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사는 적중했다…'운명전쟁49' 신묘한 재미와 논란 줄타기 [N초점]
- 장아름 기자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디즈니+(플러스) 예능 '운명전쟁49'가 점사를 맞히는 신비하고 흥미로운 서바이벌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운명술사 49인이 촉을 겨루는 신묘한 경쟁은 신선한 충격을 안겼지만, 공개 직후 순직 소방관 사인 미션과 패널 관련 이슈 등이 잇따르며 프로그램을 둘러싼 갑론을박도 벌어졌다. 흥미와 논란을 동시에 안은 '운명전쟁49'가 이어가는 아슬아슬한 줄타기에 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1일 처음 1~4화가 공개된 '운명전쟁49'는 49인의 운명술사들이 모여 각종 미션을 통해 자신의 촉과 점사를 증명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무당, 역술가, 타로마스터 등 각기 다른 분야의 출연자들이 제한된 정보만으로 '운명'을 읽어내는 과정을 경쟁 구도로 설계하며, 기존 서바이벌 예능에 이색적인 변주를 더했다는 평도 이어졌다.
'운명전쟁49'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는 단연 '점사'다. 49인의 촉이 적중되는 순간마다 짜릿한 도파민을 안겼다. '망자의 사인 맞히기'로 시작된 1라운드는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단번에 각인시켰다. 운명술사들은 망자의 사진과 출생일, 사망일만을 단서로 죽음의 이유를 추론해야 했다. 이외에도 태아 성별, 수술 부위, 돈벼락 맞은 사람과 날벼락 맞은 사람 맞히기와 서울대생 찾기 등 직관적인 미션으로 몰입도를 높였다.
2라운드에서는 운명술사 간 1:1 점사 대결이 펼쳐졌다. 무속인들은 서로 점을 보지 않는다는 금기를 깨고 서로의 살아온 인생과 운명을 들여다보는 서바이벌로 긴장감을 극대화했다. 특히 각자 과거의 상처를 마주하면서 포커페이스가 무너지고 눈물을 보이기까지 하는 과정은 단순 적중 게임을 넘어 감정선까지 건드렸다. 하이라이트였던 지선도령과 노슬비의 살벌한 기 싸움은 이내 기구하고 외로운 삶을 살아온 서로를 위로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으로 감동을 안겼다.
3라운드는 팀전으로 확장됐다. 청룡과 백호, 주작과 현무 각 세 명씩 네 팀으로 나뉜 운명술사들이 진짜 100억대 자산가 다섯 명을 가려내는 미션에 돌입했다. 개인의 촉과 집단의 합의가 승패를 가르는 구조로, 협업과 충돌이 교차하며 또 다른 긴장 구도를 만들어냈다. 그 가운데 무속인의 촉과 역술가의 사주 풀이 시너지가 가장 돋보였던 주작 팀이 생존했다. 이후 나머지 세 팀 중 어떤 팀이 생존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 6인에 들어갈 수 있을지 궁금증을 더했다.
과학적으로 설명되기 어려운 영역을 예능 문법으로 끌어와 적중의 순간을 극대화한 포맷은 분명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무기다. 다만 현재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순직 소방관 사주풀이 논란이다. 2회에서는 고(故) 김철홍 소방관의 얼굴과 사주가 공개되며 '망자의 사인 맞히기' 미션이 진행됐으나, 방송 이후 유족이라고 밝힌 A 씨가 SNS를 통해 제작진이 다큐멘터리 취지로 설명해 동의를 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점술 서바이벌 형식인 줄은 몰랐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에 고인의 죽음을 두고 무속인들이 사인을 맞히는 장면과 패널의 리액션이 자극적으로 소비됐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후 제작진은 지난 18일 "본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개인의 이야기는 당사자 본인 또는 가족 등 그 대표자와의 사전 협의와 설명을 바탕으로, 이해와 동의 하에 제공됐다"며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와 초상 사용 등에 대해 안내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사안의 민감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관련 내용을 제작 전 과정에 걸쳐 신중하게 검토해 프로그램을 제작했다"는 입장도 덧붙였으나, 고인의 서사를 예능 미션으로 소비하는 방식에 대한 비판은 여전히 남아 있다.
'운명사자'로 출연했던 상담 전문가 이호선의 설명 없는 하차도 의문을 키웠다. 그는 4화부터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이후 지난 16일 SNS를 통해 "막상 시작하고서야 제가 나설 길이 아닌 걸 알았다"고 밝혔다. 상담과 무속의 차이를 연구해 왔다는 그는 자신의 신앙과 정체성을 언급하며 보다 신중한 선택이 필요했음을 고백했다.
여기에 지난해 12월부터 전 매니저와의 갑질 의혹 공방을 이어오고 있는 박나래가 편집 없이 연이어 등장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박나래가 운명술사들의 점사에 연신 놀라거나 과장된 리액션을 보이는 장면이 반복되며 프로그램의 텐션을 끌어올렸지만, 꼭 필요한 분량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시청자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현재 '운명전쟁49'는 아슬아슬한 줄타기 위에 서 있다. 적중의 순간이 주는 쾌감은 강력하다. 운명술사들의 능력을 활용, 예능적 서사로 재가공하며 시청자를 몰입하게 만든다. 다만 운명과 죽음, 개인의 사연을 미션으로 다루는 만큼, 프로그램의 파격은 논쟁으로도 확장됐다. 이에 '운명전쟁49'가 지속 가능한 포맷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어디까지 예능 미션으로 소비할 지에 대한 기준이 먼저 재고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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