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부가 3년간 성 학대…친엄마 "지나간 일인데 덮고 살자" 충격
- 신초롱 기자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계부의 성 학대로 인해 엄마와도 절연할 수밖에 없었던 피해 여성의 사연에 안타까움이 쏟아졌다.
11일 방송된 MBN '오은영 스테이'에서는 9세 때부터 12세 때까지 3년 동안 계부에게 성적 학대를 받았다는 사연자가 등장했다.
'천륜'이라는 닉네임으로 등장한 사연자는 "엄마한테 큰 상처를 입고 절연하고 5년 정도 지내고 있다. 어머니가 제가 6세 때 재혼해서 9세 때부터 새아빠랑 같이 지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새아빠는) '아빠랑은 원래 이렇게 지내는 거야' 하면서 이상한 동영상 같은 것도 되게 많이 보여주고 이상한 교욱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오은영은 "성적 학대가 있었냐"고 물었고 여성은 "9세 때부터 제 마지막 기억은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였다"고 했다.
이어 "제 기억에 사진을 찍었다. 영상 같은 걸 찍은 거 같기도 하고. 새아빠가 말하길 '치마 입을 때 속옷 입지 마라'고 했다. 항상 아버지 앞에서는 치마를 입게 했다. 잘 때는 엄마랑 같이 자면 안 되고 아빠랑 꼭 같이 자야 한다고 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그렇게 지내오다가 초등학교 6학년이 됐을 때 성교육 시간에 제가 겪은 일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친아빠가 있어 본 적이 없어서 모든 친구가 아빠랑 그렇게 지내는 줄 알았고 친구들한테 물어보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어 "'넌 아빠랑 그렇게 안 지내?' 하니까 '아빠가 샤워하는데 왜 들어와?' 이러더라. 그때 이게 뭔가 잘못된 거였구나 싶었다"고 울먹였다.
중학생이 됐을 때 이성 교제에 관심을 가지자 어머니는 "남자애들이랑 손도 잡지 마라"고 이야기했다.
현실과의 괴리감을 느낀 사연자는 "'나는 너무 미안하지만 순결을 잃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남자친구 사귀고 이러는 게 조심스럽거나 그렇게 여기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으면 새아빠한테 가서 따져라'고 말했는데 엄마가 '새아빠 그럴 사람 아니다'라고 하더라. '그걸 내가 왜 몰랐겠니? 그런 적 없다. 너는 지금 나한테 관심받고 싶고 교제 문제를 회피하고 싶어서 말도 안 되는 걸 지어내는 거'라고 했다"고 회상했다.
사연자는 "학창 시절에는 '내가 너무 멀쩡해 보여서 안 믿나' 이런 생각도 했던 거 같다. 등교할 때 차에도 뛰어들어보고 육교를 건널 때는 내려다도 보고 나에게 외상이 생기면 좀 알아봐 줄까? 믿어줄까 싶었다"고 했다.
이어 "거의 냉전처럼 지내다가 할머니나 엄마가 '이거 다 지나간 일인데 덮고 살자. 그냥 잊어라. 잊고 살아라'고 했다. 그거에 응했다. 어차피 새아빠는 이혼했고 내가 잊고 덮고 사는 게 가장 최선의 방법이구나 싶어서 덮고 살았다"고 전해 충격을 자아냈다.
사연자는 "우리 집이 이사를 안 했다. 그러니까 새아빠가 쓰던 가구, 화장실 이런 게 모두 똑같은 상황에서 그걸 잊으려고 하는데 어제 일어난 일처럼 너무 생생했다. 생각하다 보면 꿈에도 나왔다"며 트라우마를 호소했다.
이어 "새아빠의 이름, 나이, 생일 다 기억한다. 정말 찾아볼까도 생각했다. '그때 나한테 왜 그랬어요?' 이유라도 알고 욕이라도 퍼부으면 내가 굳이 엄마와 화해하지 않아도 억울하진 않으니까 엄마와 다시 잘 지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근데 진짜 살아있으면 어떡하냐. 진짜 찾아질까 봐 겁난다"며 눈물을 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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