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리스크 극복한 '흑백2'…임성근·손종원 뜨고 정호영 재발견 [N초점]
- 장아름 기자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2: 요리 계급 전쟁'(이하 '흑백요리사2')이 결승전을 앞두고 있다. 시즌2는 공개 전부터 '백종원 리스크'라는 부담을 안고 출발했지만, 콘텐츠 공개 이후 화제의 초점은 특정 인물보다 셰프 개인의 경쟁력과 서사로 옮겨갔다.
오는 13일 공개되는 '흑백요리사2' 13회에서는 최종 톱(TOP)2가 확정되며, 우승자도 밝혀진다. 앞서 12회에서는 당근을 주제로 한 '무한요리 지옥' 미션에서 톱7 중 '중식대가' 후덕죽과 '흑수저' 요리괴물이 마지막까지 맞붙었다. 이 가운데 한 명이 이미 톱2에 올라와 있는 최강록과 결승에서 대결한다. 시즌 초반 제기됐던 우려는 콘텐츠 공개 이후 자연스럽게 희석됐고, 현재 시청자들의 관심은 최종 승자에 쏠려있다.
'흑백요리사2'는 시작부터 쉽지 않은 조건에 놓였다. 시즌 공개 전부터 불거진 주요 심사위원 백종원 관련 논란은 프로그램의 신뢰도와 직결된 변수였다. 지난해 초 시즌2 제작이 확정된 이후 백종원과 그가 대표로 있는 더본코리아를 둘러싼 여러 이슈가 제기되면서 심사위원의 발언과 판단이 설득력과 권위를 갖출 수 있을지 의문이 뒤따랐다.
이에 제작진은 백종원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심사 장면의 비중을 축소하고 셰프들의 요리 과정과 결과물에 집중하는 방식을 택했다. 백종원의 심사평 그 자체보다 맛의 차이, 조리 과정의 완성도, 미션 수행 능력이 드러나도록 구성한 점이 돋보였다. 여기에 점수 기준과 평가 요소가 비교적 명확한 안성재 셰프가 중심을 잡으며 심사 구조의 균형을 맞췄다.
그 결과 셰프들의 진가는 미션과 결과를 통해 보다 직접적으로 드러났다. 시즌2는 새로운 얼굴을 발굴하는 데 집중하기보다, 이미 알려진 셰프들을 재조명하는 데 무게를 뒀다. 올리브 '한식대첩 시즌3'(2015) 우승자였던 '한식 셰프' 임성근은 흑백팀전에서 "오만가지 소스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 넘치는 발언이 주목받으며 '오만소스좌'에 등극했다. 이후 조리대 사이를 바쁘게 누비는 활약과 함께 '테토쾌남' '임짱' 등으로 불리는 등 캐릭터성이 강화되며 더욱 인기를 누리고 있다. 술 빚는 윤주모와 함께 '흑백연합전'에서 가장 빠르게 무생채를 곁들인 박포갈비를 선보이며 1등에 등극, 톱7으로 직행한 활약도 주목받았다.
'중식대가' 후덕죽은 시즌2에서 '살아있는 전설'의 진가를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준 출연자다. 사생전에서 선보인 랍스터 라초면을 두고 안성재 셰프가 "이번 라운드에서 가장 맛있었다"고 극찬할 만큼, 적은 재료를 갖고도 요리의 완성도와 맛에서 다른 차원을 제시했다. '무한요리 천국'부터 '무한요리 지옥'까지 이어진 고강도 미션에서도 재료를 응용하는 순발력과 긴 시간을 버텨야 하는 체력 면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오랜 내공과 연륜으로 터득한 조리법의 미세한 차이를 통해 안성재가 중시하는 식감과 요리 의도를 정확히 살리는 방식도 감탄을 자아냈다. 또한 경쟁 구도 속에서도 자세를 낮추는 겸손한 태도가 모두의 존경을 끌어냈다.
'흑백요리사2' 이전부터 방송 출연이 활발했던 셰프들도 진가가 더욱 주목받았다. '느좋남'(느낌 좋은 남자)으로 불리던 손종원 셰프는 JTBC '냉장고를 부탁해'를 통해 쌓은 호감도를 바탕으로 서바이벌 경쟁에서의 안정적인 활약과 섬세한 요리 과정이 조명되며 존재감을 확장했다. 일식 셰프 정호영은 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등 예능에서 구축된 친숙한 이미지보다 요리사로서의 역량이 더욱 부각됐다. 다채로운 일식 메뉴와 요리에 대한 진심과 열정이 주목받으며 톱4까지 진출했고 '재발견'까지 이뤄냈다. 이는 프로그램이 예능적 캐릭터 소비에 머무르지 않고, 각 셰프가 자신의 필드에서 쌓아온 실력과 역량을 전면에 드러내려는 제작 의도와 맞닿아 있다.
선재 스님 또한 프로그램을 통해 더욱 많은 것을 얻어갔다. 사찰음식은 그간 자극을 배제한 절제된 음식으로 인식돼 왔지만, 이번 시즌에서는 깊은 맛과 조리 철학이 경쟁 구도 안에서 더욱 돋보였다. 사찰음식 또한 충분히 미션형 요리 프로그램에서도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며 인식 자체를 전환했다.
결과적으로 '흑백요리사2'는 특정 인물의 논란을 해소했다기보다, 프로그램의 중심을 어디에 둘 것인가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탁월하게 보여줬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관전 포인트이기도 한 심사평보다는 요리와 경쟁 과정에 초점을 맞추며 시즌을 끌고 온 장점이 누적되면서, 결승전을 앞둔 현재 셰프들 각각의 면면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결국 결승전은 승자를 가리기 위한 무대이지만, 시즌2는 결과보다 과정이 더 큰 임팩트로 남는 시즌이 될 전망이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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