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스마트폰' 여행 맞아? 고생인 듯 고생 아닌 '풍향고2' 여행의 고민 [N초점]
- 윤효정 기자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유튜브 채널 '뜬뜬'을 통해 공개되는 '풍향고2'는 토크쇼 형식의 '핑계고'의 스핀오프로 탄생한 여행 콘텐츠다. 스마트폰의 여행 관련 앱을 사용하지 않는 '바람 따라가는 여행'을 그린다. 배우 황정민과 지석진 양세찬 유재석이 함께 한 '풍향고1'은 지난 2024년 말 공개된 뒤 1780만 조회 수를 기록했으며, 기대감 속에 '풍향고2'를 최근 선보였다.
'무계획, NO 예약!' '풍향고'의 재미 포인트는 명확하다. 편리함을 포기하고, '무계획' 여행의 과정을 즐기자는 것. 낯선 환경에서 겪는 실수와 실패담은 '풍향고' 여행의 일부다. 예약 앱 대신 직접 여행사에 전화를 걸어 항공권을 구매하고, 현지에서 여러 차례 환전과 체크인에 실패하는 내용으로 콘텐츠를 채운다.
그러나 시즌2가 규모를 키워 유럽으로 향하면서 여행에 들이는 시간과 비용이 몇 배로 늘어난 것은 또 다른 고민과 부담을 남겼다. 사전 모임에서 멤버들은 항공권 비용에 대해서 이견을 드러냈다. 대개 여행 예능 프로그램은 필수 비용을 제작진이 제공하지만, '풍향고' 멤버들은 "사비로 하자" "우리가 낼 수 있잖아"라고 했다. "보통은 제작비로 가는 것 아니냐"라는 의견도 나왔지만, 멤버 다수는 1인당 630만 원으로 나온 항공권을 사비로 하자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여행 당일 제작진은 광고비로 항공권을 구입했다고 알렸고, 멤버들은 비즈니스석을 이용해 오스트리아로 떠났다.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유재석 이성민 지석진 양세찬 멤버들은 도착해 숙소를 찾느라 새벽의 오스트리아 수도 빈(Wien) 거리를 정처 없이 떠돌아야 했다. 몇 번이나 허탕을 친 뒤 그들은 제작진이 미리 마련해 둔 숙소에 짐을 풀었다. 스마트폰의 도움은 없었지만, 제작진의 도움은 있었다.
시청자들의 의견은 '고생 버라이어티도 아닌데 저 정도 했으면 된다' '그러면 왜 앱을 금지했나' '너무 헤매니까 답답하더라' 등 여행을 함께 즐기는 반응보다, 여행의 효율성과 원칙에 대한 내용이 대체적으로 많다.
'풍향고'의 본질이 '고생 예능'이 아니라면, 제작진의 보다 정교한 계획과 기준이 필요했다는 지적도 있다. '노 어플'(앱)을 여행의 '콘셉트' 정도가 아니라 지켜야 할 '룰'처럼 강조해 놓고, 결과적으로는 예외의 상황을 남겨두기 때문에 나오는 반응이다.
제작비 지급도 정리가 필요한 부분이란 평가다. 결과적으로 광고비로 지불했지만, 출연진이 '사비'로 여행해야 하는지도 의문이 남는다. 출연진이 즐긴 여행이라도 해도 '풍향고'는 '핑계고'의 수익 콘텐츠다. 시즌1 인기에 힘입어 시즌2는 ENA 채널에서도 방송되고 있다. 출연진이 여행 경비를 굳이 내야 할 필요가 없는 이유다. '핑계고' 측은 여행 경비, 3회 이상 출연해야 지급되는 출연료와 관련한 문의에 "콘텐츠를 통해 확인해달라"고 짧게 답했다.
'풍향고', 나아가 '핑계고'의 영향력과 시청자들의 기대감은 '풍향고1'이나 2022년 채널 오픈 때와는 달라졌다. '핑계고'는 그동안 TV, OTT 플랫폼 속 대형 예능 프로그램과 달리 사무실 한편에서 소소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콘셉트를 편안한 재미를 안겨 왔다. 그렇게 3년 넘게 순항한 '핑계고' 채널은 300만 구독자를 돌파하고 1000만 조회수를 넘는 콘텐츠를 선보이는 등 큰 성과를 기록해 왔다. 채널의 성장과 함께 기획하는 콘텐츠의 규모도 커진 만큼, 이에 맞는 제작 기준 마련도 시급해 보인다.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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