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 김고은 거래 받아들인 전도연, 처절한 '집으로 가는 길' [OTT화제작]
넷플릭스 '자백의 대가' 리뷰
- 윤효정 기자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드라마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미친 소리 같죠?"
마녀 김고은이, 수렁에 빠진 전도연에게 거래를 제안했다. '자백'을 거래한 두 사람의 은밀한 거래가 가져올 결말은 무엇일까.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넷플릭스 새 드라마 '자백의 대가'(극본 권종관/연출 이정효)는 남편을 죽인 용의자로 몰린 윤수(전도연 분)와 마녀로 불리는 의문의 인물 모은(김고은 분), 비밀 많은 두 사람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 넷플릭스는 3일 시사회를 열고 12편 중 3편까지 취재진에게 공개했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던 윤수는, 하루아침에 남편 기대를 살해한 유력한 용의자가 된다. 화려한 차림, 독특한 성격의 윤수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검사 백동훈(박해수 분)은 그를 범인으로 확신하고 몰아붙인다. 이야기는 윤수의 시선과 윤수를 의심하는 시선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윤수는 법정에서, 또 기자들 앞에서 결백을 주장하지만, 세상은 그를 '남편을 죽인 미친 여자'라고 손가락질한다. 구치소에서 좌절하던 그의 앞에, 아니 옆방에 모은이 나타난다. 모은은 뉴스에서 윤수의 간절한 호소를 보고 그에게 거래를 제안한다. 자신이 윤수 남편을 살해한 범인이라고 '자백'하겠다는 것. 모은은 법정에서 자신이 범인이라고 밝히고 세상은 충격에 빠진다. 윤수는 억울한 누명을 쓴 피해자로, 구치소 밖을 나선다. 그리고 모은의 '거래' 조건이 공개된다.
의심과 경계를 늦출 수 없는 드라마다. 남편을 죽인 사람은 정말 윤수일까, '타인'일까. 윤수의 진실만큼이나, 모은의 동기도 정확히 드러나지 않는다. 그는 왜 윤수를 구원하고 거래를 하는 것일까, "살해 동기가 없다"던 백동훈의 말처럼 모은의 행동에는 동기가 뚜렷하지 않다. 의문스러운 상황의 연속, 시청자 역시 답답함과 혼란을 함께 경험하게 된다. 초반의 '고구마' 구간의 답답함이 크지만, 두 인물의 공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보다 더 깊이 집중할 수 있다.
'사랑의 불시착' '굿와이프' 등을 연출한 이정효 감독은 스릴러에 도전, 극과 극의 감정을 오가는 인물과 상황을 섬세하게 그렸다. 극한으로 치닫는 상황 속에서 윤수와 모은, 두 인물의 감정과 생각에 집중하게 만드는 '자백의 대가'다. 그만큼 전도연 김고은의 연기에 크게 의존한다. 전도연은 억울한 옥살이를 한 주부를 연기한 '집으로 가는 길'에 이어서 또 한 번, 누명으로 삶이 피폐해지는 인물 윤수를 연기했다. 예술적 감성이 충만하고 자유분방한 모습의 초반부에 이어, 번번이 결백이 묵살되자 삶의 의지를 놓아버리는 변화가 설득력 있게 그려진다. 수갑을 찬 것처럼,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윤수에서 모은의 거래에 응한 뒤에는 보다 더 큰 변화가 예상된다. 극을 이끄는 전도연의 활약도 지켜볼 포인트다.
모은을 연기한 김고은의 활약이 빛난다. 처절하고 어두운 이야기는 모은이 등장하면서 활력을 띈다. 거리낌 없이 말하는데도 속내를 알 수 없고, 어리지만 세상을 통달한 듯 굴며, 작고 여린 외형임에도 누구보다 강한 아우라를 드러낸다. 그는 작은 야생동물 같다가도 전문 킬러처럼 보이기도 한다. 말 한마디 없다가 "언니 파이팅"을 외치는 예측 불가의 행동까지. 김고은이 기존에 보여준 연기 스타일, 얼굴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모은 그리고 김고은에 대한 궁금증이 '자백의 대가'를 계속 보게 하는 주요한 이유 중 하나다.
윤수와 모은의 긴박한 '거래'는 4편부터 본격적으로 전개될 예정이다. 남은 분량이 적지 않은 만큼, 작은 독방을 벗어나 보다 더 큰 배경과 더 큰 이야기가 필요하다. 오는 5일 전편 공개. 청소년관람불가.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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