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환 "韓 훌륭한 배우들, '원더풀 라이프'에 기록하고파" [유튜버로 인생2막]
[단독] 원로 예술인의 삶 기록하는 배우 송승환(인터뷰)①
- 윤효정 기자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배우 송승환은 아홉 살이던 1965년 데뷔해 드라마와 영화, 연극 무대는 물론, MC, 라디오 DJ 등 다양한 분야를 통해 대중과 호흡해 왔다. 그의 지난날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공연 '난타'를 제작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한국형 공연 브랜드를 만든 제작자이자,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개·폐막식의 총감독을 맡아 공연 기획 분야에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무대가 줄어든 상황에서 송승환은 또 한 번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었다. 그는 유튜브 '원더풀 라이프' 채널을 열었다. 배우, 희극인, 가수 등 무대에 열정을 쏟은 원로 예술가들의 '원더풀'한 인생을 돌아보고 영상으로 기록하는 인터뷰 코너다. 송승환은 한국의 훌륭한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수많은 타이틀을 가졌지만, 송승환은 그 무엇보다 '배우'이고 싶은 바람을 밝혔다. 데뷔 60주년을 넘어, 올해 칠순을 맞는다는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 연기를 할 수 있었던 삶이 감사하다고 했다.
-'송승환의 원더풀 라이프'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
▶계속 일을 하던 사람이라 멍하니 있으면 존재감이 없어지는 느낌이 든다. 주변에서 유튜브 이야기를 하길래 뭘 할지 생각하다가, 대중문화 예술인들의 아카이브(자료 기록 및 보관)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 후배들과 이야기해 보면 말론 브랜도는 알아도 한국의 배우는 잘 모르더라. 한국의 훌륭한 배우들을 잘 모르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 그분들을 아카이빙 하는 공간을 만들면 어떨지 생각했다.
-배우가 배우를 인터뷰하는 성격의 콘텐츠로 시작했다.
▶아역 때부터 일을 시작했으니까 어릴 때부터 선배들, 선생님들과 작업을 많이 했다. 분장실이나 촬영장, 숙소에서 나눴던 재미있는 이야기나 후배들에게 남기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지 않나. 그걸 자신이 직접 카메라 앞에서 해보면 좋을 것 같았다. 그러면서 오현경, 이순재 선생님들을 만났다. 아무래도 잘 아는 사이니까 그분들도 저를 편하게 생각하신다. 이순재 선생님은 예정된 두 시간을 지나서 세 시간이 흘렀는데도 "더 안 하냐"고 하셨던 기억이 난다. 하고 싶은 말씀이 많으신 거지. 박정자 선생님도 "송승환을 만나면 무장 해제돼서 다 털어놓게 되더라'고 하셨단다. 대본도 연출도 없다. 제 머릿속에 있는 것들, 사전에 정리한 내용을 가지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주고받는다.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하다가 자기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유튜브 매체는 어떤 차이점이 있나.
▶원래도 공연 제작을 많이 해와서 '제작' 분야가 낯설지는 않다. 그냥 유튜브로 바뀌었다는 점은 느낀다. 출연하는 분들은 아무래도 기성 매체보다 심적으로 편안하다. 수많은 스태프나 스튜디오가 주는 압박감이 있는데 유튜브는 그런 게 없으니까 더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다. 유튜브는 자기 생각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시청률이 나올만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하고 싶은 말을 그대로 내보낼 수 있다.
-댓글을 보면 젊은 세대 구독자들의 반응도 많다.
▶공연계 방송계 후배들이 정말 많이 보더라. 후배들이 '그 선배님이 그런 일이 있었는지 몰랐다'면서 신기해하거나 과거의 작품을 찾아보기도 하더라. 내가 생각한 아카이빙 목적을 달성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연자 기준이 있나.
▶처음에는 70세 이상이었는데 올해는 60세 이상으로 기준을 낮췄다. 그래도 환갑은 넘어야 인생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겠나.(웃음) 그리고 배우만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분들이 많다. 그런 분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다.
-이순재, 전유성 등이 지난해 별세하면서 '원더풀 라이프'에서 이들이 했던 이야기가 다시 관심을 받기도 했다. '기록'의 의미를 되새겼을 것 같다.
▶('원더풀 라이프'에 출연한) 오현경, 이순재, 현미, 전유성, 이상용 선배님 같은 분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기록을) 남겨놓을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그분들을 예전부터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인터뷰라는 형식으로 기록을 남길 수 있어서 다행이다.
-어째서 '원더풀 라이프'인가.
▶ 배우로 살았다는 건 결국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했다는 의미이고 좋아하는 일을 평생 하면서 살았다는 것이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행복한 거다. 그 삶에 고비가 있었겠지만, 자기가 가진 재능을 바탕으로 평생을 산 분들 아닌가. 나도 배우이지만 공연 연습을 하는 지금이 제일 즐겁고 재미있다. 같은 작품이어도 다른 역할을 맡기도 하고 또 매일 새로운 무대처럼 느껴진다.
<【유튜버로 인생2막】 송승환 편 ②에 계속>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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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SNS는 젊은 세대의 전유물? 이들을 보면 절대 이런 말을 할 수 없을 것이다. 한 시대를 풍미한 뒤 이젠 '시니어'가 된 스타들 중에서도 SNS, 특히 유튜브 채널 운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다. 시니어 스타들은 왜 유튜브 활동에 열과 성을 다할까. [유튜버로 인생2막]을 통해 그들을 직접 만나 유쾌하면서도 깊은 이야기를 들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