 나눴다. 그는 신사다운 모습으로 정중하게 조나단(진태화 분)과 미나(임혜영 분)를 맞이했지만 첫 눈에 미나가 400년 전 자신이 사랑했던 아내 엘리자벳사라고 확신한 후 불안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박은석은 흔들리는 눈빛으로 시간을 초월한 사랑의 떨림을 표현했고, 이후 망설임 없는 저돌적인 고백으로 놓칠 수 없는 사랑의 간절함을 드러내며 초반 드라큘라의 감정을 탄탄하게 다듬질했다.
박은석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폭발적인 가창력은 매 신마다 박수갈채를 이끌어내며 극의 몰입도를 한껏 끌어올렸다. 풍부한 성량은 드라큘라 백작의 초인적인 힘과 위엄을 드러내는 가장 확실한 장치로 활용됐다.
박은석은 넘버 소화 능력이 뛰어나다. 감정의 기승전결이 느껴지는 그의 노래에는 분노, 절규, 슬픔, 아픔, 배려 등 다양한 감정이 담겨 있다. 박은석의 노래를 듣는 것만으로도 관객은 드라큘라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기분에 사로잡히며 극에 완전에 빠져든다.
드라큘라 역에는 박은석과 김준수가 함께 이름을 올렸다. ‘드라큘라’에서 유일한 더블 캐스팅이다. 다른 캐스트는 모두 원캐스팅으로 2주간 진행되는 한정 공연에 참여한다. 이와 관련해 신춘수 프로듀서는 앞서 진행된 프레스콜 현장에서 “같은 캐릭터를 연기하더라도 각자의 감정 표현에 따라 캐릭터가 다르게 그려질 수 있다”라며 “관객 입장에서 배우들의 차이를 발견하는 게 더블 캐스팅의 매력”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처럼 박은석은 김준수와 다른 매력을 무대에서 발산하고 있다. 외형적인 차이는 물론이고 창법과 두 사람이 그린 드라큘라의 사랑도 판이하다. 이에 누가 더 낫다는 판단은 무의미해 보인다. 다만 김준수란 거대한 빛에 가려진 박은석이란 원석의 발견을 놓치지 않길 바랄 뿐이다.
poolchoya@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