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무명전설' 김시중 국장 "트로트 2.0 시대, 글로벌 시장 정조준"(인터뷰)

"'무명'에겐 이름을, '유명'에겐 다시 살아갈 용기를 주는 무대"
"4000명 지원자 중 2200명 면접…진심 담긴 '사람'의 노래 찾았다"

MBN '무명전설' 김시중 국장 ⓒ 뉴스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황미현 기자 = 트로트 오디션 홍수 시대다. 채널만 돌리면 나오는 엇비슷한 포맷 속에서 MBN '무명전설'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방송일인 수요일 종편 예능 1위는 물론,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률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더불어 글로벌 OTT 플랫폼 순위권까지 점령하며 '트로트의 변주'를 증명하고 있다. '무명전설'을 진두지휘하는 김시중 제작총괄국장을 만나 그가 그리는 트로트 예능의 미래를 들었다.

김시중 PD는 스스로를 "트로트 '알못'(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 지칭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오히려 트로트에 대한 고정관념이 없었기에 새로운 시각이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김시중 국장이 '무명전설'을 기획하며 가장 먼저 한 일은 '진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을 찾아 나서는 것이었다. 단순히 노래 실력만 보는 것이 아니라, 무대에 대한 갈증이 있는 이들을 발굴하기 위해 7개월의 시간을 쏟았다.

"4000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렸고, 그중 2200명을 직접 대면 면접했습니다. 제가 찾은 건 완벽한 '테크닉'이 아니라, 자기 삶을 담담하게 노래로 풀어낼 줄 아는 '진정성'이었습니다. 택배 기사, 버스 기사 등 우리 주변 이웃들의 투박하지만 절실한 목소리가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될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그는 영화 '설국열차'의 계급 사회 시스템을 오디션에 이식했다. 1층부터 5층까지 나뉜 서열 타워는 우리 사회의 냉혹한 현실을 투영하는 동시에, 이를 실력과 진정성으로 극복해 나가는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꿈을 꿔도 이미 정해진 환경 때문에 좌절하는 현실에서, '왜 꿈을 꿀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지 않을까?'라는 고민이 시작이었죠. 무명 가수든, 정상에 섰던 전설이든 무대 위에서는 오직 실력과 진정성으로만 평가받는 장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무명'에겐 이름을, '유명'에겐 다시 무대에 오를 기회와 그로 인해 용기를 주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본질입니다."

MBN '무명전설' 김시중 국장 ⓒ 뉴스1 권현진 기자

김 국장은 기존 오디션의 관행인 '과장된 리액션'과 '주입식 감동'을 과감히 걷어냈다. 감동적인 장면에서 보였던 자막이나 심사평 없이 출연자의 눈물을 그대로 내보내는 '여백의 편집'은 시청자가 출연자의 서사에 오롯이 이입하게 만든다.

"시청자가 느끼기 전에 제작진이나 심사위원이 먼저 감정을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저희는 심사위원 라인업도 트로트 가수를 넘어 배우, 개그맨, K팝 아티스트 등 다양하게 구성해 트로트를 바라보는 시각을 넓혔습니다. 시청자들이 이 프로그램을 경연이 아닌, 한 편의 '인간 드라마'로 봐주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MBN '무명전설' 김시중 국장 ⓒ 뉴스1 권현진 기자

김 국장의 궁극적인 목표는 트로트의 세계화다. 그는 트로트를 '어른들의 전유물'로 가두지 않는다. 넷플릭스 등 OTT에서의 흥행은 트로트가 가진 '절절한 K-서사'가 전 세계인의 보편적인 감정을 건드릴 수 있다는 확신을 줬다.

"트로트 1세대가 불모지에서 시장을 열어줬다면, 이제는 다채로운 장르와 결합한 '트로트 2.0' 시대가 와야 합니다. 첼리스트나 현대 무용가 등이 트로트를 부르는 모습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봤죠. 수요자(시청자)의 니즈에 맞춘 'K-정서' 콘텐츠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고 싶습니다. 영어 제목을 고민하고 해외 포맷 수출을 논의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죠. 트로트가 가진 특유의 '절절함'은 언어를 넘어 전 세계인의 보편적인 감정을 건드릴 수 있는 강력한 무기입니다."

그는 우승자에게 집과 영화 제작이라는 파격적인 특전을 내걸었다. 이는 단순히 물질적 보상을 넘어 한 사람의 꿈을 온전히 실현해 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시청자들이 '이거 경연이 아니라 한 편의 드라마 같다'고 느껴준다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무명과 유명, 그리고 전설이 함께 성장하고, 그 서사가 노래가 되는 진정한 축제를 만들겠습니다."

hmh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